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믿음으로 살리라 (한경직목사)
본문
오늘은 바로 종교개혁 四五九주년 기념일입니다. 一五一七년 十월 三十一일 마틴 루터가 독일 뷔텐베르크성 교회에 九十五개조의 개혁안을 계시한 날입니다. 지금 읽은 로마서 一장十七절은 전 로마서의 주제요, 또 종교개혁의 구호입니다.
루터는 본래 가난한 가정에서 태여 났습니다. 그러나 독실한 신앙의 가정으로서 당시 천주교회의 교훈대로 하나님은 진노의 신이시오 그리스도는 엄한 재판관이며 구원은 성자 예수 뿐 만 아니고 성모 마리아 그리고 또 신부 주교 교황을 통하여야 얻는다고 배웠습니다. 그가 얼풋 대한의 재학 시절에는 중상을 당한 적도 있고 병에 고생한 때도 있고 한 친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경험 등을 통하여 인생문제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루는 길을 가다가 갑자기 폭풍과 뇌성병력이 일어날 때에 길가에 꿇어앉아「성 안 나여 너를 불쌍히 여기소서」하고 부르짖으면서 그때부터 수도사가 되기를 결심하였습니다. 그는 수도원에 가서도 정신적 고민이 또한 있었습니다. 그것은 성경의 교훈과 당시 천주교에서 가르치는 또 하는 일들의 다른 점들이었습니다. 그는 당시 교회의 교훈대로 아무리 선행을 힘써 보았으나 심령의 평화를 얻을 수 없었습니다. 그후 그가 성경을 가르치게 되어 특별히 시편, 갈라디아서 로마서 등을 연구하는 중 지금 읽은 로마서 一장十七절의 말씀 곧 『오직 의인은 ale음으로 살리라』하는 말씀을 통하여 구원의 진리를 깨닫고 비로소 확신과 기쁨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후 그가 처음으로 로마를 방문하였을 떼에 다른 순례자들과 같이 선행을 쌓으려고 빌라도의 사다리라는 층계를 무릎을 꿇고 올라가다가 이 말씀이 홀연히 그 심령에 들려 곧 이러나 내려왔다는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합니다.
당시에 교황이었던 레오 十세가 속죄표 발매를 시작하는 것을 보고 그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九十五개조를 제시하면서 공개 변론을 하자고 도전하게 되어 당시 유럽을 뒤덮은 종교 개혁의 봉화는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一) 오직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의롭다함을 얻고 죄 사함을 받습니다. 선한 행실이나 헌금이나 속죄 표로 불가능합니다
(二) 오직 성경만이 신앙과 행실의 표준입니다. 교회의 전통은 성경으로 판단하여 취사선택해야 합니다.
(三) 하나님과 인간과의 중보는 오직 그리스도 한 분 뿐 입니다. 신부 교황 마리아가 아닙니다. 누구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제사장의 자격이 있습니다 .여기 신앙생활에 있어서 개인의 자유와 평등의 원칙을 선언합니다.
이제 종교개혁의 구호이었던 본문을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인도하시고 축복하시기를 바랍니다.『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하는 말씀은 무슨 뜻입니까?
一, 어떻게 죄 많은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 하심을 얻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인간 심령이 가장 깊고 심각한 문제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죄를 짓습니다. 그 본성의 죄로 말미암아 부패하였습니다.
예수 님께서 일찍이 성전 뜰에서 가르치실 때에 바리세인들이 간음하다가 잡힌 한 여자를 끌고 와서「모세의 율법에는 이런 여자를 돌로 치라고 하였는데 선생님은 뭐라고 하십니까」물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에 주님은 그들에게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는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지라』하시고 머리를 한참 수기고 계시다가 얼굴을 들고 보니 슬 머시 그 자리를 모두 떠낫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인간은 누구나 자기 자신을 정직하게 반성할 때에 죄인임을 스스로 깨닫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죄 사함을 받고 의롭다 하심을 얻을 수 있습니까? 율법을 행하므로 가능한가, 선을 행하므로 가능한가, 누구든지 양심적으로 힘써 본 일 이는 모두 불가능함을 또한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 다른 어떤 인간이 이 문제에 대하여 우리를 도울 수 있습니까? 그것도 불가능합니다. 그 이유는 인간이 보기에 혹 성자라는 말을 듣는 이가 있으나 하나님 앞에서는 모두 죄인인 까닭입니다. 성경의 말씀대로『의인은 없나니 곧 하나도 없느니라』그대로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인간 자신으로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오직 하나님만 해결할 수 있고 또 해결하셨습니다. 곧 하나님께서 쥐 없는 자기 아들을 세상에 보내 사 만인의 죄를 십자가에서 대속(代贖)하시고 누구든지 저를 믿으면 죄를 사하여 주시고 죄에서 구원하시고 영생을 주십니다. 이렇게 율법이나 선을 행하므로 의롭다함을 얻을 수 없으나 십자가를 통하여 나타난 하나님의 의를 믿음으로 구원을 얻고 의롭다하심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성경은 이렇게 선언하였습니다.『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롬三․二十三-二十四)
그러므로 구원은 거저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요 또는 선물입니다. 그리고 누구나 다 같이 오직 믿음으로 이 선물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나 자랑할 수 없습니다. 오직 겸손히 감사와 감격이 있을 뿐입니다. 다만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 이들에게는 선행의 열매로 맺은 것뿐입니다. 이렇게 오직 의인은 곧 하나님께로 의롭다 하심을 입은 이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게 됩니다. 곧 영생을 얻습니다.
二,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하는 말씀은 이렇게 의롭다 함을 입은 참 그리스도인은 매일 매일 그리스도와 같이 살아간다는 뜻입니다.
갈라디아 二장 二十절에 사도 바울은 자기 경험을 다음과 같아 말하였습니다.『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가운데서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그리스도인들은 믿음으로 그리스도를 마음에 모시고 날마다 그리스도와 같이 동행합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과실을 맺을 수 없는 것 같이 너희도 내 안에 있지 아니하면 그러하리라』믿음으로 그리스도와 같이 있을 때에 우리는 열매를 맺습니다.
믿음으로 그리스도께서 같이 계시므로 우리는 유혹도 이기고 온갖 시련도 극복합니다. 믿음으로 우리는 강도 건너가고 물도 지나갑니다. 모든 환난과 역경과 위기도 돌파합니다. 주께서 같이 계심으로 약할 때에도 힘을 얻고 캄캄한 밤에도 빛을 보며 절망 가운데서도 새로운 소망을 얻습니다. 믿음으로 고독도 이기고 슬 품도 이기고 승리의 생활을 계속합니다. 오직 미음으로 비천(卑賤)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에 배부르며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자족의 생활을 계속합니다. 이렇게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같이 동행하는 이들은 사도 바울과 같이『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외치며 지금도 살아갑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오직 믿음으로 사는 의인의 생활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였습니다.『저희가 믿음으로 나라를 이기기도하며 의를 행하기도 하며 약속을 받기도 하며 사자들의 입을 막기도 하며 불의 세력을 멸하기도 하며 칼날을 피하기도하며 연약한 가운데서 강하게 되기도 하며 전쟁에 용맹 되어 이방사람들의 진을 물리치기도 하며 여자들은 자기의 죽은 자를 부활로 받기도 하며 또 어떤 이들은 더 좋은 부활을 얻고자 하여 악형을 받되 구차히 면하지 아니하였으며 또 어떤 이들은 희롱과 채찍질 뿐 아니라 결박과 옥에 같이는 시험도 받았으며 돌로 치는 것과 톱으로 켜는 것과 시험과 칼에 죽는 것을 당하고 양과 염소의 가죽을 입고 유리하여 궁핍과 환난과 학대를 받았으니 이런 사람은 세상이 감당치 못하도다』(히 十一․三十三-三十八
三,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 이 말씀은 본래 구약 하박국 二장 四절에서 온 것입니다. 예언자 하박국은 유대나라 말기에 살았습니다. 당시 유대나라 사회상은 심히 혼란하여 도처에 변론과 분쟁이 있었고 겁탈과 패역(悖逆)한 일들이 넘쳤습니다. 법은 해이하여 젓고 공의는 시행되지 못하여 악인이 의인을 핍박하는 때였습니다. 이러한 때에 예언자 하박국은 어찌하여 하나님께서 이러한 일을 그냥 두시나이까 부르짖었습니다. 그때에 여호와께서는 오래지 않아 사납고 성급한 백성 곧 갈대아 사람을 일으켜 이 패역(悖逆)한 무리를 징계하겠다고 하셨습니다. 또 그리고 곧 그들이 와서 유대나라를 황폐케 하였습니다. 그런데 놀랄만한 일은 이 갈대아 사람들이야말로 더 악하고 더 패역 하고 더 광포하였습니다. 또 이들은 하나님을 전혀 모르는 무지한 침략자들이었습니다. 오직 자기들의 폭력만 믿고 의지하는 이들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박국 또 다시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주께서 눈이 정결하시므로 악을 참아 보시 못하시며 패역을 참아 못하시거늘 어찌하여 궤휼(詭譎)한 자들은 방관하시며 악인이 자기보다 의로운 사람을 삼키되 잠잠하시나이까』그때에 하나님께서 과연 그들은 더 약하다고 하시면서 그러나『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고 대답하셨습니다.
그 뜻은 아무리 이 역사 속에 일시일시 악이 승리하고 폭력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 같으나 오직 의인은 공의의 하나님의 역사의 주인이심을 기억하고 정의가 곧 하나님의 나라가 최후 승리를 거둘 것을 확신하고 용감히 산다는 뜻입니다.『오직 여호와는 그 성전에 계시니 온 천하는 그 앞에서 잠잠할 찌니라』(합 二․二十)
하나님은 그 성전에 곧 이 우주에 계십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은 우주와 인간의 역사를 다스리십니다. 하나님의 맷돌이 비록 천천히 돌아가나 매우 부드럽게 갈아냅니다. 공의와 자유와 평화는 반드시 승리합니다. 아무리 짐승과 용들이 일어나 어린양을 대적하나 어린양은 반드시 최후의 승리를 거둡니다. 세상나라가 반드시 어린양의 나라가 될 것을 믿고 흔들리 않고 담대히 사는 것이 의인의 믿음의 생활입니다. 한 조각 검은 구름이 청천 백일을 가리울 수 있으나 그것은 잠깐 뿐입니다. 안 중근의사가 이등박문을 저격하고 여순 감옥에서 一九一○년 三월 二十六일 상오 十시 일본인에게 처형될 직전에 그는 이런 말로 유언을 하였습니다.
「이 다음 조국이 광복 될 때에 내 유해를 조국 땅에 옮겨다 묻어 달라.」사실 당시에 국내정세나 국제정세를 살필 때에 한국이 광복되리라는 소망은 조금도 보이지 않을 때입니다. 그러나 안 의사는 조국의 광복을 꼭 믿었습니다. 왜? 그는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믿은 까닭입니다.
그는 문자 그대로 믿음으로 살았습니다. 이것이 의인 곧 모든 참된 그리스도인들의 생활 원칙입니다. 일시일시 역사상 표면에 나타나는 일로 과히 신경을 쓸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믿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 죄인이 죄 사함을 받고 구원을 얻는 길은 겸손히 빈 손들고 나아가 십자가를 붙드는 것뿐입니다. 곧 예수 그리스도를 내 구주로 믿는 것뿐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으로부터 의롭다함을 입은 그리스도인들은 날마다 주님을 미음에 모시고 살아갑니다. 또 이러한 이들은 이 세상이 아무리 어지럽고 악의 세력이 강할지라도 정의와 자유가 최후 승리를 거둘 것을 확실히 믿고 용감히 역사 속에서 살아갑니다.
(1976년 10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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