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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눅6:1-11)

본문

예수님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이 예수님과 첨예하게 대립했던 것 중 하나가 안식일 준수 문제였습니다. 본문 말씀은 그 발단이 된 안식일에 일어난 두 가지 사건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예수님의 제자들이 시장기를 느끼던 차에 밀밭 사이로 지나게 되어 이삭을 잘라 손으로 비비어 먹은 사건입니다. 랍비들은 거창하게 이것을 추수하고 탈곡하는 행위로 규정해 놓았기 때문에 그들의 관점에서 본다면 안식일에 아무 노동도 하지 말라는 안식일 율법을 어긴 것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예수님이 안식일에 오른손 마른 사람을 고쳐주셨는데 이것 역시 율법을 어긴 행동이라고 비난한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이에 대해서 반박하시면서 안식일의 의미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첫째로, 안식일은 사람을 위한 날입니다. 안식일의 유래는 여호와 하나님의 천지창조에서 기인합니다. 하나님께서는 6일 동안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시고 7일째 되는 날에 안식하셨습니다. 그리고 십계명을 주시면서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는 명령을 넷째 계명으로 정하셨습니다(출20:8). 이 날에 하나님께서 쉬신 것 같이 사람이 아무 일도 하지 말고 쉬라고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대한 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서 “안식일은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막2:27). 이 말씀은 영으로 존재하시는 하나님께서 쉼이 필요해서 쉬셨다기보다 사람들로 쉬게 하기 위하여 창조주께서 쉬셨고 사람들로 쉬게 하기 위하여 안식일 계명을 주셨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의 근시안적인 생각과 탐욕을 미리부터 아셨습니다. 사람의 몸이 기계가 아닌 이상 쉼이 필요한데도 돈을 더 벌겠다는 생각으로 일주일 내내 쉬지도 않고 일을 합니다.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생각으로 밤잠을 설쳐가며 책과 씨름합니다.
신체의 이상을 느끼면서도 승진을 위해서 열심히 일만 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쓰러집니다. 우리나라의 40대 사망률이 가장 높다고 하지 않습니까 하루 중에도 휴식하는 시간이 있어야 하고 한 주간 중에도 휴식하는 날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엿새 동안 일하고 하루를 쉬라고 명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사람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이런 주기가 인체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의료인들도 인체가 지속적인 긴장을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6일 동안 일하고 하루 휴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하는 것이 능률적임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18세기 말의 프랑스 혁명 후 무신론자들의 충동에 의해 “10일 휴일제”가 실시된 적이 있었습니다.
이 제도가 국가의 산업 발전이라는 명분으로 도입되었지만 결과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오히려 이 기간 동안 산업 재해가 급증했고 생산량도 40% 감소했습니다. 결국 프랑스 정부는 “7일 휴일제”로 환원시켰습니다. 소련에서도 같은 시도가 있었습니다. 소련 공산 혁명을 일으킨 무신론자 레닌은 “노동자의 이익을 위하여 하루분의 일을 더해야 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8일 휴일제”를 채택했습니다. 그 결과 생산성이 30%나 감소했습니다. 이에 당황한 레닌은 “우리는 기독교보다 더 노동자 편이므로 ‘6일 휴가제’를 도입하겠다”고 떠들다가 그것도 여의치 않아 “7일 휴일제”로 환언시켰습니다. 안식일에 대한 하나님의 섭리를 무시하는 나라는 결국 파멸로 치닫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 일본제국은 1939년 12월 8일 주일에 진주만을 폭격하며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그리고 일을 더 시키기 위해서 월화수목금토의 노래를 지어 부르며 극성을 부렸다고 합니다. 결국 패전하고 말았습니다. 북한이 도발하여 전쟁을 일으킨 때도 주일이었습니다. 어떡하든 일만 시키려고 하는 그 사회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전락했습니다. 이것이 그저 우연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오늘날 기업체를 경영하는 사람들은 휴식과 휴일이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결코 과소평가하지 않습니다.
둘째로, 안식일은 하나님을 위한 날입니다. 안식일이 사람만을 위한 날은 아닙니다. 이 날은 또한 하나님을 위한 날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제 칠일을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이라고 부르셨습니다(출20:10).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안식일의 주인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도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니라”고 하셨습니다(눅6:5). 결국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통해서도 자신이 하나님이심을 주장하신 것입니다. 이 날의 주인공이 하나님이 되도록 하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그분의 영광을 찬양하고 그분의 은혜를 감사하며 예배드려야 합니다. 다른 날도 그래야 하겠지만 특히 이날 하루는 특별히 구별된 날로 인식하고 그분 중심으로 보내야 합니다. 그분의 뜻을 생각하며 행하도록 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과 악을 행하는 것, 생명을 구하는 것과 멸하는 것 어느 것이 옳으냐”고 질문하셨는데, 당연히 선을 행하고 생명을 구하는 것이 옳은 일입니다. 바로 그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육신적인 쉼을 취하는 것도 하나님의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예배 드리러 나아온 불구자를 정상인으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이 사건에서 우리는 주님께서 6일간의 수고로 심신이 지쳐 있는 사람에게 예배를 통해서 활력을 불어넣으시고 새로운 주간을 맞이할 수 있게 해 주신다는 영적인 진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상은 하나님을 위한 날이라는 의미에는 사람을 위한 날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위하는 일이 곧 나 자신을 위하는 일임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셋째로, 그리스도인은 안식일 대신에 주일을 지킵니다. 신약 시대의 그리스도인들은 서서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주일에 함께 모여 예배를 드렸습니다. 예수님은 안식 후 첫날(주일) 이른 새벽에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안식 후 첫날 저녁에 한 자리에 모여 있었는데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그 자리에 나타나셨습니다. 바울 사도 일행과 드로아의 그리스도인들은 안식 후 첫 날(일요일, 주일)에 성찬식을 위해서 모였습니다. 사도 요한은 “주의 날(주일)”에 주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계1:10). 또한 주일은 한 주간이 시작되는
첫째 날이라는 점도 그리스도인들의 예배일로 정착되는 데 한 몫 했습니다. 안식일은 옛 창조의 완성을 상기하는 날이지만 주일은 주님의 완성된 사역과 새 창조를 상기하는 날입니다. 안식일은 노동 이후의 휴식을 말하며 율법과 관계되지만, 주일은 노동 이전의 휴식을 말하며 은혜와 관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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