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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례] 나를 기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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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French Revolutionary Wars)이 진행되는 동안 의회에 의해 종교는 폐기되었고 주일은 사라졌고 성직자들은 숲 속으로 쫓겨났습니다. 죽음의 형벌을 가져올 예배 참석은 아무도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그리스도인들은 은총의 수단 없이 살지 않았습니다. 때때로 심부름꾼이 집집마다 다니면서 문을 두드리고 '검은 습지요' 하고 인사나 작별도 고하지 않고 사라지곤 했습니다.
그러나 그 말을 들은 사람은 그게 무엇을 말하는지 다 알았습니다. 한 밤중 자정이 지난 시간에 남자와 여자들은 어두운 색깔의 옷을 입고 동네 아래 검은 습지로 모였습니다. 그곳에서 조심스럽게 빛을 가리고 쫓겨난 목사님이 그리스도의 피와 몸을 신실한 이웃들에게 나누었습니다.
그들은 어느 때든지 군인들이 자기들을 덮치고 일제 사격으로 검은 습지에서 붉은 피를 흘리며 죽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성찬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육신의 생명을 죽일 수 있을지 모르나 영혼의 생명은 주님의 것임을 확신했기에 목숨을 건 성찬식을 거행했던 것입니다. 성찬은 생명을 주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은혜임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 십자가 고난을 앞두시고 예루살렘의 다락방에서 제자들과 마지막 저녁식사를 하셨습니다. 이때 그들이 준비한 식단은 간단한 빵과 포도주뿐이었습니다. 식사를 하기 전에 예수께서 모인 제자들에게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빵을 들어 감사의 기도로 축복하신 다음에 제자들에게 주시면서 말씀하시기를, "받아먹어라, 이것은 내 몸이다.
" 또 잔을 들어서 감사하신 후 제자들에게 주시면서 "이 잔을 마셔라 이것은 많은 사람의 죄를 사하여 주려고 흘리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라" 고 하셨습니다. 이 때 주님과 함께 먹고 마셨던 만찬이 성찬의 유래가 된 것입니다. 만찬을 나누신 후 주님은 제자들에게 자신을 기념하면서 빵과 잔을 나누는 일을 계속하도록 명하셨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근거를 통해 지금까지 교회는 초대교회로부터 성찬 예식을 거행해 오고 있는 것입니다.
성찬은 초대교회 당시 주일 예배의 중심이었습니다. 주후 2세기경 초대교회 교부였던 저스틴(Justin)의 증언에 의하면, 주의 날에 예루살렘에 모였던 그리스도인들은 모일 때마다 성찬을 가졌다고 합니다. 이렇게 성찬은 기독교가 탄생하던 때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예배의 중심이 되어 왔습니다. 성찬을 통해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주님을 만나는 경험을 하였으며, 구속의 은혜를 체험케 되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세계성찬주일입니다. 세계의 그리스도인들이 성찬에 참여함으로 하나되는 신앙의 신비를 맛보는 주일입니다. 성찬은 보이는 말씀입니다. 신학적으로 성찬을 "예방하는 은혜, 칭의의 은혜, 성화의 은혜를 받는 복음적도구" 라고 정의합니다. 그렇다면 이토록 중요한 성찬을 거행하시며 예수께서 말씀하셨던 '나를 기념하라' 의 의미는 과연 무엇입니까
 첫째로 기억하라
노르웨이(Norway)에 '양의 교회' 라는 유명한 교회가 있습니다. 이 교회의 종탑 밑에는 어린양의 형상이 있습니다. 사연인즉 그 교회가 건축을 할 때였습니다. 종탑을 만들기 위해 높은 곳에서 일을 하던 인부가 실수를 하여 밑으로 떨어지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모든 사람들은 그가 죽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기적적으로 살아났습니다. 그 시간에 한 무리의 양떼가 교회 밑으로 지나가고 있었는데 그 위로 떨어진 것입니다.
인부가 일어난 그 자리에는 양 한 마리가 죽어 있었습니다. 양은 죽고 인부가 살아난 것입니다. 이에 교회는 사람의 목숨을 대신하여 죽은 양을 기념하기 위해 교회 이름을 '양의 교회' 라 명명했고, 종탑 밑에 양 한 마리를 그려 넣었습니다. 세례요한이 예수를 보고 "세상 죄를 지고 가는 여호와 하나님의 어린양이로다" 라고 외친 것처럼 예수께서는 우리를 위해 죽은 양이 되셨습니다. 우리 죄를 담당하시고 십자가에서 고초를 겪으시고 죽기까지 하셨습니다. 예수로 말미암아 죄사함 받았고 영원한 생명까지 얻게 되었음을 분명히 기억해야 합니다.
본문 23-25절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전한 것은 주께 받은 것이니 곧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가라사대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식후에 또한 이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가라사대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으니". 여기 '기념하라' 의 원어는 '아남네신' 인데 '기억하라' 는 뜻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해마다 유월절이 되면 쓴 나물을 먹고 누룩을 넣지 않은 무교병을 만들어 먹습니다. 조상들이 애굽에서 고통 받고 있을 때 여호와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인도해 내신 출애굽의 사실을 기억하려는데 있습니다. 애굽에서 급히 나오느라 쓴 나물에 발효되지 않은 빵을 먹었기에 지금도 그 행사를 통해 기억하려는 것입니다.
우리도 성찬을 행함으로 주님의 죽으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여호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육신을 입고 우리를 대신하여 죽으심으로 여호와 하나님의 사랑이 나타남을 기억해야 합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신 주님의 사랑과 은혜에 감격해야만 합니다. 성찬을 통해 예수께서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혹시 구원하신 주님을 잊은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성찬을 통해 나의 죄 때문에 찢기신 몸과 흘리신 주님의 보혈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둘째로 전하라
1866년 9월 2일 조선에 복음을 전한 최초의 선교사가 있었습니다. 바로 토마스(Robert J. Thomas)선교사입니다. 토마스는 중국에 선교사로 있을 때 조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성경책을 들고 대동강으로 옵니다. 그런데 복음을 전하기도 전에 박춘권(朴春權) 형리에 붙잡혀 순교의 피를 흘리며 죽게 됩니다. 토마스는 죽기 직전, 박춘권에게 예수를 믿으라며 성경을 전해 줍니다. 나중에 박춘권은 토마스가 준 성경을 통해 예수를 믿게 됩니다. 그리고 조카 이영태도 예수 믿고 선교사를 도와 한글로 성경을 번역하는 사람이 됩니다. 죽음으로 복음을 전한 토마스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본문 26절입니다.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 여기 '전하는 것이니라' 의 원어는 '카당겔레데' 인데 '선포하다' 라는 뜻입니다. 무엇을 선포하고 전해야 합니까 예수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멸망 받을 인생들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 사실을 전해야 합니다. 아직도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혜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예수의 사랑과 구속의 은혜를 전해야 합니다. 전하지 않으면 주의 죽음이 헛된 죽음이 되고 말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단 한 점, 단 한 방울의 피도 헛되지 아니하도록 주의 죽으심을 전해야만 합니다.
우리를 위해 죽으셨기에 주님만이 구세주이십니다. 주님이 힘이시고 생명이며 소망이 되십니다. 주님이 죽으셨기에 우리가 살게 되었음을 전해야 합니다. 성찬을 통해 십자가에서 자신의 몸을 내어 죽기까지 하신 예수를 전하는 사명을 찾아야 합니다. 전하는 사명을 회복해야 합니다. 나를 위해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전하는 것으로 평생 할 일임을 결단해야 합니다. 성찬을 통해 우리에게 구원을 베푸신 주님을 기억하며 그 주님의 구원을 전하는 사명을 감당하는 성도가 되시기 바랍니다.
 셋째로 살피라
영국 교회가 뉴질랜드에 선교사를 파송하였습니다. 몇 해 동안 선교에 힘쓰던 선교사가 성찬을 베풀게 되었습니다. 성찬이 진행되고 있는 데 한 사람이 무릎을 꿇으려다 갑자기 교회 뒤로 달려갑니다. 그런데 이내 돌아와 제 자리에 앉습니다. 성찬이 끝난 후 선교사가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 때 그는 대답합니다. "무릎을 꿇으려는데 아버지를 죽인 이웃 종족의 추장이 바로 다음 차례인 것을 알았습니다. 그 사람을 만나면 죽이기로 나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를 보는 순간 복수해야겠다는 충동이 압도하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견디지 못하고 돌진했습니다. 그런데 예수께서 십자가에 자신을 못 박는 자들을 위해 '아버지. 저들을 용서하시옵소서. 그들은 자기들이 무엇을 하고있는 지 모르고 있나이다' 라고 기도하시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그때 나도 아버지를 죽인 사람을 용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돌아와 그의 옆에 무릎을 꿇고 같이 성찬에 참여했습니다. "
본문 28-29절입니다. "사람이 자기를 살피고 그 후에야 이 떡을 먹고 이 잔을 마실지니 주의 몸을 분변치 못하고 먹고 마시는 자는 자기의 죄를 먹고 마시는 것이니라". 여기 '살피고' 라는 원어 '도끼마제도' 는 '검사하다, 시험하다' 라는 뜻입니다. 성찬에 참여할 때 누구든지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성찬에 앞서 자신을 돌아보고 회개함으로 새롭게 해야 합니다. 초대교회 교부 크리소스톰(J. Chrysostom)은 회개하지 않고 성찬을 먹는 것은 합당치 않게 먹고 마시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벵겔(J. Bengel)은 자기 성찰 없이 먹고 마시는 것이라고 했으며, 앨포드(H. Alford))는 주의 죽으심에 대한 올바른 이해나 믿음이 없이 먹고 마시는 것이라고 해석하였습니다. 성찬의 자리에 가룟유다도 있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과연 우리의 모습은 어떠합니까 자신을 살핀 후에 성찬을 먹고 마셔야 된다는 중요성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요한 웨슬리(John Wesley)는 열성적 성찬주의자였습니다. 어려서부터 성찬에 참여하며 성찬의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자랐고 성찬에 참여하는 것이 거룩한 습관이 되었습니다. 일생동안 성찬의 신앙을 간직하고 살았습니다. 옥스퍼드에서 신성회(Holy Club)를 주관 할 때도 규칙의 두 번째가 "모든 주어진 장소와 기회에 성찬을 거룩하게 받는 것을 의무로 한다" 는 것이었습니다.
회심을 한 이후에도 웨슬리 는 분주함에도 불구하고 주일과 모든 기회에 성찬을 받았습니다. 일생동안 평균 4일에 한번 꼴로 성찬을 받았습니다. 웨슬리는 말합니다. "성찬은 그리스도의 명령이며 성찬을 통해 얻는 은사와 받는 은혜가 크기에 성찬을 의무적으로 받아야만 된다" 고 강조합니다.
부디 은총의 수단인 성찬을 통해 그리스도를 닮고 그리스도를 따라 나누며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성찬을 통해 주님의 은혜에 깊이 감사하시기 바랍니다. 성찬을 통해 주님을 닮아 가시기 바랍니다. 성찬의 영성으로 자신을 찢고 희생하며 나눌 줄 아는 성도가 되어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기념하며 전하는 진실한 성도들이 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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