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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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지도자를 요구하는 21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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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신화를 고쳐쓰고 있는 루 거스너 회장이 헤드헌터를 통해 처음 IBM 이사진에게 소개됐을 때를 되돌아 보면 시사점이 많다. 당시 이사들은 과자 회사 사장 출신이 세계 최대의 컴퓨터 회사의 얼굴이 될 수 있느냐며 콧방귀를 뀌었다. 루 거스너를 추천한 헤드헌터에게는 "장난하냐"는 핀잔이 돌아갔다.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등장한 거스너 회장이 일궈낸 실적은 그때의 선택이 탁월했음을 입증하고도 남는다.IBM은 최근 컴팩의 실적부진으로 인한 미국 증시의 주가하락 압력을 거뜬히 상쇄할 정도로 탁월한 경영실적을 내놓았다. 곤경에 빠진 컴팩, 그리고 회사분할을 앞둔 휴렛팩커드는 요새 새로운 사령탑을 찾느라 분주하다.아마 제2의 루 거스너를 찾는 쪽으로 낙착될 것 같다. 정보통신 업계 안에서는 마땅한 사람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으니 말이다.그 이유는 첫째, 최고경영자에 대한 `요구수준'이 매우 높다. 이 때문에 전통적으로 정보통신업계의 엘리트들을 양성해 온 AT&T IBM 제록스 등 업계의 대표기업들조차 자체적으로 최고경영자를 배출하지 못하는 형편이다.USC 경영학과의 에드워드 롤러 교수는 "정보통신 업계의 기존 경영자들이 습득하고 있는 노하우와 경쟁력이 최근의 신속한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분석한다.둘째, 자질있는 최고경영자들이 돈 많이 주는 신설회사로 가버리는 경향이다. AT&T 사장이 벤처기업에 가는 일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런데 이 회사의 알렉스 맨들 사장은 3년전 2000만달러의 계약금이 덤으로 붙자 텔리전트라는 무명 회사로 옮겨 갔다.세째, 뭐니뭐니해도 너나할 것 없이 정보통신 업계 출신을 데려다 쓰는 경향이 산업계 전반에 퍼진 게 가장 큰 요인이다. 인터넷이 경쟁의 화두가 되면서 정보통신과 전혀 관계없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 같은 회사들도 정보통신 업계에서 사람을 데려 간다.한 마디로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는 셈이다. 이제 선택할 시간이 됐다. 하나는 제리 양(야후 창립자)의 빛나는 아이디어에다 루 거스너의 경영능력을 동시에 지닌 사람을 찾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인터넷이라는 주제 속에 전개되고 있는 새로운 경영환경을 장악할 경영능력을 지닌 인물을 찾는 것이다.제리 양과 루 거스너를 합쳐 놓은 경영자를 찾았다면 문제가 다르지만 그러기 힘들다면 대답은 뻔한 게 아닌가. 간단히 말하자면 리더십이라는 고유의 자질을 갖춘 사람이라면 그가정보통신 업계 출신이건 아니건 상관없다는 얘기다. 추진력과 미래를보는 안목만 있으면 기술적인, 세세한 변화를 모른다고 해도 무방할지 모른다.두 말할 필요가 없다. 루 거스너가 이를 대변하고 있지 않은가. 컴팩이나 휴렛팩커드는 정보통신 업계 밖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으며 그렇게 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다.정보통신 이외의 업종에서 잘 나가는 GE나 P&G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GE 존 웰치 회장의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로버트 나르델리(발전 담당), 제프리 임멜트(의료기기 부분) 같은 경영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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