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법회의에 회부된 ‘낙담케 하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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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트렌스발공화국 간에 벌어진 보어 전쟁(1899-1902) 중에 레이디스미스란 도시가 영국군의 포위를 당하여 극한 긴장이 계속되었다. 모두 마을과 수비대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몰라 불안과 초조함 속에 순간순간을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한 시민이 길을 따라 걷다가 재미삼아 그곳을 지키는 수비군들에게 조롱하는 말을 했다. 그에게 별 악의가 있어서 한 말은 아니었지만 초긴장 상태에 있는 군인들에게는 자극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는 적에게 가세하지도 않았고, 또 그럴 마음이 없었던 것이 확실하였지만 단지 사람들을 조롱하는 말을 하여 군인들을 낙담 시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군법회의에 회부되었고 또한 실형까지 받아야 했다. 그의 죄명은 ‘낙담시키는 자’라는 것이었다. 그는 총을 쓰지는 않았지만 많은 군인을 낙담과 무기력에 빠뜨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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