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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그리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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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고 놀기만 하는 베짱이 이미지는 이솝 우화말고도 부정적이다.영국 시인 키츠의 [베짱이] 라는 시가 있는데 여기에서도 베짱이는 향락과 퇴폐문명을 대변하고 귀뚜라미는 그 퇴폐를 예감하고 절제 근검하며 사색하는 문명을 대변한다.영국 경제학의 대가 찰스 핸디는 근간의 [헝그리 정신]에서 향락과 노래로 지새우는 베짱이와 조용히 누워 되새김질하는 소를 대조시켜 문명비판을 하고 있다. 깡마른 주제에 뛰어봤자 풀섶이요 살아야 한철이면서 요란하기만한 베짱이에 거친 풀 되씹으며 진진한 맛 음미하는 소를 대조시킨 것이다.세상이 지금 같은 속도로 안락을 지향하면 1백년후에는 모든 소비가 16배로 증가한다 하고 그것이 인간 행복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고 물은 찰스 핸디는 많아지는 것보다 좋아지는 것이 무엇인가에 크게 눈 돌릴 때라 했다. 걸맞지 않은 것들은 먹지도 입지도 갖지도 말고 자신속의 허위는 모두 도려내어 스스로를 빈곤 접근상태에 있게 한다 해서 신문 명의 패러다임으로 [헝그리 정신]을 내세운 것이다.서양 학자들 사고로는 이해 못하는 한국인의 저력이 헝그리 정신이다. 중종때 선비 김정국이 '먹고 입고 살 단 한 가지씩만 갖고 시렁에 책한궤, 늙은 몸 의지할 지팡이 하나, 봄볕쬘 쪽마루만 있으면 근심도 사라지고 착하게 잘 살아지더라'던 그 경지다. 상대적으로 어려울때 다른나라 사람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에너지가 한국인에게서 발휘된다고 지적한 이는 미래학자 허먼 칸이다.5∼6년을 주기로 닥치는 가뭄 등 천재지변과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잦았던 외난으로 헝그리 영역에 길들어 있기 때문이라기도 하고 자기희생을 무릅쓴 공존공생의 유교정신, 한국인의 심성 심층에 유별난 활력을 잠재하고 있는 신바람 등 여러 이유를 드나 아무튼 한국인의 생산적 헝그리 정신은 괄목할 만하다.지금 경제한파로 인한 실업이나 환란으로 헝그리 영역에 재진입하고 있다. 미구에 우리 민족의 생산적 저력층에 가닿아 기폭시킬 것이다. 그리고 경박한 베짱이의 길이냐 근검한 소의 길이냐의 갈림길에서 선택을 요구받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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