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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낭비는 파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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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학 21인이 본 21세기] "물 낭비-환경파괴 계속되면 큰파국 맛을것"끊임 없이 계속되는 환경파괴와 오염, 가중되는 에너지 소비와 인구폭발.지구가 5억년이나 축적해 만든 석유는 본격적으로 사용된 지 2세기도 안되는 금세기 중 바닥을 드러낼 것이란 게 과학자들의 전망이다. 도처에서 물과 식량 부족으로 새로운 전쟁이 촉발되고 지구온난화로 주요 도시는 전부 물에 잠길 것이다. 새로운 밀레니엄은 이처럼 인류 문명의 종말을 기록하는 묵시록이 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과연 인류가 자원·에너지위기와 환경문제를 해결하면서 번영과 성장을 구가할 수 있는 지혜와 방법론은 무엇일까. 자원환경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클리포드 러셀 밴더빌트공공정책연구원장을 곽승준 고려대 교수가 만났다. 러셀 교수는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말한다. (편집자 )―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됐지만 광범한 자원 고갈과 막대한 환경오염으로 인류의 문명 자체가 위협받게 됐다는 염려가 커지고 있습니다."저는 자원·환경문제와 인류가 지속할 수 있는 발전에 관해 비관적이지 않습니다. 1970년대 오일쇼크도 현명하게 극복한 경험이 있습니다. 물론 지구온난화 같은 기후 변화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고 빙하가 녹게 되면 저지대인 방글라데시나 몰타 같은 국가들은 큰 위협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인류가 현명하고 합리적으로 행동해, 이를 충분히 제어할 시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현명한 사람들을 자원 절약과 오염 감소로 움직이게 할 인센티브가 필요하고,이를 조직화하는 작업이 절실하다는 것이지요. 즉 지구 전체가 환경 친화적인시스템으로 재조직화하지 않는다면 파국이 올 수도 있습니다." ―지구 전체가 환경 친화적으로 재조직돼야 한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인 예를 든다면"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일부터 기업이나 국가 전체가 해야 할 일 등 다양하다고 하겠습니다. 예를 들면 보상금제도(deposit-refund system) 같은 것이 있지요. 물건을 살 때 용기 값까지 치르고 나중에 그 용기를 되돌려주면돈으로 다시 보상하는 제도지요. 이렇게 하면 현명한 사람들은 쓰레기도 돈이라는 인식으로 재활용에 앞장설 것입니다. 캠페인을 넘어서 행동으로 연결할 인센티브가필요한 것이지요. 다른 예로는 금융기관의 구실을 들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금융기관들이 기업에 투자할 때 신용도나 재무상황뿐만 아니라 환경위해까지 고려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금융기관의 환경위해 관리시스템 때문에 기업들은 환경회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좋은 조건의 투자를 끌어오기 위해 환경 친화적 경영과 환경비용을 대폭 늘리고 있습니다."―지금까지 화석연료를 포함한 대부분의 에너지 개발은 환경과 역행하는 방향으로 이뤄져 왔습니다. 환경 친화적인 대체에너지의 개발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어떤 에너지가 가장 큰 몫을 차지할까요"짧은 시일에 환경 친화적 대체에너지가 현재 우리 산업사회의 에너지 수요를대체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태양에너지나 풍력 모두 충분한 에너지를 얻기도 어렵고 기술 개발에도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내 생각에는 원자력에너지에 대한평가를 재고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사회가 과연 궁극적으로 핵에너지 없이 살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면 답은 부정적입니다. 체르노빌과 드리마일 사고를 경험했지만, 20∼30년 안에 안전하고 새로운 핵발전 기술들이 나올 것으로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핵폐기물이나 사용하고 난 핵연료도 안전하게 관리하는기술이 개발될 것입니다."―탄소와 화석연료의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들이 한 나라의 산업·사회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결국 정보의 전달과 관련 기술이 모든 것을 좌우할 것입니다. 정보통신기술의발달로 재택근무나 온라인 은행계좌 관리 등이 더 보편화하고 쉬워질 것입니다. 어떤 산업이 궁극적으로 전망이 있다고 말하기보다는 산업사회 전체가 효율성 중심으로 사고하게 된다는 것이 맞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덜 움직이고 더 효율적인, 즉 더 비물질화한 사회로 가면 에너지도 덜 들고 환경도 덜 파괴할 것입니다. 이것이 문화, 정보, 지식을 기반으로 건설되는 우리 사회의 변한모습일 것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오염이 덜된 곳이나 문화·정보·지식기반을갖추지 못한 사회나 국가로 환경문제가 떼밀려 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원, 정보, 에너지의 국가간 빈익빈 부익부 문제가 심각해 질지도 모르겠습니다."―20세기 분쟁이 화석연료 때문이었다면, 21세기 분쟁은 물 부족 때문에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수자원의 수요공급 문제에 관해 말씀해 주시죠."물의 가장 큰 문제는 값을 제대로 치르지 않아 남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느 곳이든, 어떤 목적이든 적정한 가격을 치르지 않고는 물을 쓸 수 없게 해야 합니다. 결국 가격정책이 물 부족에 따른 많은 문제를 해결할 것입니다.수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스라엘 같은 나라가 굳이 물 소모가 많은 농사를 지을 필요가 있을까요. 세계 시장에서 곡물을 싸게 사올 수 있는데도 농업 포기를정치적으로 두려워합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쌀에 민감하지요. 물론 이해할만합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변해야 합니다. 또 댐을 많이 세워 해결하자는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댐이 만들어지면 생태계 고리가 망가지고, 결국 자연환경이 침해됩니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자원보다는 자연환경(natural environment)그 자체입니다. 사람들은 자연환경의 가치를 존중하고, 아주 단시간에 이것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안타까워 해야 합니다. 따라서 물 부족에 관한 대책의 열쇠는 가격 기능을 통한 물 절약과 산업조정을 통한 수요관리에 있다고 하겠습니다."―과거에 군사용으로 쓰이던 무선통신수단이 대중화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주파수가 희귀자원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또 지구의 반을 볼 수 있는 황금궤도에 떠 있을 수 있는 위성 수도 한정적입니다. 정보통신시대에 주파수와 위성궤도마저 새로운 자원의 개념으로 등장한 것이지요."물과 공기가 과거 자유재 개념에서 불과 몇십년 사이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 희소자원으로 바뀐 것을 보면 앞으로 새로운 개념의 자원이 많이 등장할 것입니다. WTO(국제무역기구) 같은 국제적인 조직이 이러한 자원의 배분방식에개입할 것입니다. 아마 주파수나 궤도의 경우 경매방식을 적용할 수 있겠지요.별로 좋은 방식은 아닙니다. 월가에서 유행했던 회사를 상장한 뒤 곧 팔아버리고그 과정에서 돈을 버는 것과 다를 것이 없으니까요. 서로 공유하는 배분방식이 나오지 않으면 극단적인 상황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위성이 미리 황금궤도를 차지하고 있다면, 이를 차지하지 못한 국가나 회사가 다급한 상황에서 로켓으로 이를 파괴해 버리는 것과 같은 분쟁이 일어날 수도 있지요."―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는 인터넷이나 주식정보 같은 대중정보를 이용해 자원의남용이나 환경오염을 줄이려는 시도들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정보가환경오염과 자원고갈을 막는 데 어떤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십니까"정보를 정책수단으로 사용하는 방법들은 미국에서 앞으로 매우 중요해질 것입니다. 저도 상품마다 환경(등급)라벨을 붙이고, 이것이 소비행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적이 있었습니다. 또 주식시장을 통해 환경 관련 정보를 고시하여 주가의 반응을 살피는 연구도 있었습니다. 환경친화적 정보가 주가를 올리거나 오염적발이나 처벌 같은 정보가 주가를 떨어뜨리게 된다면 기업을 통제하는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지요. 주식시장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뿐만 아니라 마케팅 전략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 환경단체를 비롯한 비정부기구(NGO)와 언론의 역할이 커서 그런지 환경정보 고시에 주가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다른 한국은 어떨지 궁금합니다."―상품뿐만 아니라 자본까지도 국경 없이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려는 이른바 뉴 밀레니엄라운드가 최근 논의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특히 농산품의 자유교역에 관한 한 비판적인 시각이 있습니다. 즉 쌀농사는 가격을 넘어서는 홍수조절기능, 탄소흡수기능, 심미적 기능 같은 다른 요소들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지요."쌀농사의 중요성은 홍수나 환경적 요인보다 문화적 요인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경정화기능이 얼마나 있는지 정확히는 몰라도 그리 크지 않을 것입니다. 또 앞서 말했듯이 농사는 수자원 절약 측면과도 어긋납니다. 나아가 탄소흡수기능 때문에 농사짓는 나라는 없습니다. 하지만 쌀농사의 심미적인 기능은 아주 큽니다. 향후 한 국가가 문화·지식사회로 간다고 가정하면 심미적 이유 때문에 농업은 보전해야 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고적과 문화적 유산이 즐비한 유럽의 교외에 가보세요. 농업과 고색창연한 유산들이 어우러져 아주 매력적입니다. 한국의 고속도로를 가을에 지나간 적이 있습니다. 황금색 물결과 허수아비, 하얀 옷의 농부 모두 내가 본 가장 아름다운 광경 중 하나입니다. 효율성만으로 농업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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