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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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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수원 빈센트병원 신경정신과에 입원해 계신 이창자집사님을 찾았습니다.다른 병동과는 달리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병실에 들어서자 남편인 배문순 선생께서 부인에게 음식을 먹여주고계셨고 이창자 집사님은 잠깐 동안이지만 저를 알아보고 환하게 웃으며손을 내밀었습니다.7년 전부터 시작된 집사님의 병은 알츠하이머병, 이른바노인성치매라고 불리는 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무지하다가 요근래미국의 레이건 전 대통령이 이 병에 걸림으로써 전세계의 관심이집중된 병입니다.인간이 일정한 나이가 들면 하루에 수천개씩의 뇌세포가 죽어가는게 당연하지만 이 병에 걸린 사람들은 하루에 수십만개 혹은 수백만개의뇌세포가 파괴됨으로써 치매현상이 일어나다가 급기야 죽고마는무서운 병입니다. 이유도 원인도 없이 생기는 병, 그래서 의사들은암보다도 무서운 병이라고 말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얼마전 레이건씨는 자신이 이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발표하고 앞으로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하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해 달라는 소위 [대국민사과메시지]를 미리 발표했습니다. 미국인들은 이러한 그의 용기있는태도에 존경을 보냈습니다.얼마후면 자신의 뇌세포가 망가져 미친사람처럼 되고 급기야는 죽고만다는 사실을 미리알고 그러한 사실을 사람들앞에 발표하는 마음이오죽 고통스럽겠습니까 저도 기사를 읽으며 마음이 아팠습니다.병 간호하느라고 힘드시겠다며 배선생님을 위로하자 말을받았습니다.{정말 괴로운 것은 주위사람들의 시선이예요. 어떤 사람들은 제아내가 귀신들렸다고 하고 또 누구는 저의 날카로운 성격때문에 아내가이렇게 된 것이라고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어요.아이들과 친척 등 가까운 사람들의 눈초리가 더 부담스러워요….}착찹한 심정으로 위로를 마치고 기도원으로 집사님을 퇴원시키기 보다는 집으로 모시는게 낫겠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병실을 나왔습니다. 문득 중국 우탁의 시한편이 생각납니다.한 손에 막대 잡고 또 한 손엔 가시쥐고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렸더니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내 청춘 뉘를 주고 뉘 백발 가져온고오고가는 길 알았던들 막을것을알고도 못막을 길이니 그를 슴어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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