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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절] 추수감사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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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절, 무교절, 맥추절, 수장절, 나팔절, 부림절, 속죄일 등 성경에는 상당히 많은 절기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매주 맞는 주일의 원형이 안식일인데 안식일도 절기의 일종입니다.
이 많은 절기 중에서도 특별히 유월절, 맥추절, 수장절을 가리켜서 이스라엘의 3대 절기라고 합니다.
유월절은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지금으로 치면 우리가 구원 얻은 것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맥추절은 다른 말로 초실절이나 칠칠절, 오순절이라고도 하는데 구원 얻은 사람으로서의 첫 열매를 드리는 절기입니다.
애굽을 탈출한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들어간 다음부터는 농사를 지으며 살았는데 가나안 땅에서 가장 먼저 수확되는 것이 보리입니다.
그래서 맥추절이라고 합니다.
또 가나안 땅에서 수확한 첫 열매를 드린다는 의미로 초실절이라고도 하는데, 초실절은 무교절을 지난 다음부터 칠 주를 일곱 번 계수한 다음날부터 지키게 됩니다.
칠 주를 일곱 번 계수한다는 의미로 칠칠절이라고도 하고, 칠 주를 일곱 번 계수한 다음 날부터 지킨다고 해서 오순절이라고도 합니다.
오순의 순(旬)은 열흘을 나타내기 때문에 오순(5旬)은 곧 오십 일입니다.
또 수장절은 오늘날의 추수감사절에 해당하는데, 농사를 지어서 얻은 모든 수확물을 창고에 수장(收藏)하여 지키는 절기라는 뜻으로 수장절이라고 합니다.
이때는 출애굽한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초막을 치고 살았던 것을 기념하여 초막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초막절이라고도 하고 장막절이라고도 합니다.
조금 유치하기는 합니다만 알기 쉽게 생각하면, 유월절은 오랜 시절 동안 백수로 지내다가 마침내 취직하여 백수 신세를 면한 것을 기념하여 지키는 절기에 해당합니다.
초실절은 첫 월급을 받은 것을 기념하는 절기에 해당하고 수장절은 알뜰살뜰 적금을 부어서 마침내 목돈을 마련한 것을 기념하는 절기에 해당합니다.
백수였다가 취직을 했다는 얘기는 신분이 바뀌었다는 얘기입니다.
또 첫 월급을 받았다는 얘기는 신분이 바뀐 것을 실감한다는 얘기입니다.
백수로 있다가 취직을 했다고 해서 주머니 사정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첫 월급을 받기 전에는 취직을 했다고 해도 쪼들리기는 취직하기 전과 매일반입니다.
목돈을 마련했다는 것은 상당 기간 동안 꾸준하게 바뀐 신분으로 생활했다는 뜻입니다.
첫 월급만 받고 사표를 쓰면 목돈이 모이지 않습니다.
목돈을 모으려면 아무리 눈꼴이 시어도 참아야 하고 간과 쓸개를 다 빼어주면서라도 직장에 붙어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 지키는 추수감사절의 원형은 구약성경에 있는 수장절(초막절, 장막절)입니다.
그런데 추수감사절이라는 이름 때문에 수장절의 본래 의미가 상당히 희석된 감이 있습니다.
추수감사절이라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풍성한 수확을 주신 것을 감사하는 절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수장절에는 그런 의미가 있습니다.
수장절이라는 말이 본래 수확한 모든 것을 창고에 수장하여 지키는 절기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 나온 내용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 차이가 있습니다.
네 여호와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사 얻게 하시는 땅에 네가 들어가서 거기 거할 때에 네 여호와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에서 그 토지 모든 소산의 맏물을 거둔 후에 그것을 취하여 광주리에 담고 네 여호와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으로 그것을 가지고 가서 당시 제사장에게 나아가서 그에게 이르기를 내가 오늘날 당신의 여호와 하나님 여호와께 고하나이다 내가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주리라고 우리 열조에게 맹세하신 땅에 이르렀나이다 할 것이요(신26:1-3)
여호와 하나님께 감사의 예물을 바치는데 “여호와 하나님, 저희들이 여호와 하나님의 은혜로 이렇게 많은 수확을 얻었습니다. 참 감사합니다. 이 모두가 다 여호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라는 얘기가 없습니다.
“여호와 하나님, 저희들이 여호와 하나님께서 주신 땅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희들이 여호와 하나님께서 주신 땅에서 살았더니 이 모든 것을 얻었습니다. 이 모두가 저희가 여호와 하나님께서 주신 땅에서 살고 있다는 징표입니다. ”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수확물보다 오히려 자기네가 살고 있는 땅이 더 강조되고 있습니다.
신명기는 일종의 모세의 유언과도 같은 기록입니다.
신명기(申命記)의 신(申)이 신신당부(申申當付)한다는 ‘신’입니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신신당부한 내용이 신명기입니다.
이스라엘은 모세의 인도로 애굽을 탈출했습니다.
무려 사십 년 동안 모세의 지도를 받으면서 광야 생활을 했고, 드디어 요단강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요단강만 건너면 그토록 고대하던,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입니다.
그런데 모세의 역할은 거기까지가 전부였습니다.
가나안 땅에까지 모세가 이스라엘을 인도해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모세는 요단강을 건너지 못한 채 그냥 죽고, 이스라엘 백성들만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가나안 땅에까지 모세가 같이 갈 수 있으면 신명기의 내용이 기록될 이유가 없습니다.
일이 있을 때마다 모세가 직접 간섭하고 가르치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모세는 가나안 땅에 갈 수 없기 때문에, “너희는 이제 가나안 땅에 가게 된다. 앞으로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살게 되거든 이런저런 내용을 꼭 명심해라. ”라고, 마지막으로 당부한 내용이 바로 신명기입니다.
오늘 본문은 그 중에서도 특히 수장절에 대한 내용입니다.
“너희들은 이제 가나안 땅에서 살게 된다. 그곳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다. 지금까지는 광야에서 방황했기 때문에 농사를 지을 수 없었지만 가나안에서는 농사를 짓게 될 것이다. 그러면 너희가 수확한 것들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성전에 가지고 가서 ‘여호와 하나님, 여호와 하나님께서 저희에게 이 땅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여호와 하나님께서 주신 땅에서 살았더니 이 모든 것을 얻었습니다. 이것이 곧 저희가 여호와 하나님께서 주신 땅에 살면서 얻은 것들입니다. ’라고 말씀드려라. ”라는 것입니다.
추수감사절이라고 하면 우리 생각에는 “여호와 하나님, 여호와 하나님께서 저희에게 비도 주시고 햇빛도 주셨습니다. 또 일할 수 있는 건강도 주셨습니다. 저희가 얻은 모든 것이 여호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참 감사합니다. ”라는 내용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런 내용은 없고 난데없이 여호와 하나님께서 주신 땅에서 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앞에서 유월절과 맥추절, 수장절을 설명하면서 백수 신세 면하고 취직한 것을 기념하는 절기, 첫 월급 받은 것을 기념하는 절기, 알뜰살뜰 적금 부어서 목돈을 마련한 것을 기념하는 절기라고 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목돈을 마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취직을 했다고 해서 목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적금을 한 번 부었다고 해서 그것이 저절로 목돈으로 뻥튀기되지도 않습니다.
상당 기간 동안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지내야 합니다.
불필요한 쇼핑도 하지 말아야 하고, 기분 내키는 대로 카드를 긁는 일도 없어야 합니다.
어쩌면 점심 값을 아끼기 위해서 도시락을 싸서 다닐 수도 있습니다.
그런 생활을 어쩌다 한 번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하게 계속해야 합니다.
그래야 목돈이 마련됩니다.
그런 내용을 추수감사절과 연결하여 말씀드리면 추수감사절은 “여호와 하나님, 제가 돈을 이만큼 많이 벌었습니다. ”라고 얘기하는 절기가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 제가 돈을 이만큼 많이 모을 수 있을 정도로 성실하게 살았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제가 그동안 성실하게 산 결과입니다. ”라고 얘기하는 절기라는 뜻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수확물을 가지고 여호와 하나님께 온 사람이 “여호와 하나님, 제가 이만큼 많이 수확하였습니다. ”라고 말하지 않고 “여호와 하나님, 저희가 여호와 하나님께서 주신 땅에서 살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광야는 땅을 일구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아무리 씨를 뿌려도 거둘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가나안 땅은 그렇지 않습니다.
가나안 땅에 살게 된 다음부터는 무엇을 심고 가꾸든지 심고 가꾼 만큼 거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국 수확물이 있다는 얘기는 자기가 가나안 땅에서 충실하게 살았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됩니다.
평소에는 가나안 땅에 살지 않다가 그날 하루만 가나안 땅에 들어온 것으로는 드릴 것이 없게 됩니다.
가나안 땅에 꾸준하게 살아온 결과를 여호와 하나님께 예물로 드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추수감사주일에 여호와 하나님께 드려야 할 예물이 무엇이라는 뜻입니까
우리가 여호와 하나님의 백성답게 산 결과를 예물로 드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여호와 하나님, 제가 지난 1년 동안도 여호와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예수 믿는 사람답게 살았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예수 믿는 사람답게 살았더니 제 신앙이 이만큼 좋아졌습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저에게 허락하신 구원을 제가 이만큼 이루었습니다. 참 감사합니다. ”라고 하는 것이 추수감사주일에 드려야 할 진정한 감사입니다.
이런 사실을 간과하면 추수감사주일의 의미가 축소될 수밖에 없습니다.
추수감사절이니까 추수한 것을 감사해야 하는데 시골에서 농사를 지은 사람들이 아니면 추수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감사할 내용을 억지로 찾게 됩니다.
“옛날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농사를 지으면서 살았기 때문에 추수감사절을 지켰지만 지금은 도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직접 농사를 지은 것은 없다. 하지만 농부들이 추수를 감사하는 것처럼 우리도 일 년간 받은 은혜에 감사해야 한다. ”라고 하면 일단 말은 맞습니다.
하지만 성경에 나온 수장절의 의미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심지어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무엇을 감사하라고 했는지는 신경 쓰지 않고 감사할 내용을 자기가 찾기도 합니다.
“오늘은 감사절이다. 우리는 무엇을 감사할까 여호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건강을 주셨으니까 건강 주신 것을 감사하자. 여호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부모님을 주셨으니까 부모님을 주신 것도 감사하자. 교회를 주신 것도 감사하고, 가정을 주신 것도 감사하고, 자식을 주신 것도 감사하고, 일용할 양식을 주신 것도 감사하자. ” 하는 식으로, 일단 감사해야 한다는 전제 아래 감사할 내용을 찾기도 합니다.
물론 우리는 여호와 하나님께 범사에 감사해야 하는 사람들이니까 그런 감사를 하는 것이 잘못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감사는 평소에 하고 특별히 제정된 절기에는 절기에 맞는 감사를 해야 합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과연 무엇을 감사하라고 하셨는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추수감사주일은 단지 추수한 것을 감사하라는 절기가 아닙니다.
예전에는 농경시대였으니까 추수한 것을 감사했는데, 지금은 일 년 동안 받은 은혜를 감사하는 절기라는 얘기도 정확한 얘기가 아닙니다.
일 년 동안 여호와 하나님의 사람답게 살아온 사실을 여호와 하나님 앞에 확인받는 절기입니다.
여기에 진열된 과일들은 우리의 신앙이 그동안 성장한 분량을 상징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런 얘기는 참 어렵습니다.
우선 추수감사주일에 대한 뿌리 깊은 선입견이 있어서 어렵습니다.
추수감사주일은 일 년 동안 받은 은혜를 감사하는 절기로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렇지 않습니다. 추수감사주일은 자기가 여호와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아서 지난 기간 동안 성장한 자신의 믿음의 분량을 감사하는 절기입니다. ”라고 하면, 그 얘기를 머리로는 알아들으면서도 가슴으로는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내용과 전혀 다른 개념이기 때문에, 새로운 내용을 들었다고 해서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들이 바뀌지 않는 탓입니다.
다시 한 번 확인해 보십시다.
지난 일 년 동안 어떻게 살아오셨습니까
“여호와 하나님, 제가 지난 일 년 동안 여호와 하나님의 사람답게 살았습니다. 그렇게 살았더니 저의 인생이 이만큼 변했습니다. ”라고 여호와 하나님께 자랑스럽게 내어놓을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이 있습니까
추수감사주일에는 마땅히 그에 대한 감사가 있어야 합니다.
그 감사가 없으면 추수감사주일을 한 달에 한 번이 아니라 일주일에 한 번씩 지켜도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농부가 밭에 나가서 수고하는 것처럼 우리는 우리의 신앙을 위해서 수고해야 합니다.
농부가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땀을 흘리는 것처럼 우리에게 있는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가 그렇게 애써야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여호와 하나님께 내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풍성한 수확을 앞둔 농부의 기쁨이 곧 주님 만날 날을 기다리는 우리의 마음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연습하는 날이 곧 추수감사주일입니다.
매해 반복되는 우리의 추수감사주일에는 그런 기쁨과 감사가 넘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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