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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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팡 테리블]이라는 장 콕토가 쓴 소설이 있다. 무서운 아이들이라는 뜻이다. 부모 잃은 어린 남매가 어른 세계로부터 담을 쌓고 꿈을 지켜나가다 끝내 지켜낼 수 없자, 아우는 독약을 마시고 누나는 권총으로 이마를 쏴 자결한다. 미국에 앙팡 테리블이 횡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아이들의 이유없는 난사사건의 빈발을 두고 일컬은 것일 게다.물론 [앙팡 테리블] 과는 자해-가해의 차이는 있지만 기성세대의 안식으론 이유도없고 이해할 수도 없다는 차원에서 무서운 아이들이다. 댄 스파티에서 단총을 난사한 아이는 잊혀지지 않는 밤을 만들어주는 것이 동기요, 30일 플로리다에서 일어난 난사는 차속이건 모텔이건 마구잡이로 들어가 쏴댄 이유없는 살상이었다. 이처럼 동기도 불특정이요, 대상도 불특정이다.미국이 이에 대처하는 데는 두가지 방법밖에 없다. 그 중 하나는 총기소유를 불법화하는 일이다. 총격으로 암살당한 킹 목사와 케네디 대통령 형제를 배출한 매사추세츠주에서 총기소지 금지법에 찬반 투표를 한 적이 있으나 2대1로 부결되었었다. 범죄를 막는 데 총기가 필요한 미국이요, 그래서 소유금지는 난망이다.그렇다면 가정이나 학교에서의 아이들 인성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기성 미국 아이들 인성의 틀은 가정-교회-학교에서 잡아 주던 근검, 자조, 박애의 청교도 정신이었다. 지금은 모두 증발하고 가정에서나마 이 전통이 애오라지 남아있는 지역이 미국 동북부다.밥주걱 같은 엉덩이 매를 가게에서 파는 것을 볼 수 있는 것도 이곳이다. 교내 폭력이 극에 달해 선생님들이 경보기가 달린 시계를 차고 다니고 학교 요소마다 무인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요새 학교가 등장하고 있는 판이다. 이 동북부 지역에는 교내 폭력이 현저하게 적다는 것과도 무관치는 않을 것이다.최근 한-중-일 중-고교의 교내 폭력을 비교해놓은 것을 보았는데, 구타 등 폭력-금품갈취-집단소외-괴롭힘 등에서 한국이 거의 갑절로 심각했다. 이 역시 아이들의 인성에 틀이 잡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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