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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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위한 열매가 아니기에 값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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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벅이 쓴 '대지'를 영화화한 작품에 이런 감동적인 장면이 있습니다.
주인공 왕릉이 장가를 갑니다. 아내 될 사람은 짐승처럼 일만 해온, 어느 부잣집 종이었습니다. 흙의 아들인 왕릉, 그는 참으로 건강한 체구에 소박한 심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가 아내 될 처녀를 데리고 싱글벙글 웃으며 시장거리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몇 개의 복숭아를 산 왕릉은 처녀와 함께 먹으면서 벌판을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왕릉은 맛있게 복숭아를 먹고, 그 씨를 길가에 던져 버렸습니다. 그 때 처녀는 황급히 달려가서 그 씨를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깊숙이 흙을 판 후 그 씨를 묻는 것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갖은 학대와 혹사 속에서 일만 해온 처녀인지라 그녀의 얼굴은 야위었습니다. 그러나 아름다웠고 특히 두 눈에는 사랑이 불타고 있었습니다 그런 처녀가 버려진 복숭아씨를 주워 다가 땅 속에 깊숙이 묻고 있습니다. 지평선이 아득히 보이는 대지에 복숭아씨를 심는 모습이야말로 아름 답다기 보다 차라리 성스러운 신앙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복숭아씨에서 싹이 납니다. 그 싹이 자라서 나무가 됩니다. 그 나무에 열매가 맺힙니다. 그런데 그 복숭아는 누구의 소유가 될 것일까 분명히 처녀의 소유는 아닐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감동적입니다. 개인의 이해를 초월하여 저 대지에 생명의 씨를 심는 처녀야말로 성스러운 신앙심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 그 보잘것없이 버려진 씨가 땅속에 들어갑니다. 묻힌 씨는 썩어갑니다. 그런데 거기 생명이 자랍니다. 죽어 없어진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생명이 자라 큰 나무가 되어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조석으로 보는 열매들은 모두 다 그렇게 해서 열린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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