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 오직 성령으로 평화를 일구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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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성령으로 평화를 일구는 교회
이사야 61:1~3, 마태 5:9 19. 6. 9(성령강림절, 총회선교주일)
오늘은 성령강림주일이면서 우리 기장 교단이 한 마음으로 예배드리는 총회 선교주일입니다. 절박하고 뜨거운 고백으로 성령이 오시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의 작은 지식을 넘어 계시는 성령, 우리의 뿌리 깊은 죄와 탐욕을 극복하게 하시는 성령의 임재를 통해 교회가 새로워져야 합니다.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습니다.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습니다. 죽음의 문턱에 이른 환자가 절규하듯이 오늘 교회의 죽음 앞에서 간절하게 호소하면서 교회의 부활을 간구해야 합니다. 이것이 오늘 위기에 빠진 교회가 선교를 위해 가장 시급하게 갖춰야 할 내용입니다.
우리 기장 교단은 물론이요 한국교회 전체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믿음을 전파하는 교회에 대한 사회의 신뢰도가 20%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요즘 한국기독교총연합회라는 이름의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의 막말로 세간이 떠들썩하며 기독교 목사인 것이 부끄럽기까지 한 실정입니다. 알려드릴 것은 한기총이 기독교를 대표하지 않습니다. 큰 교단들이 다 빠져나왔고, 손보호 교수 같은 분은 벌써부터 한기총 해체운동을 벌인 바 있습니다. 사회가 교회를 신뢰하지 못하기에 교회가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수용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두드러지는 대형교회의 갖가지 부정과 분열이 더해지면서 한국교회 전체가 사회를 선도하기는커녕 근심거리가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의 선교는 후퇴하고 폐교회의 증가 현상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물질주의와 성장지상주의에 빠진 교회의 회개와 개혁을 요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시 교회의 첫 모습을 회복해야 합니다. 부와 권력의 맛에 취해 교회의 본 모습을 상실한 오늘의 교회는 우리 자신과 교회의 본질을 냉철하게 비교하면서 하나님 앞에서 가혹하게 스스로를 비판하여 교회 아닌 모습은 버리고 잃어버린 교회의 본질을 회복해야 합니다. 초대교회가 성령강림을 통해 모든 절망과 두려움을 뚫고 새로운 역사를 시작했듯이, 오늘 우리교회가 새롭게 성령의 임재를 통해 회개와 개혁이 있어야겠습니다.
1. 성령과 하나님의 선포
오늘 이사야서의 세 번째 부분에 속하는 이사야 61장의 말씀은 바빌론 포로에서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유대인들을 향한 말씀입니다. 2,500년 전, 치욕과 고난의 바빌론 포로에서 가까스로 해방되어 꿈에도 그리던 시온 성 예루살렘에 돌아왔지만, 그렇다고 시온에서의 새 삶이 꽃길은 아니었습니다. 거대한 절망과 회의가 한 시대를 무겁게 내리누르고 있을 때, 한 예언자가 일어나 하나님의 음성을 전한 것이 본문의 내용입니다. 그는 이렇게 시작합니다.‘주 여호와의 영이 내게 내리셨으니…’. 하나님의 영이 내린 사람들은 특별한 사명자로 부름 받은 사람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부름 받은 사람들의 공동체가 바로 교회입니다. 교회는 여러 요소가 있어야 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주의 영이 임재하시는 공동체입니다.
성령이 임하신 사명자가 행한 역할은 한 마디로 선포였습니다. ‘여호와의 은혜의 해와 우리 하나님의 보복의 날을 선포하여…’ 인생과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시고 어떻게 행동하시는지를 선포하는 것이 성령 받은 자의 사명이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에 역행하는 이들에게는 보복(심판)이었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은총이었습니다. 지금 세상의 권력으로 악을 행하는 이들은 곧 하나님의 심판으로 엎드려질 것이고, 지금 고난당하여 눈물 흘리며 아파하는 이들에게는 하나님의 구원을 선포하였습니다. 이러한 예언의 전통은 이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완벽하게 구현되었습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요 그 선포를 이어가는 모임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심판과 은총을 선포합니다.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고 인간이 곧 인생과 역사의 주체라고 자신하는 하나님 없는 시대를 심판합니다. 돈과 권력으로 온갖 죄악을 서슴지 않는 오만한 이들을 심판합니다. 반대로 좁고 험한 길이지만 우리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믿으며 진리의 길을 걸으며 고난의 삶을 기꺼이 선택하는 이 시대의 신실한 신앙인들에게 주님의 은총의 날이 다가왔음을 선포합니다. 사람답게 사는 것은 창조주 하나님의 섭리에 인생을 맡기며 역사의 방향을 주님께 의탁하며 믿음 안에서 사는 이들을 주님께서 복 내려 주시고 구원해 주실 것을 선포합니다.
2. 그대 행복한 사람
주님은 평소에 행복한 사람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마태복음 5장은 주님께서 행복하다고 선언하신 말씀을 8복으로 잘 정리해 놓았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는 주님의 선언입니다. 평화를 위해 일하는 것은 힘겨운 일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평화를 원하지만 평화를 위해서 일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평화는 누리고 싶어 하지만 평화를 이루기 위해 수고하기는 싫어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정말 행복한 삶은 평화를 이루기 위해 기도하고 땀 흘리고 헌신하는 삶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이 선언을 믿습니다. 우리는 주님 말씀 따라 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서 살다 보면 정말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믿습니다.
평화는 위협받고 있거나 깨져 있는 곳에 절실합니다. 그래서 우리 교단은 그동안 평화가 결여되어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그리스도의 평화를 증언했습니다. 핵발전소와 핵무기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 위험한 노동 현장과 약자들의 피해가 발생하는 곳, 청년과 여성의 고통이 평화를 깨트리는 현장 등을 찾아다니면서 주님의 사랑으로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그리스도의 평화를 선언하고 기도했습니다. 그 사역이 때로 힘들고 피하고 싶은 경우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이 길을 꿋꿋하게 걸어 온 것은 평화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이 행복하다는 주님의 말씀을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행복한 이 길을 가야 할 것입니다.
특별히 한반도의 평화를 선포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왔습니다. 평화와 정반대편인 전쟁의 쓰라림을 너무나 깊이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지상의 지옥이 바로 전쟁이며 다시는 이 땅위에서 전쟁이 재발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불러서 성령을 부으시면서 주신 첫 번째 사명이 전쟁을 극복하고 평화를 이루라는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3.1 운동 100주년을 맞이한 올해 한반도의 평화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우리의 운명이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놓여 있습니다. 남북 정상과 북미 정상, 그리고 한미 정상회담이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게 열려 한반도에서 전쟁의 가능성을 줄이고 평화 체제를 만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분단의 세월만큼 강고한 전쟁 체제를 극복하고 평화 구조를 세워나가는 것이 결코 쉽지도 않고 하루아침에 될 수도 없는 것이지만, 우리는 마침내 평화의 주님께서 한반도에 평화를 선포하실 것을 믿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발발일인 6월 25일을 기점으로 민족화해를 위해 기도하는 일, 8.15 광복을 기념하여 온 세계교회가 동참하는 한반도평화통일주일을 성수하는 일, 2014년부터 시작한 월요평화기도회를 이어가는 일 등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평화를 내려주시기를 기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제까지 해왔듯이 기장의 모든 교회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데 하나가 되어 적극 참여하면 주님께서 반드시 우리의 기도에 응답해 주실 줄 믿습니다.
또한 우리는 3년 전부터 매년 사순절 기간 동안에 북측의 동포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작은 사랑 모금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올해도 여러 노회에서 60여 교회가 참여하여 정성을 모아주셨습니다. 우리의 작은 사랑이 기근으로 어려움 당하는 북측의 형제자매들에게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을 통해 전달되어 하나님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특별히 지난 4월 27일 판문점 선언 1주년을 기념하여 DMZ 평화 손잡기 행사에 기장교단이 중심적인 역할을 잘 감당했습니다. 주일을 준비하는 토요일 그 어려운 여건에서도 전국 각지의 기장교인 7,000여명이 DMZ까지 달려와 평화를 염원하며 기도하고 손을 잡은 것은 이 땅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시간, 비용, 노동이 투여된 작업이었지만 우리 모두는 주님이 선언하신 ‘평화를 위해 일하는 행복’을 경험했습니다. 기장교회는 그래서 행복한 교회입니다.
나아가 우리는 일상의 소소한 평화를 위해서도 관심해야 하겠습니다. 계층‧세대‧부부‧남녀‧지역‧정치성향 등의 갈등을 넘어서 평화를 만드는데 마음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갈등의 원인을 찾고 단절된 관계의 원활한 회복을 위해 중간 역할을 감당하는 등 평화를 위한 수고를 적극적으로 감당해야 하겠습니다. 때로는 이렇게 평화를 위해 일하다가 오해도 받을 수 있고 조롱을 당할 수도 있겠지만, 세상은 오해해도 주님은 우리의 진심을 헤아리시고 응답하실 것을 믿으면서 한걸음씩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3. 기장교회의 사명
위험은 기회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교회의 위험은 새로운 기회입니다. 지금이야말로 교회가 잃어버린 사회적 신뢰성을 회복하여 다시 주님의 몸 된 교회로 일어서고 부활해야 할 때입니다. 그것은 부름 받은 교회의 본래적 사명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입니다. 오만한 이들에게는 주님의 심판을 선언하고 어렵지만 주님 뜻대로 살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주님의 은총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절실한 평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이 고단하기도 하지만 그 속에 담아주신 주님의 행복은 달콤하고 아름답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지식이나 전략으로 가능하지 않고 오직 성령의 임재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성령강림절을 감격하며 맞이합니다.
우리 기장교회는 이 사명을 지금까지 나름대로 잘 감당해왔습니다. 이제 다시 새 힘을 낼 때입니다. 세상이 어렵고 교회가 곤란하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쓰러질 때야말로 우리는 다시 일어서야 할 때입니다. 기장교회는 기장만의 교회가 아닙니다. 한국교회를 추동해야 하는 사명을 부여받은 기장교회입니다.
성령강림주일과 기장 총회 선교주일을 맞아 우리 기장교회 모두가 성령 충만하여, 그 옛날 이사야서를 통해 외친 하나님의 음성을 회복하고, 예수 그리스도가 메시아로서 선언하신 주의 은혜의 해를 선포해야겠습니다.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행복합니니다. 그 교회가 행복합니다. 그런 교회가 있는 사회가 행복합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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