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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의 친인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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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호란때 인질잡혀갔던 비운의 왕세자 소현세자의 세자빈으로간택된 권씨성의 깜찍한 소녀가 있었다. 이렇게 내정이 되면 궁중에 들여 행실을 보는 절차가 있다. 음식상을 받은 이 소녀는 수저를 두고도손가락으로 허겁지겁 집어먹는가 하면 이사람 저사람 보고 히죽히죽 웃는 등 하여 실성한 것으로 보고 다른 소녀로 바꿔 정했다. 궁밖에 나오자 이 소녀는 말짱하게 정상으로 돌아갔고 이 소식을 들은 인조는 내가그 소녀의 꾀에 넘어갔다고 했다한다. 이 사실은 우리 전통사회에서 왕비 되는 것을 싫어했다는 개연성을 입증해주는 것이 된다. 이는 왕가와친인척 맺는 것이 가문의 영예보다 화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고 일상의번잡한 제한으로 인간답게 살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임금님의 친인척은 먹고 살 수 있게는 해주지만 벼슬은 가질수 없게 돼 있었다. 후에 사육신이 되는 하위지가 집현전에서 병서를 편찬한공으로 당시 총재관이던 수양대군이 상을 내렸다. 이에 하위지는 대군이 벼슬할 수 없음은 만고의 법도인데 상까지 내린다는 것은 그 더욱부당하다 하여 상 받기를 거부하고 낙향하고 있다. 야욕이 많은 수양이기에 망정이지 왕자와 부마는 그만한 벼슬에서도 소외받아야 했다. 벼슬뿐 아니라 약간의 이권이나 치부 사치도 가혹하게 제한받았었다.연산군의 아우인 회산군이 가옥법도를 약간 넘겨 집을 지었다 하여톱질해서 납작집으로 만들고있다. 인조의 총애를 독점하고있던 후궁 조씨가 그의 친정집안 사람을 전라감사 허적에게 보내어 청탁하는데 오만불손했던 것 같다. 이에 이 사자를 멍석말이로 패죽이고 문밖에 내다버렸다. 임금님의 법도만 확고하면 친인척의 이권이나 사치는 이처럼 철퇴를 받았던 것이다.성종때 임금님의 외삼촌이요 대비의 동기간이 수입목재인 자단향으로 사랑채를 달아냈다는 소문을 들었다. 사람을 시켜 확인하고는 병을핑계삼아 경복궁으로 잠시 이궁하여 그 외척을 베어 죽이고는 환궁하였다. 대비가 알고 용서해줄 것을 청할까봐 궁을 옮기기까지 해서 외척의사치를 처단했던 것이다.권력집중 측면에서 대통령은 옛날 임금에 미치지 못할텐데 웬 친인척 비리가 항상 말썽이 되고 우리 사회의 고질이 돼내렸는지 모를 일이다. 검은 돈의 행방으로 이 친인척들의 곳간들이 자주 암시되고 있음도그래서 순리요 필연이다. 인조를 속인 간택받은 소녀처럼 이번 기회에친인척이 대통령이 되는 것을 싫어하는 풍토가 정착되도록 제도적 보장과 윤리적 성숙을 모색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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