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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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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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철없는 갓난 아이가 길바닥에서 놀고 있는데 말 한마리가 달려드는 것을 엄마가 보았다 하자. 서양 엄마라면 달려가 아이쪽에 등을 대고 달려드는 말을 향해 공격 태세를 취한다. 한데, 한국 엄마라면 달려드는 말쪽에 등을 대고 아이를 감싸안고 본다. 동서양의 심정을 비교 할때 곧잘 인용되는 모델로서 모정이 공격 보호로 발휘되느냐 방어 보호로 발휘되느냐의 차이인 것이다.20여년전 양평 인근 철로에서 아이를 안고 치여죽은 모정사고가 있었다. 그때 한국을 잘 아는 한 외국인이 이런 글을 쓴 기억이 난다. 서양인 어머니라면 철길에서 노는 아이를 끌어 던져 죽는 일이 있더라도 던져놓고, 도망치다 발이 절단되는 일이 있더라도 끌어안고 도피동작을 둔화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다는--. 아이를 안고 미구에 닥칠 가혹한 운명도 수렴하고 보는 한국 모정이다.엊그제 전라도에서 불난집에 아이를 구하러 들어간 어머니가 아이를 꼭 끌어안고 타죽은 채로 발견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죽은 이후에도 끌어안은 팔 힘이 이완되지 않은 강인한 너무나 한국적 모정의 유형을 보는 것같았다. 이에서 서양 어머니보다 모정이 진하다거나 서양 어머니처럼 아기를 화염바깥으로 던졌으면 죽지않았을 수도 있지 않았겠느냐의 공과를 따지고 싶은 마음은 없다.서양의 자연은 죽어 있다 할 정도로 비활성으로 인력에 굴복 순종해 왔기로 서양 사람들은 매사에 공격적이다. 한데, 한국의 그것은 활성으로 모질기 그지없어 그 앞에 무릎꿇고 순종하지 않으면 재앙이 닥치기에 방어적이다. 여름날 애벌이 사는 벌집에 어미벌이 날개로 부채질을 해주어야 만한다.한데, 양봉은 벌집에 엉덩이를 박고 능동적이요 공격적인 날개질을 하는데, 한국의 토종벌은 머리를 박고 수동 방어적인 날개질을 한다는 것도 위기에 닥친 모정의 동서차이와 흡사하다. 곧 자연의 활성 비활성이 동물 모정의 진하고 덜함을 좌우한 것이 아닌가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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