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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상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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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람들은 헤티 그린이라는 할머니를 기억하고 있다. 80세에 작고한 이 할머니는 8천필지의 부동산과 1억2천5백만달러라는 거액을 남겼는데 통조림 깡통에 그 거액 예금통장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값싼 오트밀만으로 끼니를 이었는데 연료비가 든다고 데워 먹는 법도 없었다.그녀의 14세난 외아들이 응급 치료를 요하는 다리를 다쳤는데도 무료진료소를 찾느라고 닷새간을 허송한 바람에 이를 절단해야만 했다. 옷은깃마다 닳아 마치 하얀 줄을 댄것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했고 전기를 적게 쓰는 구식 전기구를 찾아 사흘동안 고물상을 뒤진 할머니다. 이 분이작고했을때 뉴욕 타임스는 돈을 쓰지 않은데서 행복을 개척하는 프론티어라고 찬양했다. 물론 이 할머니가 남긴 유산은 문화기금으로 선용되고있다.미국의 [U S A 투데이]지는 지난 13일자에 헤티 그린 할머니 같은풍요속의 구두쇠 할머니들을 특집하고 있다. 텔레비전이며 전화도 없이노점상생활 26년동안 벌어 모은 1백50만달러를 공공도서관에 기증한 레이몬드 페리 할머니, 4백80만달러를 농아학교에 기증하고 죽은 올리브스윈들러는 난방없이 겨울을 지내는 역시 구두쇠 할머니다.80평생을 라디오 하나 없이 독신으로 살아온 매리 맥긴스는 1백40만달러를 장학금으로 남겼는데 그중 50만달러의 현금을 그녀의 유일한 세간인 무쇠난로 속에 간직하고 있었다. 이들의 공통된 삶의 철학은 어릴적 가난하게 살았거나 종교적 검약의 감화로 돈을 헤프게 쓰는 것에 죄악감을 가졌기 때문으로 학자들은 해석했다.[동패낙송]이라는 문헌에 보면 우리 조상들 가운데 무일푼으로 살림을 시작, 묵밭을 가꾸고 길쌈 행상을 하면서 가산을 일구는 검약 근면한여인 이야기가 없지 않다. 남양의 장씨 여인은 그렇게 번 수천섬을 행려병자 병구료 밥 구황하는데 썼고 제주기생 김만덕은 그렇게 모은 수천섬의 곡식을 기근에 죽어가는 백성에게 풀어 구황했다.근년들어 평생 품 팔아 모은 돈을 대학에 기증하는 할머니가 늘고있더니 전주에서는 40년간 홀몸으로 살면서 고구마 떡을 광주리에 이고행상을 했던 할머니가 평생 모은 돈 1억원을 전북대학교에 장학금으로희사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살벌해진 세상의 살기를 무디게 해준 할머니다.같은 신문에 실린 세살짜리 손자에게 12억원 짜리 집을 사준 돈 많은 할아버지와 대조돼 더욱 그렇고 정국이 검은 돈에 휘말려 파국으로치닫는데 억대의 냄새나는 돈으로 비행기 1등석 타고 나가 골프 외유를즐기는 국회의원들과도 대조되어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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