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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력과 성서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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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력과 성서일과

 

1. 교회력의 중요성

 

기독교는 시간의 종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기독교에서 시간은 매우 중요하다시간을 벗어나서는 하나님을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여기서 말하는 시간은 하늘에서 떨어진 어떤 특별한 시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우리가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구체적인 시간을 의미한다하나님의 시간은 인간이 살아가는 그 시간이다이는 하나님께서 역사적인 시간 안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통해서 자신을 계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기독교는 일반적인 구원이 아니라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에서 일어났던 하나님의 특별한 행동에 의해 성취된 구원을 증거 한다그리스도의 죽음은 구체적인 시간에즉 우리가 일상적으로 대하는 바로 그 시간 안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시간을 중시하는 기독교의 태도는 예배에도 반영된다예배의 구조는 하루한 주혹은 한 해 동안의 리듬을 갖는다기독교 예배는 시간으로부터의 회피가 아니라 시간을 자신의 기본 구조로 사용한다는 것이다현재는 과거에 일어났던 그리고 미래에 일어날 하나님의 행위와 만남의 장이 된다우리가 예배에서 경험하는 구원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오시는 시간적 사건들에 근거된 실재이다시간을 구성하는 방식은 구원의 근거가 되는 행위들을 상기하고 다시 경험할 수 있게 해 준다한마디로 기독교 예배는 시간 위에서 설립된다.

 

교회력은 이처럼 시간을 중시하는 기독교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즉 교회력은 특정한 시간 안에서 발생한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구원 사건을 일정한 주기에 따라 반복함으로써 그 구원사건을 회상1)할 뿐 아니라 다시금 새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따라서 교회력은 기독교인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삶이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영위되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확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2. 성서일과 (Lectionary)

 

성서일과는 교회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lectionary” 란 말은 넓은 의미에서 교회력에 있는 특별한 절기의 예배를 위해 선택된 본문들의 체계를 지칭한다이러한 성서일과에는 lectio continua와 lectio selecta의 두 원리가 있다전자는 창세기부터 요한 계시록 까지 읽든지성서의 어느 특정한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가는 방법을 가리키고후자는 절기에 따라 선택해서 읽는 것을 말한다유대교의 회당에서는 각 절기에 해당하는 성서의 본문들을 규정해 놓고 일상적인 안식일에 lectio continua의 원리에 따라 선택된 성서 본문을 읽는다이 원리는 개인적으로 성서를 꾸준히 읽을 때는 도움이 된다그러나 성경의 각 구절들의 맥을 찾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더욱이 교회력에 따라 성서의 본문을 찾을 때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이에 반하여 lectio selecta는 성서의 본문을 선택하여 읽는 방법이므로 교회력과 관련해 볼 때 유용한 원리라고 할 수 있겠다.

 

기독교의 성서일과에 대한 기원은 분명치 않지만유대교의 유월절에 읽었던 출애굽기 12장은 로마에서 200년 경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있다특히 325년 이전에 이미 기독교의 주요 절기들을 위해 특별히 지정된 성서 본문이 있었고일반적인 주일에는 lectio continua의 원리에 의해 성서의 본문을 읽었다서 유럽에서는 다양한 성서일과들이 발달되었다. 9세기 초 성서일과들이 표준화되어 최근까지도 로만 캐톨릭성공회루터 교회 등에서 사용되었다.

 

성서일과는 3년 주기로 되어 있으며 그 본문의 예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대강절

1)

첫주시 122 (1, 4, 7), 시 80:1-7 (2, 5, 8), 시 25:1-10 (3, 6, 9)

둘째주시 72:1-8 (1, 4, 7), 시 85:8-13(2, 5, 8), 시 126 (3, 6, 9)

셋째주시 146:5-6 (1, 4, 7), 눅 1:46b-55 (2, 5, 8), 사 12:2-6 (3, 6, 9)

넷째주시 24 (1, 4, 7), 시편 89:1-4, 19-24 (2, 5, 8), 시 80:1-7 (3, 6, 9)

 

2)

첫주마 24:36-44 (1, 4, 7), 막 13:32-37 (2, 5, 8), 눅 21:25-36 (3, 6, 9)

둘째주마 3:1-12 (1, 4, 7), 막 1:1-8 (2, 5, 8), 눅 3:1-6 (3, 6, 9)

셋째주마 11:2-22 (1, 4, 7), 요 1:6-8, 19-28 (2, 5, 8), 눅 3:7-18 (3, 6, 9)

넷째주마 1:18-25 (1, 4, 7), 눅 1:26-38 (2, 5, 8), 눅 1:39-55 (3, 6, 9)

 

2. 성탄절

1) 사 9:2-7 (매년), 시편 96 (매년), 디도서 2:11-14 (매년), 눅 2:1-10 (매년)

2) 사 62:6-7 (매년), 시편 97 (매년), 디도서 3:4-7 (매년), 눅 2:8-20 (매년)

3) 사 52:7-10 (매년), 시편 98 (매년), 히 1:1-12 (매년), 요 1:1-14 (매년)

 

3. 주현절

구약사 42:1-9 (1, 4, 7), 창 1:1-5 (2, 5, 8), 사 61:1-4(3, 6, 9)

복음서마 3:13-17 (1, 4, 7), 막 1:4-11 (2, 5, 8), 눅 3:15-17 (3, 6, 9)

 

4. 재의 수요일

시편 51:1-12, 고후 5:20b-6:2, 마 6:1-6, 16-21 (매년)

 

5. 사순절

1) 첫 번 주일창 2:4b-9, 15-17, 3:1-7; 롬 5:12-19; 마 4:1-11 (1, 4, 7)

창 9:8-17, 시 25:1-10, 벧전 3:18-22, 막 1:9-15 (2, 5, 8)

신 26:1-11, 시 91:9-16, 롬 10:8b-13, 눅 4:1-13 (3, 6, 9)

 

2) 두 번째 주일창 12:1-4b(4b-8), 시 33:18-22, 롬 4:1-5(6-12), 13-17, 요 3:1-17 혹은 마 17:1-9 (1, 4, 7)

창 17:1-10, 15-19, 시 105:1-11, 롬 4:16-25, 막 8:31-38 혹은 막 9:1-9 (2, 5, 8)

창 15:1-12, 17-18, 시 127, 빌립보서 3:17-4:1, 눅 13-31-35 혹은 9:28-36 (3, 6, 9)

 

3) 세 번째 주일출 17:3-7, 시 95, 롬 5:1-11, 요 4:5-26[27-42] (1, 4, 7)

출 20:1-17, 시 19:7-14, 고전 1:22-25, 요 2:13-22 (2, 5, 8) 출 3:1-15, 시 103:1-13, 고전 10:1-13, 눅 13:1-9 (3, 6, 9)

 

4) 네 번째 주일삼상 16:1-13, 시 23, 엡 5:8-14, 요 9:1-41 (1, 4, 7)

역대하 36:14-23, 시 137:1-6, 엡 2:4-10, 요 3:14-21 (2, 5, 8)

수 5:9-12, 시 34:1-8, 역대하 5:16-21, 눅 15:1-3, 11-32 (3, 6, 9)

 

6. 종려주일

사 50:4-9b, 시 31:9-16, 빌립보 2:5-11 (매년)

수난 이야기마 26:14-27:66 (1, 4, 7); 막 14:1-15:47 (2, 5, 8); 눅 22:14-23:56 (3, 6, 9)

 

7. 성금요일

사 52:13-53:12 (매년), 히 4:14-16, 5:7-9 (매년)

 

8. 부활절

마 28:1-10 (매년), 막 16:1-8 (매년), 눅 24:1-12 (매년)

 

9. 성령강림절

행 2:1-21 (매년), 고전 12:3b-13 (1, 4, 7), 롬 8:22-27 (2, 5, 8), 롬 8:14-17 (3, 6, 9)

요 20:19-23 혹은 7:37-39 (1, 4, 7), 요 15:26-27, 16:4b-15(2, 5, 8), 요 14:8-17, 25-27 (3, 6, 9)

 

10. 삼위일체 주일

신 4:32-40 (1, 4, 7), 사 6:1-8 (2, 5, 8), 잠 8:22-31 (3, 6, 9)

시 33:1-12 (1, 4, 7), 시 29 (2, 5, 8), 시 8 (3, 6, 9)

고후 13:5-14 (1, 4, 7), 롬 8:12-17 (2, 5 8), 롬 5:1-5 (3, 6 9)

마 28:16-20 (1, 4, 7), 요 3:1-17 (2, 5, 8), 요 16:12-15 (3, 6, 9)


이상과 같이 살펴본 교회력에 따른 성서일과는 무엇보다도 설교와 예배를 준비하고 주관해야하는 목회자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교회력에 따르는 성서일과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일정한 기준 없이 설교자의 주관에 따라 본문이 선택되므로설교자 자신의 편견과 선입관이 개입될 여지가 많다이런 경우 일관된 말씀의 진수를 맛보고 싶어하는 교인들의 불만을 살수도 있을 것이다또한 예배의 경우에도 찬송가교독문 등을 임의로 선택하지 않고 교회력에 맞추어서 선택함으로써교인들이 미리 준비하여 생동감 있는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된다성서일과에 따라서 설교하고 예배할 경우정장복 교수는 그 장점을 다음과 같이 설파하고 있다첫째설교자의 개인적인 의도보다는 말씀 중심의 사역이 가능해 진다설교자 개인의 편견과 선입관을 배제하고일관된 말씀의 사역을 할 수 있다따라서 교인들이 말씀의 맥을 짚을 수 있게 된다둘째교회력 자체가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사역 중심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교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과 그분의 구속의 은총을 실감하는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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