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영원 사이에서 (시90:1-17,고후4:16-18)
본문
새해 아침 날마다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새해를 맞이하면 우리는 그저 습관적으로 "새해에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인사를 나눕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의 간절한 염원이기도 합니다. 제발 금년에는 사업이 잘 되고 가정이 평안하며 만사가 형통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됩니다. 그러나 그런 바램과는 달리 시련과 풍파가 먼저 찾아오며, 환난과 근심이 그 한 해를 얼룩지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지난 날들의 경험입니다. 지나온 날들이 고달플수록 우리는 새해에 거는 기대 가 상대적으로 더 커지게 마련입니다. 금년만은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 고 기대하지만, 결국 또 다시 힘겹게 산 한 해로 저물고 맙니다. 그렇게 볼 때, 전도자의 외침은 인간의 삶을 깊이 있게 통찰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 전도자는… 마음을 다하며 지혜를 써서 하늘 아래에서 행하는 모든 일을 연구하며 살핀즉 이는 괴로운 것이니 하나님이 인생들에게 주사 수고하게 하신 것이라. 내가 해 아래서 행하는 모든 일을 보았 노라. 보라, 모두 다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로다." 전 1:12-14 이렇게 한 해 한 해 거듭하다 보면 어느덧 늙어지고 떠나가야 할 황 혼 녘에 도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본문에 보면,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 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 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10절)라고 하였습니다. 정말 우리의 일생은 이 시인의 고백대로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는 것이요, 그 일생은 수고와 슬픔으로 가득 찬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여전히 새해가 되면 또 다시 복을 기원하고 좋은 일이 있기를 간절히 소원하게 됩니다. 그것밖에 다 른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속을 줄 알면서도 희망 을 가져보는 일-그것마저 없다면 우리의 삶은 너무 비참할 것이기 때 문입니다. 시간과 더불어 낡아지는 인간 우리는 또한 새해를 맞이하면 새로운 일을 기대하며 발전된 역사를 이룩하려고 합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인간의 역사는 해가 거듭됨에 따 라 발전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역사는 영원히 발전해 가는 것이 아니라 흥망성쇠를 되풀이하면서 마침내는 쇠퇴하는 역사임을 토인비가 일찍이 우리에게 알려준 바 있습니다. 아니 그보다 더 일찍이 전도자가 우리에게 깨우친 바 있습니다.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지라. 해 아래에는 새 것이 없나니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 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 전 1:9-10
새 것이 없는 역사란 결국은 쇠퇴하는 역사를 의미합니다. 나이가 들 수록 노쇠해지는 것처럼 시간과 더불어 모든 것은 낡아지게 마련입니다. 결국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고 하지만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일 이요, 그것은 결국 죽음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시간과 더불어 결국은 낡아지는 인간의 역사에 비극이 있는 것입니다. 새로워지지 못한다는 데에 인간의 고뇌가 있습니다. 과학의 발달이 인간을 새롭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그것은 이 세계를 파멸로 이끌고 가며, 자원을 고갈시키고, 인간의 탐욕을 충족시켜 주므로 종말 을 향해 내닫게 할뿐입니다.
여기에 오늘 인간의 고민이 있습니다. 아무 리 해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없는 제한성 때문에, 시간을 붙들어 맬 수 없는 인간의 유한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인간의 모든 역사는 결국 무덤을 향한 역사입니다. 죄악으로 인하여 이런 비극의 원인을 옛 지혜자들은 인간의 죄악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본문인 시편 90편에 보면, "우리는 주의 노에 소멸되며 주의 분내심에 놀라나이다. 주께서 우리의 죄악을 주의 앞에 놓으시며 우리의 은밀한 죄를 주의 얼굴 빛 가운데 두셨사오니 우리의 모든 날이 주의 분노 중에 지나가며 우리의 평생이 순식간에 다하였나이다." 시 90:7-9 우리의 일생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도, 또 인류의 역사가 소멸되어 가는 것도 모두 인간의 죄악에 대한 하나님의 분노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인간의 죄악으로 인하여 우리는 시간을 거슬러 살 수 없고, 시간을 붙들어 맬 수도 없는 것입니다. 전도자가 모든 것이 헛되다고 노래하면서 그는 해 아래서 저질러지고 있는 모든 악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온갖 쾌락과 재판 과정에서 일어나는 불의와 권력 있는 자들의 횡포와 착취, 끝없는 탐욕으로 인하여 재물 을 추구하는 수고들을 열거하면서 이런 모든 일이 다 헛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전도자도 이 역사의 허무함이 바로 인간의 죄악에 있다고 본 것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새해를 맞아 만사형통을 빌어도 어쩔 수 없이 이 한 해도 온갖 폭력과 천재지변과 사건들로 얼룩지고 말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이 악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악함으로 하나님께서 시간 속에 모든 것을 소멸되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우리 가 아무리 새해에 복 많이 받게 해 달라고 기도해도 그것은 헛수고일 뿐 입니다. 영원을 가져오신 그리스도 이와 같이 시간 속에 사는 인간의 절망을 일찍이 통찰한 신앙인들은 하나님께 도움을 간구하였습니다.
이 절망 가운데서 벗어나기를 기도하 였습니다. "여호와여 돌아오소서. 언제까지니이까 주의 종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아침에 주의 인자하심이 우리를 만족케 하사 우리를 일생 동안 즐겁고 기쁘게 하소서. 우리를 괴롭게 하신 날 수 대로와 우리가 화를 당한 연수대로 우리를 기쁘게 하소서. 주께서 행하신 일을 주의 종들에게 나타내시며 주의 영광을 그들의 자손에게 나타내소서. 주 우리 하나님의 은총을 우리에게 내리게 하사 우리 손이 행한 일을 견고하게 하소서." 시 90:13-17 시간을 돌이킬 수 없는 인간들은 절망하면서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영원을 사모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의 얽매임에서 자유할 때 인간은 새로 워질 수 있으며, 낡아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편 기자의 "기쁘 게 하소서영광을 나타내소서견고하게 하소서" 라는 모든 간구가 바로 영원을 간구하는 기도입니다. 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는 도저히 즐 겁고 기쁜 생애를 맛볼 수 없으며, 그 손의 행사가 견고할 수 없다는 것 을 안 시인은 주께서 친히 임하여 오시므로 우리 인간에게 영원을 살게 해 달라고 간구를 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인간의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예정하셨던 대로 독 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셨습니다. 그는 영원하신 분의 아들 입니다.
다시 말해서, 영원하신 존재로 시간을 초월해 계신 분입니다. 그가 이 역사 속으로 들어오신 것입니다. 인간의 몸을 입고 오셨다는 것은 우리와 같이 시간의 제약을 받는 존재가 되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그가 오셔서 십자가를 통하여 우리를 가두었던 모든 죄악을 사하 셨습니다. 인간의 모든 죄악이 사함 받으므로 시간에 얽매었던 우리 인간들은 자유함을 얻어 이제는 영원 속에 살게 된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오시므로 하나님의 나라가 선포되고 여기에 이루어졌습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영원하신 하나님의 통치가 실현되는 나라로 바로 이 시간을 극복하는 영원한 세계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시간을 넘어설 수 없었던 인간을 해방하 여 영원한 나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드신 것입니다. 시간 속에서는 모 든 것이 낡아지기만 했는데, 이제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져오신 영원 속 에서는 모든 것이 새로워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단적으로 나타내 주는 말씀이 고린도후서 4장의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 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 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 함이라" 고후 4:16,18 겉사람 즉 시간 속에 매인 인간은 날로 썩어갈 수밖에 없지만, 속사람 즉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죄 사함 받고 영원한 세계에 살게 된 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는 것입니다. 영원 속에서는 낡아지는 법이 없이 모든 것 이 새로워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그 영원을 바라보며 그 속에 살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쇠하고 낡아지지 아니하고 날로 새로워지는 존재가 된 것입니다.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다가 죽지 않고 하나님의 나라로 들려 올라갔 던 것처럼, 엘리야가 하늘나라 병거를 타고 승천하였던 것처럼, 이제는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함을 받은 사람이면 누구나 시간을 뛰어 넘어 영원 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부활이 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한다"(요 11:25-26)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는 즉 시간의 제약이 없는 영원으로 들어간다는 말입니다. 이제 우리 그리스도인은 영원 안에 사는 존재이기에 시간의 제약에서 오는 여러 가지 문제와 근심과 걱정, 특히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 게 되었고, 항상 기뻐할 수 있으며, 아무 것도 염려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시간 속에서는 기쁨이 생겼다가도 사라지고, 평화롭다가 도 불안과 근심이 갑자기 다가옵니다.
그러나 영원 안에서는 기쁨은 점 점 더 증가될 뿐입니다. 사랑도 점점 더 풍성해 집니다. 모든 선함이 점 점 더 완성을 향해 자라나게 됩니다. 영원 속에서는 낡아지고 쇠하는 일 이 없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 비로소 이런 영원을 맛보게 되는 것이 아 니라 이미 우리는 지금 영원 안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날로 새 로워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것이 바로 우리가 영원을 살고 있는 증거입니다. 영원하신 세계의 영이신 성령님이 우리와 함께 계신 것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여러분 안에 사랑과 기쁨이 점점 더 풍성해지지 않습니까 그것이 바로 영원을 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제 이렇게 영원을 사는 우리에게 있어서 새해는 진정 소망을 가져 오며, 하늘의 풍성한 복을 우리에게 약속하는 날들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새해에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하는 의미는 바로 이런 영원 의 복을 풍성하게 받으라는 것입니다. 이 땅에 속한 사람들은 시간이 가 면 갈수록 쇠하고 낡아지며 썩어지지만, 우리는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새로워지고 풍성해지며 충만해집니다. 이것이 복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 까 시간과 영원 사이의 긴장 그러나 우리는 아직 시간과 영원 사이에서 긴장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직 시간의 제약에 매인 삶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영원 안에서 자유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 두 사이에 긴장이 있습니다. 우리는 비록 육체를 가지고 시간의 제약 속에서 살고 있지만, 시간을 따 라 쇠하여 가는 육체를 새롭게 하려고 안간힘을 쓰거나 시간을 따라 없 어질 물질에 매여 허덕이는 자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는 영원 을 추구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로마서 8장 말씀에 보면, "육신을 따 르는 자는 육신의 일을, 영을 따르는 자는 영의 일을 생각하나니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요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8:5-6)이라고 하였습니다. 시간의 제약을 받는 육신을 따라 살면 결국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지만, 죄에서 자유함을 받아 이제 영원으로 들어간 영을 좇아 살아갈 때 우리는 생명과 평안을 누릴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우리의 겉사람은 시간을 따라 낡아지고 쇠하여 가며 거기서 오는 어 쩔 수 없는 고난과 아픔을 겪지만,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속사람이 새롭게 지음 받아 태어났으므로 영원 안에 살면서 거기로부터 오는 온갖 풍성한 은혜로 날마다 새로워지고 날마다 강건하 여지며 날마다 성장하여 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속사람이 점점 더 강해 질수록 우리의 겉사람이 당하는 고난과 아픔들을 참아낼 수 있으며, 겉 사람이 가져오는 근심과 걱정, 불안과 공포를 극복해 갈 수 있습니다. 아직은 우리가 육신에 매여 살아갈 때가 많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의 속사람이 자라면서 영원한 삶의 의미와 기쁨을 점점 알게 되는 것 입니다.
그러므로 새해에는 여러분의 속사람이 더욱 자라도록 더 많이 기도하고 더 깊이 하나님의 역사를 통찰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지난 한 해는 우리에게 무척 힘든 한 해였지만, 그러나 영적으로 보면, 오히려 영적 진보를 이룬 해라고 하겠습니다. 쓸데 없이 부풀어 있던 거품이 빠졌고, 절제를 배우게 되었으며, 어려울 때일 수록 서로 돕고 나누며 살아가는 사랑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새해에는 다시 옛날의 생활로 돌아가기를 기대할 것이 아니라 영적 진보를 위해 더욱 겸손하게, 더욱 절제하며, 더욱 사랑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면 새해는 여러분이 풍성한 하늘의 은혜를 맛보게 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속사람은 지난해보다 더욱 새로워지는 해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사랑이 더욱 풍성해지는 해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기쁨이 항상 끊이지 않는 해가 될 것입니다. 진리 안에서 여러분의 생활이 더욱 확고하게 세워지는 해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영성이 활발하게 살아 움직여 놀라운 영의 역사를 나타내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하나님 께서 성령님을 통해서 여러분을 강하게 하시며 온전케 하시며 굳건하게 하 실 것입니다. 우리는 시간 속에서 죽어 가는 자들이 아니라 부활하여 영원 안에 살 고 있는 자들임을 잊지 맙시다. 새해에 이 신앙, 이 확신을 가지고 살아 간다면 우리의 생활은 승리로 가득 차게 될 것입니다. 영원 안에 약속된 풍성한 하늘의 은총들을 새해에 남김없이 차지하시는 여러분의 생활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나 전도자는… 마음을 다하며 지혜를 써서 하늘 아래에서 행하는 모든 일을 연구하며 살핀즉 이는 괴로운 것이니 하나님이 인생들에게 주사 수고하게 하신 것이라. 내가 해 아래서 행하는 모든 일을 보았 노라. 보라, 모두 다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로다." 전 1:12-14 이렇게 한 해 한 해 거듭하다 보면 어느덧 늙어지고 떠나가야 할 황 혼 녘에 도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본문에 보면,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 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 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10절)라고 하였습니다. 정말 우리의 일생은 이 시인의 고백대로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는 것이요, 그 일생은 수고와 슬픔으로 가득 찬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여전히 새해가 되면 또 다시 복을 기원하고 좋은 일이 있기를 간절히 소원하게 됩니다. 그것밖에 다 른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속을 줄 알면서도 희망 을 가져보는 일-그것마저 없다면 우리의 삶은 너무 비참할 것이기 때 문입니다. 시간과 더불어 낡아지는 인간 우리는 또한 새해를 맞이하면 새로운 일을 기대하며 발전된 역사를 이룩하려고 합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인간의 역사는 해가 거듭됨에 따 라 발전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역사는 영원히 발전해 가는 것이 아니라 흥망성쇠를 되풀이하면서 마침내는 쇠퇴하는 역사임을 토인비가 일찍이 우리에게 알려준 바 있습니다. 아니 그보다 더 일찍이 전도자가 우리에게 깨우친 바 있습니다.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지라. 해 아래에는 새 것이 없나니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 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 전 1:9-10
새 것이 없는 역사란 결국은 쇠퇴하는 역사를 의미합니다. 나이가 들 수록 노쇠해지는 것처럼 시간과 더불어 모든 것은 낡아지게 마련입니다. 결국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고 하지만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일 이요, 그것은 결국 죽음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시간과 더불어 결국은 낡아지는 인간의 역사에 비극이 있는 것입니다. 새로워지지 못한다는 데에 인간의 고뇌가 있습니다. 과학의 발달이 인간을 새롭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그것은 이 세계를 파멸로 이끌고 가며, 자원을 고갈시키고, 인간의 탐욕을 충족시켜 주므로 종말 을 향해 내닫게 할뿐입니다.
여기에 오늘 인간의 고민이 있습니다. 아무 리 해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없는 제한성 때문에, 시간을 붙들어 맬 수 없는 인간의 유한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인간의 모든 역사는 결국 무덤을 향한 역사입니다. 죄악으로 인하여 이런 비극의 원인을 옛 지혜자들은 인간의 죄악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본문인 시편 90편에 보면, "우리는 주의 노에 소멸되며 주의 분내심에 놀라나이다. 주께서 우리의 죄악을 주의 앞에 놓으시며 우리의 은밀한 죄를 주의 얼굴 빛 가운데 두셨사오니 우리의 모든 날이 주의 분노 중에 지나가며 우리의 평생이 순식간에 다하였나이다." 시 90:7-9 우리의 일생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도, 또 인류의 역사가 소멸되어 가는 것도 모두 인간의 죄악에 대한 하나님의 분노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인간의 죄악으로 인하여 우리는 시간을 거슬러 살 수 없고, 시간을 붙들어 맬 수도 없는 것입니다. 전도자가 모든 것이 헛되다고 노래하면서 그는 해 아래서 저질러지고 있는 모든 악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온갖 쾌락과 재판 과정에서 일어나는 불의와 권력 있는 자들의 횡포와 착취, 끝없는 탐욕으로 인하여 재물 을 추구하는 수고들을 열거하면서 이런 모든 일이 다 헛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전도자도 이 역사의 허무함이 바로 인간의 죄악에 있다고 본 것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새해를 맞아 만사형통을 빌어도 어쩔 수 없이 이 한 해도 온갖 폭력과 천재지변과 사건들로 얼룩지고 말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이 악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악함으로 하나님께서 시간 속에 모든 것을 소멸되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우리 가 아무리 새해에 복 많이 받게 해 달라고 기도해도 그것은 헛수고일 뿐 입니다. 영원을 가져오신 그리스도 이와 같이 시간 속에 사는 인간의 절망을 일찍이 통찰한 신앙인들은 하나님께 도움을 간구하였습니다.
이 절망 가운데서 벗어나기를 기도하 였습니다. "여호와여 돌아오소서. 언제까지니이까 주의 종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아침에 주의 인자하심이 우리를 만족케 하사 우리를 일생 동안 즐겁고 기쁘게 하소서. 우리를 괴롭게 하신 날 수 대로와 우리가 화를 당한 연수대로 우리를 기쁘게 하소서. 주께서 행하신 일을 주의 종들에게 나타내시며 주의 영광을 그들의 자손에게 나타내소서. 주 우리 하나님의 은총을 우리에게 내리게 하사 우리 손이 행한 일을 견고하게 하소서." 시 90:13-17 시간을 돌이킬 수 없는 인간들은 절망하면서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영원을 사모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의 얽매임에서 자유할 때 인간은 새로 워질 수 있으며, 낡아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편 기자의 "기쁘 게 하소서영광을 나타내소서견고하게 하소서" 라는 모든 간구가 바로 영원을 간구하는 기도입니다. 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는 도저히 즐 겁고 기쁜 생애를 맛볼 수 없으며, 그 손의 행사가 견고할 수 없다는 것 을 안 시인은 주께서 친히 임하여 오시므로 우리 인간에게 영원을 살게 해 달라고 간구를 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인간의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예정하셨던 대로 독 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셨습니다. 그는 영원하신 분의 아들 입니다.
다시 말해서, 영원하신 존재로 시간을 초월해 계신 분입니다. 그가 이 역사 속으로 들어오신 것입니다. 인간의 몸을 입고 오셨다는 것은 우리와 같이 시간의 제약을 받는 존재가 되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그가 오셔서 십자가를 통하여 우리를 가두었던 모든 죄악을 사하 셨습니다. 인간의 모든 죄악이 사함 받으므로 시간에 얽매었던 우리 인간들은 자유함을 얻어 이제는 영원 속에 살게 된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오시므로 하나님의 나라가 선포되고 여기에 이루어졌습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영원하신 하나님의 통치가 실현되는 나라로 바로 이 시간을 극복하는 영원한 세계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시간을 넘어설 수 없었던 인간을 해방하 여 영원한 나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드신 것입니다. 시간 속에서는 모 든 것이 낡아지기만 했는데, 이제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져오신 영원 속 에서는 모든 것이 새로워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단적으로 나타내 주는 말씀이 고린도후서 4장의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 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 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 함이라" 고후 4:16,18 겉사람 즉 시간 속에 매인 인간은 날로 썩어갈 수밖에 없지만, 속사람 즉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죄 사함 받고 영원한 세계에 살게 된 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는 것입니다. 영원 속에서는 낡아지는 법이 없이 모든 것 이 새로워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그 영원을 바라보며 그 속에 살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쇠하고 낡아지지 아니하고 날로 새로워지는 존재가 된 것입니다.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다가 죽지 않고 하나님의 나라로 들려 올라갔 던 것처럼, 엘리야가 하늘나라 병거를 타고 승천하였던 것처럼, 이제는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함을 받은 사람이면 누구나 시간을 뛰어 넘어 영원 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부활이 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한다"(요 11:25-26)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는 즉 시간의 제약이 없는 영원으로 들어간다는 말입니다. 이제 우리 그리스도인은 영원 안에 사는 존재이기에 시간의 제약에서 오는 여러 가지 문제와 근심과 걱정, 특히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 게 되었고, 항상 기뻐할 수 있으며, 아무 것도 염려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시간 속에서는 기쁨이 생겼다가도 사라지고, 평화롭다가 도 불안과 근심이 갑자기 다가옵니다.
그러나 영원 안에서는 기쁨은 점 점 더 증가될 뿐입니다. 사랑도 점점 더 풍성해 집니다. 모든 선함이 점 점 더 완성을 향해 자라나게 됩니다. 영원 속에서는 낡아지고 쇠하는 일 이 없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 비로소 이런 영원을 맛보게 되는 것이 아 니라 이미 우리는 지금 영원 안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날로 새 로워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것이 바로 우리가 영원을 살고 있는 증거입니다. 영원하신 세계의 영이신 성령님이 우리와 함께 계신 것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여러분 안에 사랑과 기쁨이 점점 더 풍성해지지 않습니까 그것이 바로 영원을 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제 이렇게 영원을 사는 우리에게 있어서 새해는 진정 소망을 가져 오며, 하늘의 풍성한 복을 우리에게 약속하는 날들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새해에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하는 의미는 바로 이런 영원 의 복을 풍성하게 받으라는 것입니다. 이 땅에 속한 사람들은 시간이 가 면 갈수록 쇠하고 낡아지며 썩어지지만, 우리는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새로워지고 풍성해지며 충만해집니다. 이것이 복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 까 시간과 영원 사이의 긴장 그러나 우리는 아직 시간과 영원 사이에서 긴장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직 시간의 제약에 매인 삶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영원 안에서 자유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 두 사이에 긴장이 있습니다. 우리는 비록 육체를 가지고 시간의 제약 속에서 살고 있지만, 시간을 따 라 쇠하여 가는 육체를 새롭게 하려고 안간힘을 쓰거나 시간을 따라 없 어질 물질에 매여 허덕이는 자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는 영원 을 추구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로마서 8장 말씀에 보면, "육신을 따 르는 자는 육신의 일을, 영을 따르는 자는 영의 일을 생각하나니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요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8:5-6)이라고 하였습니다. 시간의 제약을 받는 육신을 따라 살면 결국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지만, 죄에서 자유함을 받아 이제 영원으로 들어간 영을 좇아 살아갈 때 우리는 생명과 평안을 누릴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우리의 겉사람은 시간을 따라 낡아지고 쇠하여 가며 거기서 오는 어 쩔 수 없는 고난과 아픔을 겪지만,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속사람이 새롭게 지음 받아 태어났으므로 영원 안에 살면서 거기로부터 오는 온갖 풍성한 은혜로 날마다 새로워지고 날마다 강건하 여지며 날마다 성장하여 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속사람이 점점 더 강해 질수록 우리의 겉사람이 당하는 고난과 아픔들을 참아낼 수 있으며, 겉 사람이 가져오는 근심과 걱정, 불안과 공포를 극복해 갈 수 있습니다. 아직은 우리가 육신에 매여 살아갈 때가 많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의 속사람이 자라면서 영원한 삶의 의미와 기쁨을 점점 알게 되는 것 입니다.
그러므로 새해에는 여러분의 속사람이 더욱 자라도록 더 많이 기도하고 더 깊이 하나님의 역사를 통찰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지난 한 해는 우리에게 무척 힘든 한 해였지만, 그러나 영적으로 보면, 오히려 영적 진보를 이룬 해라고 하겠습니다. 쓸데 없이 부풀어 있던 거품이 빠졌고, 절제를 배우게 되었으며, 어려울 때일 수록 서로 돕고 나누며 살아가는 사랑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새해에는 다시 옛날의 생활로 돌아가기를 기대할 것이 아니라 영적 진보를 위해 더욱 겸손하게, 더욱 절제하며, 더욱 사랑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면 새해는 여러분이 풍성한 하늘의 은혜를 맛보게 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속사람은 지난해보다 더욱 새로워지는 해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사랑이 더욱 풍성해지는 해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기쁨이 항상 끊이지 않는 해가 될 것입니다. 진리 안에서 여러분의 생활이 더욱 확고하게 세워지는 해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영성이 활발하게 살아 움직여 놀라운 영의 역사를 나타내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하나님 께서 성령님을 통해서 여러분을 강하게 하시며 온전케 하시며 굳건하게 하 실 것입니다. 우리는 시간 속에서 죽어 가는 자들이 아니라 부활하여 영원 안에 살 고 있는 자들임을 잊지 맙시다. 새해에 이 신앙, 이 확신을 가지고 살아 간다면 우리의 생활은 승리로 가득 차게 될 것입니다. 영원 안에 약속된 풍성한 하늘의 은총들을 새해에 남김없이 차지하시는 여러분의 생활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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