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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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한포기에서 배우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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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봄 손바닥만한 곳에 씨를 뿌렸다.뿌리기만 하면 싹이 나고 열매를 맺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그 때알았다.다른 곳의 채소들이나 꽃들은 줄을 맞추어 고르게 나왔는데 유독 내가 심은맨드라미와 채송화는 듬성듬성 보기 흉하게 말라 죽었다.올해도 고심하고 있는데 씨를 뿌리고 싹이 자라고 거름을 주고, 가꾸는법을 옆집 할머니가 가르쳐 주셨다.뿌리는 데도 방법이 있었고 정성이 필요했다.할머니의 가르침은 정말 좋은 교훈이 됐다.싹을 틔울 수 있도록 정성스레 씨앗을 뿌렸고, 좁은 사각 플라스틱 용기에물구멍을 내고 거름을 주고 동네 꽃가게에서 비료와 퇴비를 구해 적당히주었다.올해에는 씨앗이 분명 잘 자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그런데 거의 한달 동안 물을 주고 기다렸지만 싹은 좀처럼 나지 않았다.엎어버리고 속 편하게 다른 걸 심어야 하는 게 아닐까 마음속에서는 몇 번이고엎어버렸다.그런데 어느날 저녁 드디어 흙이 갈라지고 여린 싹이 수줍게 고개를 내밀었다.그 모습에 나는 한참을 주저앉아 그 여린 연초록 싹을 들여다 보았다.기다리지 않고 엎어버렸다면 어쩔 뻔 했는가.키워 본 사람은 알겠지만 채송화와 맨드라미는 늦게 싹이 나는 대신 자라는 게빠르다.이웃들에게 이 채송화 한 송이, 맨드라미 한 포기 인심 좋게 나누어주니 나도기분이 좋았다.무엇보다도 밭에서 배운 교훈과 할머니께 감사드린다.작은 식물 한 포기도 사랑과 정성이 있어야 싹이 튼다는 자연의 순수함과진리를 배웠다.이 순간에도 채송화와 맨드라미가 나를 부르는 것 같아 엉덩이가들썩들썩하다.어찌 그들이 나만 부르겠는가 이 마음의 고요한 평온과 자연의 신비가 주는넉넉함이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지 이제 좀 알 것 같다.우리 모두 가꾸며 사는 삶을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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