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턱의 사회학
본문
아프리카 오지에 사는 갈로족은 부의 평등 분배로 평화를 유지하는별난 종족이다.토지를 평등하게 나누어 갖고 농사와 목축과 수렵을하고 사는데 3년이 지나면 부에 차등이 생긴다.선택한 농작물이나 가축들이 시후에 맞고 안맞고 하는 변수가 작용한 때문이다.그러기에 3년마다 잘살게 된 사람은 창고문을 열어놓고못살게 된 사람들로 하여금 약탈해 가도록 하여 평등한 입장에서 재출발한다.미국 북서안의 인디언 사회에서는 날을 잡아 이웃 마을의 추장 일행을 불러 성대하게 잔치를 베풀고 선물을 한다. 그 잔치 자리에서 자기 마을의 무기며 배며 곡식 피혁 등을 보다 많이 두들겨 부수고 불에 태운다.그러면 이웃 추장은 반례를 하는데 보다 많은 재물을 파괴하고 보다 융숭한 잔치와 선물을 할수록 영예가 된다. 이렇게 부를 파괴함으로써 차등에서 야기되는 갈등과 증오를 해소시키며 공존한다.공동체 사회에는 어떤 형태로든지 많고 적은 부와 좋고 궂은 기회를 나누어 가짐으로써 화목과 평화를 추구하는 장치가 돼있었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사회적 관행이 꽤나 발달했었다.일테면 과거에 급제하면 그 소식을 빨리 접하는 관노들이 패거리가되어 그 경사난 집으로 달려가 급제 소식을 고한다. 이를 접한 주인은곳간문과 장독 뚜껑을 열어놓고 시한부로 약탈을 허용한다. 집안에 대사를 치르면 지나는 행인들이 한상을 받는 것은 선심이 아니라 권리다.그리고 잔치 음식을 온 동네에 나누어 공식하는 잔치 풍습도 그렇고 외지에 나갔다 돌아올때 선물을 사오는 일에 별나게 구속받는 것도이질 체험을 동고동락하는 사람들과 공유하려는, 그래서 그 공동체로부터 소외받지 않으려는 공존공생의 지혜인 것이다.친지나 동료간에 승진-합격-이사 등 뭣인가 좋은 일이 생기면 한턱내라 하고 또 한턱 낼 생각을 하는 한국 사람이다. 바로 이 한턱이 더불어사는 사람끼리 부나 기회의 차등을 분배하여 갈등과 거리를 해소시켜 공생공존하려는 한국적 생활의 지혜인 것이다.전통적 미덕인 이 한턱에 현대인의 통폐인 타산이 야합하여 한턱을금전 액수로 따지려는 송사가 화제가 되고 있다. 처음 청한 술과 안주값만이 한턱값이라는 명판결이 나왔으나 아예 돈으로 따질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다.한턱의 질이나 한턱 내는 사람에 따라서 한턱의 양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자꾸만 좁아지는 정신적인 영역의 경제적 외침으로부터의 보호를 절실하게 하는 한턱값 송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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