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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골 골짜기 (수7:20-26)

본문

여호수아가 이끄는 이스라엘 자손들이 요단강을 건너 여리고 성을 점령 하였을 때 기세가 등등하였습니다. 그러나 여리고 성보다 작은 아이 성을 공격하였다가 크게 낭패를 당하였습니다. 낙담한 여호수아가 슬퍼하며 하나님께 기도하였을 때 하나님께서 그에게 그 원인을 알려 주셨습니다. 이 스라엘 자손 중에 '전멸시켜서 주께 바쳐야 할 물건'을 도둑질하여 가져간 자가 있는데, 그를 가려내어 진멸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찾아진 범죄 자인 아간을 그의 가족과 더불어 한 골짜기로 끌고 가서 돌로 쳐죽이고 그 의 모든 재산을 불살랐습니다. 아간은 여리고 성 점령 때 아름다운 외투 한 벌과 은 이백 세겔과 오십 세겔 되는 금덩이 하나를 몰래 자기 천막 속 에 감추었던 것입니다. 그 골짜기를 "아골 골짜기"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아골"은 고통이라는 뜻입니다. 그후 이스라엘 자손들은 승승장구하여 가 나안에 있는 성들을 차례차례 점령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간이 범죄 하였는데 어찌하여 그 가족 까지 함께 처벌하는지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또 아간이 범죄 하였다 할지라도 그를 돌로 쳐 죽여야 할만큼 그 죄가 큰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 깁니다. 오늘의 형법으로 판단하면 아간의 죄는 그저 징역 1년 정도 살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아간의 사건은 그렇게 단순하게 판단할 일이 아닙 '니다. 아간의 범죄는, 이스라엘 역사에 있어서 새로운 출발점이 되는 가나안 점령 초두에 발생하였습니다. 그것은 더구나 전멸시켜 하나님께 드리도록 되어 있는 엄격한 법을 어긴 것이었습니다. 거기에 손을 댔다가는 파멸될 것이라고 이미 경고가 주어졌던 것입니다. 이 법이 처음부터 지켜지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 자손들은 가나안 사람들의 많은 물건을 그대로 그들 속 에 간직하게 될 것이며, 그것은 그 문화를 그대로 수용하게 됨을 뜻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가나안을 점령하면서 그 땅에 있는 모든 사람과 물건을 철저하게 죽이고 파괴하도록 명령하셨습니다.
오늘날 의 전쟁 개념으로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아주 잔인한 전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야훼 신앙을 이 땅에 뿌리 내리게 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역사임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 그 문화, 그 신앙을 조금이라도 받아 드릴 경우 야훼 신앙은 약화되고 여 러 신앙과 뒤범벅이 된 혼합 종교가 될 위험성을 안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처음부터 철저하게 그 땅의 문화를 파괴하므로, 야훼 신앙을 바 탕으로 한 거룩한 백성의 새로운 문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게 하신 것입니다. 아간의 범죄는 바로 이런 신학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법을 지키지 않은 것입니다. 이런 아간의 범죄를 가볍게 처벌할 경우, 이스라엘 자손들 사이 에 가나안의 여러 가지 탐나는 물건들을 도둑질하고, 저들과 가까이 지내 면서 그들의 문화를 수용하려 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간의 범죄가 드 러나면서 그 가족과 더불어 공개 처형하면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두려움 을 주었고, 그 이후 다시는 그런 범죄가 그들 사이에서 발생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처음부터 악의 뿌리를 철저하게 차단하므로 그 악이 퍼져 나가 지 못하게 막은 것입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있어서 이 아골 골짜기는 대단히 중요한 교훈을 주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악의 뿌리 악의 뿌리는 한 번 심겨지면 좀처럼 없어지지 않습니다. 에덴 동산에서 들어온 악의 뿌리는 급속하게 퍼져 나가 온 세상을 악으로 충만케 만들었 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악을 제거하시고자 노아 때 홍수를 내려 노아의 가족과 그 방주에 탄 짐승들 외에는 모두 쓸어버리셨습니다. 그러나 악은 살그머니 그 방주에 숨어들었다가 홍수가 물러가자 또다시 활동하기 시작 하여 급속하게 퍼져 나갔던 것입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이 가나안 점령 때 그렇게 철저하게 점령하는 성마다 모든 사람을 진멸시키면서 그 땅을 차지하였지만, 어디서 스며들었는지 모 르게 스며든 가나안의 문화와 그들이 섬기던 바알 신앙이 이스라엘 자손들 사이에 전파되어 이스라엘의 신앙을 오염시키고, 저들을 타락케 하였습니다.
예언자들이 나타나 저들의 죄를 지적하고 회개를 촉구하였지만 한 번 들어온 악의 뿌리는 좀처럼 제거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들이 세운 나라 가 망하고 바벨론에 포로 되어 지내면서 저들은 회개하였고, 돌이켜 다시는 악에게 이끌리지 않겠다고 다짐하였지만, 그 다짐은 오래 가지 못하였 습니다. 악의 뿌리는 아카시아 나무 비슷합니다. 아카시아의 뿌리는 급속하게 뻗어 나가 왕성하게 자라면서 온 산을 뒤덮어 버리고 맙니다. 아카시아는 일본 사람들이 조선 땅을 망가트리기 위하여 가져다 심은 나무라고 하지 않습니까 평소에는 다같이 푸른 잎이니까 그 나무가 우리 산에 얼마나 있는지 잘 모르다가 꽃필 무렵 보면 온 산이 하얀 꽃으로 뒤덮여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5월 하순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산들을 바라보면 야트막한 산들은 온통 하얗게 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아카시아 나무가 온통 야산들을 점령해 버린 것입니다. 아카시아는 아주 무서운 나무입니다. 악이 꼭 이 나무와 같습니다. 골고다 언덕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온 세상에 퍼져 나간 죄악을 뿌리 뽑고, 새로운 세계를 만드시기 위하여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신 것입니다. 만물을 지으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를 지심으로 그 만물 속에 뿌리 내린 모든 죄악을 끌어안고 죽으신 것입니다. 이 골고다 언덕은 새로운 아골 골짜기라고 하겠습니다. 이 골고다 언덕에서 이 세상 에 충만하게 퍼져 있는 모든 죄악의 뿌리까지 다 진멸시켜 버린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 골고다 언덕으로부터 하나님의 나라가 제대로 세워지기 시작 한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를 믿으면 구원함을 받는 것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죽었 기 때문입니다. 오늘 읽은 로마서 말씀에 보면, "우리는, 우리의 옛사람이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달려서 죽은 것이, 죄의 몸을 멸하여서, 우리가 다시는 죄의 노예가 되지 않게 하려는 것임을 안다"(롬 6:6)고 하였습니다. 죄의 몸을 멸하기 위하여 우리의 옛사람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달려 서 죽었다는 것입니다.
11절에도 "여러분 스스로가 죄에 대하여는 죽은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우리 속에 스며든 죄의 뿌리를 완전히 뽑아 내기 위하여는 그리스도와 더불어 죽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그리스도와 함께 철저하게 죽지 않으면 구원에 이를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와 더불어 함께 죽고 그 안에서 다시 태어나는 것을 중생이라고 합니다. 이 중생함 없이는 우리가 아무리 예수를 믿어도 결국 우리는 옛사람을 완 전히 벗어버리지 못한 채 거기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철저한 회개 없이, 철저한 자기 부정 없이 적당히 예수를 믿은 사람들 때문에 한국 교회가 분열되고, 교회 안에 부끄러운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초대교회에서도 아간과 같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 내 외가 하나님께 바치고자 땅을 팔았는데, 처음에는 그것을 다 바치기로 생각하였다가 아까운 생각이 들어 반만 바치고자 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결 국 문제가 되어 그들 내외가 베드로 앞에서 다 죽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 것이 죽어야만 될 만큼 중대한 범죄인가 하는 생각도 있지만 아간의 경우 와 마찬가지로 초대 교회 출발에 있어서 이런 범죄는 그 공동체를 파괴시 킬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제거된 것입니다. 한국 교회의 문제 한국 교회가 새로워지기 위하여는 이와 같이 우리 속에 있는 악의 뿌리 를 근원적으로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철저한 회개와 철저하게 악이 뿌리 내리지 못하도록 그 싹부터 잘라 내야겠다는 단호한 결단이 이 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또한 한국 교회가 새로워지기 위하여서는 철저한 세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적당히 세례를 베푼 결과로 자기의 모든 죄를 그리스도 앞에 회개함 없이 들어온 교인들이 많아지면서 한국 교회는 모든 일을 적당히 처리할 수밖에 없도록 되었습니다. 그러니 교회 안에서 마땅히 징계하여야 할 문제가 생겨도 어물어물 넘겨 버리고 맙니다. 아니면 오히려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자기를 정당화하면서 교회를 갈 라서 나가는 경우들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한국 교회가 이렇게 자신을 철저하게 정화시키지 못하므로 인하여 사회 를 향하여 바른 소리를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예언자적 자세로 사회를 향 하여 그 잘못을 질타하고 회개하라고 촉구할 수 없는 것입니다. 결국 한국 교회는 군사 정권 하에서 아무 소리 못한 채 지나올 수밖에 없었고, 오늘 우리 사회가 전반적인 위기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말 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이 사회의 비리가 그대로 교회 안에 도 들어와 있기 때문에 우리가 큰 소리로 그 비리를 징벌해야 한다고 말하 지 못할 입장에 있는 것입니다. 아골 골짜기가 없는 우리의 역사는 이 사회를 온통 악으로 충만하게 하 였습니다. 이 땅의 야산에 퍼져 버린 아카시아처럼 비리의 부정과 부패가 사회 각 분야에, 심지어는 종교계에까지 넓게 퍼져 버렸습니다. 이번 기회 에 이 악의 뿌리를 어떤 일이 있어도 파헤치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암 담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 모두에게 아골 골짜기가 필요합니다. 우리 의 죄를 모두 불태우는 아골 골짜기가 없으면 암이 온 몸에 퍼져 가듯 우리의 모든 삶은 파멸에 이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번 전직 대통령의 비리 사건을 보면서 그가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에 어리석게 조그마한 동정 이라도 베풀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의 사법부는 아골 골짜기가 되어 야 합니다. 우리는 다같이 돌을 들어 던져야 할 것입니다. 그 돌은 한 개인 을 향한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 속에 자리잡은 악을 향한 것입니다. 이 사 회 속에 깊고 넓게 자리잡은 악을 뿌리 뽑기 위하여 우리는 가차없이, 그 리고 냉정하게 돌을 던져야 하겠습니다. 이것은 또한 한국 교회 자신을 위 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여기에 아골 골짜기가 생겨날 때 비로소 이 땅에 새로운 역사, 새로운 민주주의 나라가 건설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가 통회하는 마음으로
기도하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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