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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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생들이 신입생을 환영한다 하여 과분하게 술을 먹이거나 학대를 가한 것이 도를 넘쳐 죽음에까지 이르게한 경우가 종종 있어 왔다. 신입생의 이질요인을 동질화한다는 명분으로 살인까지 유발한 이 악습을 앞으로 형사처벌한다는 보도가 있었다.새내기의 기를 꺾는다 하여 면신례 또는 신래침학이라고 하는 이 신입생학대 풍습은 서양에도 있다. 상급생이 신입생에게 가하는 이 괴롭힘을 [스톰]이라 하는데 옛날에는 창피를 주는 정신적 학대이던 것이근년에는 음식을 억지로 먹이는 육체적 학대로 달라졌다.연전에 프랑스의 명문 스타니스라스 중학교에서 유행했던 스톰 메뉴가 [피가로]지에 보도된 것을 보면 이렇다. 개 밥에 돼지 머리와 초를섞어 끓인 걸쭉한 죽을 맥주에 타서 몇 그릇이고 퍼 먹인다. 이를 두고 당시 교육 장관은 이를 금지시키지 못하고 스톰의 메뉴를 덜 고약하게 개선시켰을 뿐이라 했다.일본서도 지난 봄 5백㏄ 술잔에 폭탄주 5잔을 연거푸 먹여 죽게한 신입생 환영 살인이 사회문제로 됐었다. 어쩌면 우리 나라는 면신문화가 가장 발달한 나라가 아닐까 싶다. 서당이나 중학 예문관 교서관 성균관 등 각급 학교에 새로 입학하거나 전입해온 서생은 반드시 면신례를 겪어야 했다.당분향이라 하여 얼굴에 인분 칠을 하거나 미친 여인의 오줌을 받아칠하고 개가 흘레하는 시늉을 지으라는 등 하여 창피를 주었다. 또는거꾸로 매달고 발바닥에 말굽쇠를 박는 가혹행위도 자행했다. 실록에보면 이 면신례가 지나쳐 죽거나 병신이 된 사례가 비일 비재하다.안평대군도 백운대 정상의 뜀바위를 뛰어넘는 담력을 과시함으로써면신을 하고 있다. 율곡 이이도 승문원 면신례의 희생자로, 이폐습에대한 장문의 상소를 하고 있다. 상소문에 면신례의 기원에 대해 언급했다. 고려말에 홍분방이라 하여 권력자의 젖비린내 나는 애숭이들을급제시킨데 대한 불만과 원망의 분풀이로 이들이 부임해 오면 가했던학대가 그 뿌리라는 것이다.신입생의 환영 학대는 악습인 것만은 틀림없으나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학생간의 괴롭힘 곧 [이지메]는 이 면신례와 반비례의 관계가 아닌가 하는 시각도 있다. 이지메는 동질화되지 않은 특정 학생에대한 다수 학생의 반동이나 반감에서 저질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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