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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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대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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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때의 일이다.이 장곤이란 사람이 교리(校理)벼슬을 하다가 죄없이 연산군의 미움을 받아서거제도로 귀향살이를 떠나게 되었다. 당시의 관례로 보아 이런 경우엔 어김없이 죽음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이교리는 억울한 죽음을 승복할 수 없어 귀향길에서 도망을 쳤다. 그리하여 함흥땅 어느 깊은 두메산골 백정의 집에서 데릴사위노릇을 하면서 숨어 살았다.이렇게 사는 것이자기의 운명일게라고 체념하고 살던 그에게 어느날 중종반정(中宗反正)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에그는 다시 현직에 출사했고 그 후에우찬성이라는 지위에까지 오르게 되었다.그런 그가 상놈중의 상놈인 백정의 데릴 사위로 살던 것을 잊지않고 그의 딸을임금에게 특청을 해서 정실로 맞아 들였다는 것이다.어려울때 자기를 도와주었던 여인을 잊지않고 신분의 벽을 깨뜨리고 자기의 정실로 맞이해 훗날 정경부인으로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그는 백정을 백정으로 본 것이 아니라 자기와 똑같은 인간으로 보았던 것이다.그런데 이와 같은 사람도 있었다.조광조와 그의 추종자들을 절묘한 계책으로 죄없이 일망타진한 사건이 있었다.간신의 대표급으로 거론되는 남곤과 심정이 주동이 된 기묘사화이다.안 처겸이란 사람은 동지들과 더불어 간악하기 그지 없는 곤정의 무리를 조정에서 몰아내고 자기네 들이 정권을 잡아야한다고 생각하고 은말하게 거사를 게획하고 있었다.이때 안처겸의 고종 사촌이지만 그 모친 여종이라는 이유 대문에 쌍놈 신세로전락되어 온갖 수모와 멸시를 받아가며 살던 송사련이라는 사람이 있었다.그는 안처겸의 거사를 눈치채고 자기도 그 거사에 한 몫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사정을 했다. 자기의 신분 상승을 위한 결사적이 몸부림이었다.그러나 양반이 아니면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한 안 처겸은"상 놈주제에 분수도 모르고 건방지게 양반들의 일에 끼어들려고 한다"면서 호통을 쳐서 쫓아버리고 말았다.이에 화가 난 송 사련은 안 처겸의 음모를 곤정일파에게 고자질하고 말았다.그 결과 안처겸과 그에 관련된 사람들은 일망타진되고 사건을 고변한 송 사련은 일시에 양반 신분으로 상승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안 처겸의 재산까지 차지햇고 아울러 절충장군이라는 벼슬가지 제수 받았다.이 장곤이라는 사람과 안 처겸이라는 사람을 비교해 보자.한 사람은 인간을 어디가지나 인간으로 보았고.한 사람은 자기도 인간이면서 자기와 입장이 조금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를개나 돼지처럼 취급했던 사람이다.성경은 말씀하고 있다약2::1에서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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