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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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의지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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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된 독일의 쾰른시. 독실한 신앙인으로 알려진 프랑케 부인의 부엌방에 6년 간 세들어 살고 있는 서른 여덟 살의 케테.
그녀의 인생은 온통 비극적이었습니다.
전화교환원인 남편은 가출했으며 남겨진 것은 가난에 중독된 창백한 세 자녀뿐이었습니다. 케테는 한 달에 한 번씩 지저분한 여관에서 남편을 만났습니다. 가난과 고생으로 부쩍 늙어버린 남편을 향해 던지는 케테의 절규. '당신은 왜 이 절망적 상황에서 기도하지 않나요. 기도만이 유일한 희망임을 당신도 알잖아요.' '주님은 내게서 너무 멀리 있어.' '아니예요. 지금 우리 곁에 있어요.'
이상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하인리히 뵐의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라는 작품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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