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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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을 이고 다녔던 용접기를 내려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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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윤목사님은 신학을 공부하기 전 시멘트 공장 근로자로, 용접공으로, 별의별 일을 다 했었다. 어느 날인가 다른 공장으로 출장을 가서 용접 작업을 했다. 그 공장에는 작으면서 성능 좋은 전기 용접기가 하나 있었다. 장비에 욕심이 많았던 터라 오토바이에 몰래 실었다. '이렇게 큰 공장에서 용접기 하나 없어진들 망하겠느냐'며 집으로 가져온 것이다. 훗날, 하나님의 은총을 입고 보니 그림처럼 지난날의 잘못들이 생각났다. 회개는 잘못을 뉘우치는 것뿐만 아니라 행동이 뒤따라 와야 하는 것을 배웠다. 기도할 때마다 자꾸 전기 용접기가 떠올랐다. 그는 십 년 가까이 사용하던 용접기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기름을 발라 녹을 닦아내고 페인트도 다시 칠했다. 그리고 그 공장으로 가져가 경비실에 내려놓았다. 순간, 십 년 가까이 이고 다녔던 용접기를 내려놓은 듯 온 몸이 가벼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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