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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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안 보는 곳을 찾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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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수도원에 훌륭한 원장이 있었다. 그는 많은 제자들 중에 특히 한 아이를 지극히 사랑했다. 그 아이는 제자들 중에서도 가장 못생겼고, 무엇을 가르쳐도 늘 쉽게 잊어 버리는 아이였는데도 원장은 특별히 그 아이를 사랑했다. 그러니 다른 제자들의 불만은 대단했다. 그 불만이 쌓이고 쌓여 폭발할 지경에 이르렀다. 마침내 모든 제자들이 마당에 모여 스승인 원장에게 따졌다. 그러자 그는 조용히 말했다. “내가 문제를 내마. 그것을 풀어 가지고 오면 내가 왜 이 아이를 특별히 사랑하는지 알게 될 게다.” 원장은 제자들에게 작은 새 한 마리씩을 주고는 아무도 안 보는 곳에서 해질 때까지 그 새를 죽여 오라고 했다. 절대로 아무도 안 보는 곳에서 죽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질녘이 되자 제자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하여 수도원 마당에는 죽은 새가 쌓여갔다. 그런데 원장이 특별히 사랑하는 아이가 돌아오지 않았다. 한참 뒤 헐레벌떡 뛰어오는 아이의 손에는 작은 새가 산 채로 있었다. 이를 본 제자들은 “저 바보는 원장님이 무얼 시켰는지도 모르나 봐!”하며 비웃었다. 원장은 왜 새를 죽이지 못했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그 아이는 이렇게 대답했다. “원장님께서는 아무도 안 보는 곳에서 새를 죽이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아무리 조용하고 으슥한 곳을 찾아보아도 하나님은 보고 계셨어요. 그래서 새를 죽일 수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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