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마르코스의 비극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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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2월 26일 새벽, 필리핀을 20년 동안 쥐고 흔들던 독재자 마르코스에게 종말이 왔다. 계엄령으로 국민들을 억압하고 족벌체제를 구축하여 엄청난 치부를 했을 뿐 아니라, 정적 아키노를 백주에 암살하고 유권자들의 신성한 표를 도적하던 마르코스는 드디어 분노한 국민들에게 쫓기어 부인 이벨다와 친척, 그리고 운전사 출신 참모총장이었던 그의 충견 베르와 함께 미군 헬기를 타고 도주해 버렸다. 권력의 기점이었던 말라카낭 궁에는 마르코스 가족이 반쯤 먹다만 음식, 꽃값 청구서, 백악관 대변인의 최후 통첩장, 병든 마르코스를 위한 산소탱크, 탄알과 자동소총 등이 널려 있었고 버림받은 시종들은 “신이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하면서 처참히 눈물짓고 있었다. 끝까지 남편의 대통령 직을 승계받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이멜다의 대형 침대 위에는 나무를 깎아 만든 왕관이, 벽에는 미인대회에서 우승하던 젊은 시절의 반라 그림이 끝나버린 영광을 말해 주듯 초라히 걸려 있었다. 우리 인간의 이 땅에서의 삶은 이처럼 영원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의 재림으로든, 생의 마지막 죽음으로든 인간의 삶에는 분명히 끝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끝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삶이 지혜로운 삶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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