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의 사람, 모세(출 3:1-12)
본문
구약성서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비교될 수 있는 메시아와 같은 인물은 바로 모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이집트의 억압 아래 비참한 종살이를 하던 히브리 민족을 해방한 자요,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이 지켜야 율법을 전해 준 자요, 자기 백성을 약속의 땅 앞까지 인도한 자입니다. 만약 모세가 없었다고 한다면, 히브리인의 해방 사건도 없었을 것이고, 이 땅에 하나님의 백성도 생겨날 수 없었을 것이며, 율법과 성전을 비롯한 유대교의 근본 원리도 생겨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는 정말 이스라엘 백성의 위대한 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신앙인의 영원한 영웅입니다. 그리고 모세는 장차 오실 메시아를 미리 보여주는 모형입니다.
그 옛날의 히브리 민족처럼 오늘의 인간도 죄의 종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죄란 무엇입니까? 죄 중에서도 가장 큰 죄는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을 부인하거나 망각하며 살아가는 불신앙입니다. 하나님을 부인하는 사람은 온갖 우상을 만들어 냅니다. 재물, 명예, 권력, 국가, 사람, 사상 등 모든 것들이 우상이 될 수 있습니다. 우상을 만들고 섬기는 인간은 결국 어이없이 자기가 만든 우상의 포로가 됩니다. 교만과 탐욕의 포로가 됩니다. 태만과 절망의 포로가 됩니다. 기만과 싸움의 포로가 됩니다. 결국 죽음의 포로가 되며, 죽은 후에도 하나님의 심판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죄의 세력 아래 저주스럽고 비참한 생활을 하는 인간을 구원하시려고 하나님은 시대마다 다양한 사람들을 부르셨습니다. 구약시대에서 하나님이 부르신 가장 위대한 사람은 모세입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모세의 위대한 업적은 그의 고독한 결단과 용감한 행동을 통해 일어나지 않고, 하나님의 부르심과 하나님의 능력을 통해 일어났습니다. 하나님의 구원 행위를 수행하는 자는 먼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일을 하는 자는 먼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야 하며, 그런 다음에 비로소 그는 백성 가운데로 보내심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은 오늘도 죄의 종살이를 하는 사람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여러분을 부르시고 계십니다. 이미 하나님의 백성이 된 여러분은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사도 바울의 말씀처럼 두렵고 떨림으로 더 큰 구원을 이루기 위해 항상 노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만의 구원을 위해서 살아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은 이 시대에 작은 모세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자면 여러분은 먼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기 전에 먼저 하나님을 만나야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을 어떻게 만날 수 있습니까? 하나님을 만나는 사람에게는 어떤 체험이 일어납니까? 오늘 우리는 모세의 체험을 통해 그 대답을 얻고자 합니다.
1. 모세는 노예살이를 하던 히브리 사람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유아살해를 피하려고 그의 어머니가 나일 강에 띄운 상자에 누워있던 그를 발견한 이집트의 공주에게 입양되어, 궁중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하며 자라났습니다. 하지만 그는 장성하면서 자신이 히브리 자손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기 동족의 비참한 생활을 보면서 괴로워했습니다. 그러다가 하루는 그가 동족을 괴롭히는 이집트 사람을 죽이는 사건이 일어났고, 그 일로 인해 그는 결국 이집트를 떠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는 장성하여 이집트의 왕이 되거나 힘이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이럴 때를 기다리셔서, 그를 통해 동족을 구원하셨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 때까지 하나님은 침묵하셨습니다. 아무 일도 하시지 않았습니다.
결국 모세는 미디안 광야로 도망을 갔고, 거기서 목동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그는 적을 공격하는 무서운 칼 대신에 순한 양을 치는 막대기를 들게 되었으며, 백성을 호령하는 장군의 갑옷 대신에 연약한 목동의 누더기 옷을 입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세월은 흘러 그는 허약한 늙은이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때, 그가 동족을 위해 자기 힘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을 때, 그 동안 침묵하시던 하나님이 호렙산 떨기나무에서 돌연히 나타나셔서 그를 부르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이 부르시는 사람은 힘있는 사람, 자신만만한 사람이 아니라 연약한 사람입니다. 아니 하나님은 사람이 연약해질 때를 기다리셔서 그를 부르십니다.
세상일은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일은 결코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당신만을 철저히 의지하시는 사람, 빈손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오는 겸손한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오시고, 그를 높이 들어 쓰십니다. 이는 마치 부모가 자식을 늘 생각하고 걱정하며 살지만, 특히 병들거나 넘어진 자녀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어느 형편에 있든지 늘 우리를 지켜보시고 우리와 함께 하시지만, 특히 우리가 고난을 받고 연약해질 때에 가장 가까이 오십니다. 바로 이처럼 우리가 연약해지고 고통을 당하고 괴로워할 때, 하나님은 우리 곁에 더 가까이 오시며, 우리는 하나님을 더 생생하게 체험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이 세상에서 괴로움을 당하고 실패하거나 넘어질 때, 바로 그 때가 하나님을 가까이 만날 만한 때임을 믿으시기를 바랍니다. 바로 그 때가 바로 하나님이 여러분을 긴급히 찾으시고 부르시고 만나주시는 때임을 믿으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은 이 세상의 정상에서 체험되기보다는 세상의 밑바닥에서, 실패와 고통의 미궁에서 가장 분명하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살아 계신 하나님을 만나고 그분의 부르심을 받기 원하려면, 여러분이 평소에 자랑하고 의지하던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낮은 곳으로, 고난의 자리로 내려가야 합니다. 모든 신앙의 영웅들은 한결같이 고난의 자리에서 살아 계신 하나님을 생생하게 만났고, 그분의 강력한 부름을 받았고, 그분의 쓰임을 크게 받았습니다.
2.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서 나타나신 거룩하신 하나님은 "가까이 하지 말고 신발을 벗으라"고 모세에게 명하셨습니다. 더러운 죄인은 거룩하신 하나님을 볼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보려고 하는 자는 모두 죽었습니다. 신발은 가장 더러워지기 쉬운 부분입니다. 그러므로 모세는 더러운 신발을 신은 채로 거룩한 곳에 서 있을 수 없었습니다. 이사야도 성전 안에서 보좌에 높이 계신 거룩하신 하나님의 영광을 보고는,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나는 입술이 부정한 사람이요, 입술이 부정한 백성 중에 거하면서 만군의 여호와이신 왕을 뵈었음이로다"고 자신의 더러운 모습을 고백하였습니다. 그 때에 천사의 하나가 화저로 단에서 취한 숯을 가지고 그의 입에 대며, "보라! 이것이 네 입에 닿았으니, 네 악이 제하여졌고 네 죄가 사하여졌느니라"고 말하며 죄사함을 선언하였습니다(사6:1-7). 베드로가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임을 깨달은 후에 즉시 무릎을 꿇고 엎드려 "나는 죄인입니다. 나를 떠나 주십시오."라고 고백하였습니다(눅 5:8). 하지만 예수님은 자신의 죄를 깨달은 어부 베드로를 부르셔서, 사람을 낚는 큰 어부가 되게 하셨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만날 때, 우리는 먼저 우리의 더러운 죄악을 고백해야 하며, 그래서 하나님의 용서하심과 거룩하게 하심을 체험해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온전한 회개와 성결을 체험한 사람만이 하나님의 구원 활동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3.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용서함과 거룩함을 받은 사람은 이제 하나님의 능력으로 무장됩니다. 모세는 무슨 능력으로 그 막강한 이집트를 무너뜨릴 수 있었습니까? 모세가 광야에서 힘있는 병사를 모으고 훈련을 시켰습니까? 모세가 병기와 마차를 만들었습니까? 그가 바로를 이길 힘은 어디서 나왔습니까? 바로 모세에게 들린 작은 지팡이에서 나왔습니다. 하나님은 모세가 양을 칠 때에 사용하던 작은 지팡이를 사용하셨습니다. 지팡이로 뱀을 만들어 보이셨고, 지팡이로 온갖 이적을 일으키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인간을 부르시고 쓰실 때, 갑작스럽게 새로운 무기를 주시지 않습니다. 평소에 그가 쓰던 것, 평소에 그가 가지고 있던 것을 크게 들어 쓰십니다. 하나님은 인간이 가진 연약한 도구를 통해 권능을 펼쳐 보이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업신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이를 통해 큰 기적을 드러내십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이 가진 것이 너무 적기 때문에 하나님의 큰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의 재주와 은사가 별로 크지 않기 때문에 하나님의 큰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아무리 보잘 것이 없는 지팡이도 하나님의 손에 잡힐 때에는 놀라운 기적을 만들어 냅니다. 하나님의 손에 들리기만 하면, 아무리 작은 도구도, 아무리 작은 인간도, 상상하기 어려운 큰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고민할 것은 여러분의 작은 능력이 아니라 여러분의 작은 믿음, 작은 헌신입니다. 여러분이 가진 것을 온전히 하나님에게 드리기만 한다면, 여러분은 이를 통해 모세만큼, 아니 모세보다, 아니 심지어는 예수님보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모세처럼, 수많은 신앙의 영웅처럼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하나님의 큰 일을 할 수 있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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