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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 성장하시는 예수

본문

주님은 공생애를 통해서 바리새파와 그들이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율법과 목숨을 걸고 싸웠습니다. 율법은 여호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사람이 여호와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 지를 자세히 알려주기 때문에 정말 소중한 은총이지요. 그런데, 바리새파 사람들이 그렇게 기쁜 율법을 무서운 형벌의 도구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예수님이 안식일에 병자를 고치자 한 사람의 인생이 새로워진 것은 안 보고, 안식일을 범했다고 죄라고 소리친 사람들이 바리새파였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이들의 극단적 형식주의와 대립했습니다.
그렇다고 예수님이 율법 본래의 정신을 부정하고 이스라엘의 전통을 무시한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은 태어나서 오랫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이 해온 것처럼 예루살렘 성전에 가서 예배를 드리는 등, 여호와 하나님의 율법에 따라 모든 일을 다 마친 후에 나사렛으로 돌아갔습니다. 이스라엘의 전통에 충실한 것입니다. 공생애를 결단하고 요단강에 나가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았다. 요한은 주님을 향해서 어찌 제가 감히 주님께 세례를 베풀 수 있습니까 하며 사양했지만, 주님은 그냥 그렇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악하지 않은 전통과 질서를 존중하고 가능하면 지키려 하신 것입니다.
새로운 시대를 원하는 사람일수록 마음이 급해서 전통과 역사에 소홀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인생, 새로운 역사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루터기에서 새순이 나오는 것이 여호와 하나님의 방법입니다. 전혀 새로운 나무에서 새로운 가지를 일으키시는 것이 아니라, 이미 늙었지만 오랜 전통의 나무 밑동에서 새가지가 나서 구원의 역사를 이루어 가시는 것이 여호와 하나님의 방법입니다.
인간이 자기 욕심대로 만들어 놓은 각각의 조항들에 대해서 예수님은 강하게 비판했지만, 여호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율법을 주신 본래의 뜻, 율법 본래의 의도에 대해서는 넓게 긍정하셨습니다. 우리 개인의 인생과 사회 전체의 역사라는 한 해를 돌아볼 때, 힘들고 어려운 때도 있었고,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요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전반적으로 그 틀을 부정하는 것은 합당치 않습니다. 그러면 여호와 하나님의 섭리를 무시하는 것입니다. 각각의 부분에 있어서는 개혁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지만, 그럼에도 여호와 하나님께서 지난 한 해 동안 내 인생을, 우리 가정과 직장을, 우리 민족을 지키시고 인도하셨다는 것이 우리들의 고백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2. 아기 예수는 자랐습니다.
생명체가 지닌 가장 큰 특징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모든 생명체는 움직이고, 그리고 일정한 정도까지는 자라납니다. 예수님도 자랐습니다. 예수님의 부활하신 몸인 교회도 자라나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자라지 않으면 기다리는 부모는 속이 탑니다.
한국 교회는 20세기 후반에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가장 빠르게 자라난 교회입니다. 참 놀라운 성장입니다. 그런데, 지금 그 자라나는 것 때문에 여기저기서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무한정 자라기를 원하기 때문이지요. 적당히 자라야 하는데, 사람이 일하고 활동하는데 불편하지 말아야 하는데, 거의 무제한적으로 덩치를 키우려다 보니 부작용이 생기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한국 교회의 전반적인 흐름에 반대하여 작은 교회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교회 성장주의가 지니고 있는 모순들을 극복하자는 교회 운동이었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너무 교회가 성장하지 못해서, 영양실조에 걸리고 만 것입니다. 성장주의가 이미 보편화된 환경에서 작은 교회들의 뜻있는 외침들은 너무나 작고 초라했습니다.
교회는 자라야 합니다. 죽은 공동체가 아니라,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공동체인 교회는 살아서 활발히 움직이고 성장해야 합니다.
3. 성장은 몸과 마음, 안과 밖의 균형 잡힌 성숙을 의미합니다.
교회가 성장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문제는 겉 몸집만 컸다는 데 있습니다. 아이가 성장하기 바라는 부모는 몸이 자라면 당연히 지혜도, 인격도 성숙하기를 원합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체격은 엄청 커졌는데 체력은 떨어졌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우리는 작은 고추가 맵다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매운 맛 없는 싱거운 하우스 고추가 되어 버렸습니다. 육식 위주의 식생활, 인스턴트식품의 다량 섭취, 그리고 편리해진 생활로 운동 부족 등이 이유입니다.
더욱 속상한 것은 몸은 어른인데 정신 연령은 아이들일 때, 부모의 가슴은 미어지며, 부모의 삶은 끔찍한 고통에 빠지게 됩니다.
주님은 자라며 강하여지고, 지혜가 충족하며, 여호와 하나님의 은혜가 그 위에 있었습니다.
자라면서 육체적으로 강하고 지혜도 자라야 합니다. 그래야 건강한, 균형 잡힌 성장입니다.
몸만 자라도 안 되고, 머리만 자라도 안 됩니다. 몸이 커지는 만큼 내면의 정신과 인격도 같이 자라는 것이 부모의 소원입니다.
기독교인은 여기에 덧붙여 여호와 하나님의 은혜가 있어야 합니다. 몸 건강하고 똑똑하고 인격이 되어 있어서 도덕적으로, 사회적으로 별 문제 없으면 만족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독교인은 몸과 마음의 성장 외에 영적인 성장을 원합니다. 여호와 하나님의 은혜가 내 삶에 있기를 기도하는 것입니다. 몸, 체력, 물질적인 것과 마음, 정신, 인격, 도덕적인 것의 조화, 그리고 이보다 더욱 중요한 여호와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는 영적인 성장이 우리의 삶을 진정 풍요롭게 합니다.
3. 지나온 한 해를 돌아보며
2004년 한 해를 돌아보며 여호와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교회가 주님 앞에서 좀 더 새로워지려는 노력을 기울인 한 해였다고 평가합니다. 2000년 교회의 전통을 사랑하고 긍정하는 자세를 조금 더 지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몸도 많이 자랐습니다. 올해는 이사 간 사람이 많아서 어른들은 작년에 비해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면면이 보면 성장한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교회의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어린이, 청소년부, 청년부가 이제 웬만큼 틀을 잡고 성장하기 위한 준비를 하게 되어서 무척이나 반갑고 자랑스럽습니다. 이들이 무럭무럭 성장하기를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IMF 때보다도 더 어렵다고 아우성인 시기에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우리 교회 살림을 넉넉하게 채워주셨습니다. 사실 작년도 그랬고, 올해도 그렇고 우리가 세운 예산이 무리가 아닌가, 이게 이루어질까 하고 의심스러운 눈길이 많았는데,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의 기도를 들어주셔서 넘치게 하셨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내려주시는 복이요, 우리 교회의 자랑입니다.
우리 교회는 올해 내부적으로도 한걸음 성숙해졌습니다. 이제는 각 부서나 조직에 의해서 체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교회, 목회자 없이도 맡은 바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그런 교회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교회 모임이 많아졌고, 나름대로 그 모임들이 자기 역할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지역 사회에서도 우리를 필요로 하는 그 때 그 때 참여하고 사회의 복음화를 위해서 나름대로 애를 썼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올 한해 우리는 여호와 하나님의 은혜를 더욱 체험했다는 것입니다. 어려운 가운데서 여호와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을 더욱 뜨겁게 느낀 사람들도 있었고, 찬양과 기도를 통해서 여호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르게 하려는데 노력을 했습니다. 새벽 기도 모임을 이어가고 있으며, 매누 금요일 밤의 기도회에서는 우리 교인들이 열심히 모여서 함께 기도하는 은혜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지난 한해를 돌아볼 때, 우리는 만족한 것은 아니지만, 아기 예수가 자라듯이 강해지고 지혜가 충만하며, 여호와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여호와 하나님의 사랑이고 밀알 공동체 여러분들의 기도와 헌신 덕분입니다. 점점 자라나는 밀알 교회를 보시며 기뻐하시는 여호와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 우리 스스로도 감사함으로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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