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대 앞의 영사기
본문
6.25 전쟁 직후, 서울 변두리에 있는 어느 고아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원아들이 어찌나 빤질거리고, 말을 안 듣든지, 그 곳에서 일하는 선교사 한 분이 하루는 기발한 꾀를 냈다.
하루 날을 잡아 그는 원아들을 모두 사과가 탐스럽게 익은 과수원으로 보내 풀을 뽑으라 했다. 이 날만은 아무도 감독하지 않으니 알아서들 하라고 말만 해 두었다.
이윽고 해가 지고, 원아들이 저녁 식탁에 둘러 앉았다. '오늘은 열심히들 일했으니, 영화를 보여 주겠습니다.' 선교사가 광고를 하자, 와! 하는 함성으로 식당이 터질 것 같았다. 식사가 끝나고, 불이 꺼지고, 영사기가 쯔르르르 돌아간다. 원아들이 숨을 죽이고 눈만 반짝거린다. 이 때, 누군가가, '저기, 우리 과수원 아냐'하고 소리를 질렀다. 맞다. 선교사가 원아들 몰래 원아들이 과수원에서 일하는 모양 모양을 죄다 찍어 가지고 보여 주고 있는 것이었다.
영화 속에는 열심히 풀을 뽑는 사람, 사과나 따 먹는 사람, 낮잠 자는 사람, 장난치는 사람, 도망가는 사람, 장기 두는 사람, 만화책 보는 사람, 오줌 누는 사람, 똥 누는 사람....
자기가 어떻게 한 모양을 다시 보는 원아들이 어떤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보고 있을까
하루 날을 잡아 그는 원아들을 모두 사과가 탐스럽게 익은 과수원으로 보내 풀을 뽑으라 했다. 이 날만은 아무도 감독하지 않으니 알아서들 하라고 말만 해 두었다.
이윽고 해가 지고, 원아들이 저녁 식탁에 둘러 앉았다. '오늘은 열심히들 일했으니, 영화를 보여 주겠습니다.' 선교사가 광고를 하자, 와! 하는 함성으로 식당이 터질 것 같았다. 식사가 끝나고, 불이 꺼지고, 영사기가 쯔르르르 돌아간다. 원아들이 숨을 죽이고 눈만 반짝거린다. 이 때, 누군가가, '저기, 우리 과수원 아냐'하고 소리를 질렀다. 맞다. 선교사가 원아들 몰래 원아들이 과수원에서 일하는 모양 모양을 죄다 찍어 가지고 보여 주고 있는 것이었다.
영화 속에는 열심히 풀을 뽑는 사람, 사과나 따 먹는 사람, 낮잠 자는 사람, 장난치는 사람, 도망가는 사람, 장기 두는 사람, 만화책 보는 사람, 오줌 누는 사람, 똥 누는 사람....
자기가 어떻게 한 모양을 다시 보는 원아들이 어떤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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