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도둑이 만난 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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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볼 만한 책이 있나 살펴보다 읽고 싶은 책 두 권을 발견했다. 두 권 다 사고 싶었지만 책값이 너무 비싸서 엄두가 나지 않았다.주위를 둘러보니 서점 점원은 퇴근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책을 보고 있는 사람은 나 혼자였다. 순간 책 한 권을 재빨리 가방에 집어넣었다. 나머지 한 권 값만 계산하고 밖으로 나와 버스 정류장까지뛰어갔다.'이건 정말 옳지 못한 행동이야. 지금이라도 돌아가 책값을 내야해.''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라고 했어.'그런 생각들로 속을 썩이며 집 앞 어두운 골목길로 막 들어서려는데,군인 한 사람이 갑자기 내 앞을 가로막았다. 그 군인은 부대로 돌아가야 하는데 지갑을 소매치기당했다며, 꼭 갚을 테니 차비를 꿔줄 수 없겠느냐는 것이었다. 평소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지만, 낮에한 행동에 대한 반성의 마음으로 2만 원을 건네주고는 은행 계좌번호를 적어주었다.며칠 후 그가 약속한 날짜가 지났는데도 돈이 오지 않았다. 그가 알려준 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결번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군부대민원 신고 센터에 전화를 해 알아보니, 그 사람에 의해 그런 식으로돈을 뜯긴 사람이 열 명이 넘는다는 것이었다.나는 이 이야기를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내 자신이 떳떳하지 못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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