3백원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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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출신으로 교사생활을 하다 중학생과 초등학생 두아들을 키우기 위해 평범한 전업주부로 살아온 윤씨는 어느날 갑자기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남편이 영업소장으로 근무하던 자동차회사가 망해 졸지에 실업자 가족이 된 것. 평소에도 옷 얻어입고 샴푸값 아까워 머리도 짧게 자른 윤씨가족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도 속시원한 대책이 없었다.장사를 하자니 경험, 자본이 없고 막일을 하자니 기운이 따라주지 않았으며 취직을 하려 해도 마흔 넘어 특별한 기술도 없는 이들을 받아줄 곳이 없다. 통장도 금방 바닥났다. 퇴직금으로 아파트융자금 갚고 윤씨는 동네애들 모아 글짓기를 가르쳤지만 과외단속과 함께 그만 두었다. 남편은 직장 구하러, 윤씨는 생활비 꾸러 다니며 암담한 세상과 만났다. 아이의 급식비를 마련하기 위해 옷주머니, 책갈피마다 다 뒤지고 아이는 300원짜리 과자가 먹고 싶어도 꼴딱 침을 삼키며 참아야 했다.“엄마, IMF는 뭐하러 우리집에 왔어요 행복의 반대말은 가난이에요”막내아들의 천진한 질문. 그러나 더 가슴아픈 것은 가장인 남편의 추락이다. 남편이 집에 있으니 아이들은 불만이 많다. “친구들도 못데려온다” “아빠는 전화를 안받았으면 좋겠다” “어디 나가실 데 없느냐” 아빠의 꾸중도 전보다 덜 무서워한다. 윤씨는 중간에서 남편 권위를 높여주기 위해 꼬박꼬박 존대말을 쓰고 뭐든지 “아빠께 여쭤보자” “아빠 먼저”라고 말 하는 것이 버릇이 됐다.IMF 덕분에 얻은 것도 많다. 전엔 바빠서 대화도 못나누던 아빠가 아이들 목욕도 시켜주고 함께 자전거산책도 하며 가족의 정이 더 뜨거워졌다.또 매일 지옥같은 세상을 견디자며 이를 악물어 이가 얼얼하지만 '고통 없는 인생은 맹물과 같다'는 삶의 지혜를 얻었다.“행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고와 인내, 고통이 먼저 자리잡고 있답니다. 이 역경을 이기면 어떤 어려움에도 좌절하지 않을 거란 자신이 생겼어요. 너무 힘들지만 고개들어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는 것, 온가족이 건강하게 함께 살 수 있다는 것이 고맙습니다. 이런 기회가 없었다면 제가 어떻게 인생공부를 할 수 있겠어요”윤씨는 밤마다 유서를 쓴다는 마음으로 글을 써 최근 3백원의 행복이란 책을 펴냈다. 이 어려운 시대에 고통받는 이들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싶어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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