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

TOP
DOWN

[추석] 험난한 나그네 길

본문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 모였습니다. 추석이라고 우리 가족이 모였지만 올해는 별로 흥이 나질 않습니다. 비 때문에 농사를 망쳐서 농민은 울상이고, 경기 침체와 높은 실업, 잦은 파업 때문에 도시 사람들도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평범한 주부가 장난감 권총으로 은행을 털었다고 해서 우리를 놀래 켰죠. 또 요즘은 아버지가 부인과 자녀들을 죽이고 자기도 자살하는 일이 늘고 있어 우리의 마음을 매우 안타깝게 합니다. 이런 것들이 아마 다 살기가 많이 힘들어져서 생기는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파란만장한 야곱의 인생
 야곱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약삭빨랐습니다. 성공에 대한 애착이 매우 강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어머니와 짜고 늙은 아버지를 속여서 형 에서의 장자권을 손에 움켜쥡니다. 그것 때문에 야곱은 화난 형을 피해서 고향을 떠나 도망자의 삶을 살아야 했고, 외삼촌의 집에서 종살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외삼촌의 집에서도 그는 부를 축적하기 위해서 잔재주를 부립니다. 다행히 그가 그리워하던 고향 땅, 부모 형제 품으로 돌아올 수는 있었습니다만, 그가 사랑하던 아들 요셉을 잃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심한 기근 때문에 야곱은 생계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했고, 급기야는 애굽의 힘을 빌리기로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야곱은 사랑하는 아들 요셉이 살아 있는 애굽으로 가게 되었고, 애굽에 내려온 야곱은 드디어 그렇게 그리워하던 요셉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애굽 왕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바로 왕은 야곱에게 “당신의 나이가 얼마나 되는가?”라고 물었습니다. 야곱은 “내 나그네 삶이 130년밖에 되지 않지만, 험악한 세월을 보냈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130년의 야곱의 인생,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인생 여정이었습니다. 다시 회상해 보고 싶지도 않을 정도로 상처가 많았던 세월입니다.
 야곱은 마지막 말년까지도 한곳에 정착할 수 없는 나그네였습니다. 어린 시절 고향을 등지고 떠돌아 다녔던 야곱, 이제 노년이 되어 죽음을 눈앞에 두었건만 여전히 떠돌이 인생입니다.
 이것이 바로 인생입니다. 아무리 노력해 보아도 우리의 마음을 정착시킬 곳이 없습니다. 비록 한곳에 정착한다고 할지라도 우리의 정착은 너무나 허무한 것입니다. 그러나 야곱이 비록 인생의 나그네여도, 그는 축복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야곱은 바로를 만날 때 그에게 축복의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나그네입니까? 비록 왕궁의 주인은 바로요, 자신은 목숨을 연명하기 위해 그에게 온 나그네이지만, 야곱은 왕을 축복하는 나그네였습니다.
 믿음의 나그네
 성경 곳곳에는 우리 인생을 나그네 인생이라고 가르칩니다. 우리가 아무리 애착을 가진다고 할지라도 이 세상에 있는 것들은 언젠가 우리를 떠날 것입니다. 우리가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은 결코 이 땅에 있는 것들이 아닙니다. 아무리 열심히 뛰어다녀도 우리는 결국 “험난한 나그네였습니다”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비록 우리가 이 땅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는 나그네이지만, 우리의 눈은 영원한 본향을 향해 열려져 있어야 합니다. 우리 가운데 혹시 나그네 삶을 우리의 목표로 살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언젠가 사라질 것입니다. 나그네 삶에 지친 자들이 있습니까? 영원한 본향을 향해 눈을 드시기 바랍니다. 여호와 하나님의 위로가 있을 것입니다.
 오늘 추석명절 예배에 참여한 우리 모두는 험난한 나그네 삶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하늘의 본향을 바라보는 자들이기에 세상을 축복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자들입니다.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