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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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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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는 고등학교는 집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매일 버스를 타고 통학한다.어느 날이었다. 그날 따라 왠지 버스가 초만원이었다.나는 다행히도 빨리 와서 탔기 때문에 편안히 앉아 갈 수있었다.버스가 사람을 태우기 위해서 섰을 때, 연세가 지긋하신할머니 한 분이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타셨다. 할머니께서 내가 앉아 있는 곳까지 들어오셨다. 나는 '하필이면 왜내 앞에 서 계시는 거야' 생각하면서 '조금 있으면 누군가가 자리를 양보하겠지' 하고 계속 앉아 있었다.그러나 버스 안에 있는 누구도 할머니께 자리를 양보하지않았다. 한참을 그렇게 가고 있는데, 할머니보다 연세가 더지긋해 보이는 할아버지가 일어나시더니 할머니께 자리를양보하셨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몇 분을 서서 가시다가, 그만 쓰러지셨다.나중에 안 사실인데, 그 할아버지는 다리가 불편한 분이셨다.이 사회가, 아니 내 자신이 밉고 죄스러웠다. 누구나 간단히 다 할 수 있는 일인데도, 자기 혼자만 편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원망스럽고, 또 그런 내 자신을 채찍질해본다.요즘 나는 버스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타시면 꼭 자리를 양보해 드린다.할아버지, 할머니 죄송해요.장영미/경남 밀양시 내이동 1176-5 3층<여의주 1996년 11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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