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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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추 월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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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무속신화에 이런게 있다. 해도 달도 없는 까막나라 임금은 나라안을 밝히고자 사나운 개로 하여금 하늘나라에 가서 해와 달을 훔쳐오도록시켰다. 가서 해를 무니 너무 뜨겁고 달을 무니 너무 차가워 물어오지 못했다.까막나라 임금은 포기하지를 않고 기회만 있으면 개를 시켜 해와 달을 물어오도록 하는데 그 개에 물렸을때 물린 부위만큼이 일식과 월식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까막나라 임금은 연중 가장 밝고 둥근 중추날밤의 달을 물어오도록 시켰다. 우리 속담에 풍요속에 굶주리는 처량한신세를 [보름날개꼴] 이라 한다. 이와 연관되어 [보름날 개 밥주는 계집]이라는 말도 있다.자신의 이익을 스스로 손상시키는 자해행위를 빗대는 속담이다.이는 달이 밝은 대보름날에는 개를 굶기는 관습에서 비롯된 것이다. 달을잡아먹는 개이기에 달과는 상극이요 이날 밥을 주면 개에 기운을 돋우어 월식을 야기하고 풍요와 다산을 가져다 주는 달 기운을 가로챈다고알았기 때문이다.월식은 불행과 횡액과 죽음을 몰아 오는 부정적 조짐이라는데 동서양이 다르지 않았다. 달의 밝은 부분은 풍요와 다산의 원천이지만 보이지않은 어두운 부분은 피에 굶주린 여신들의 안식처다. 중동에서의 달의여신아나토는 이 암부에서 살면서 쾌락을 위해 살인을 일상으로 한다.힌두의 여신 카리마는 사람의 두개골로 네크 레이스를 하고 남자의성기를 엮어 이어링을 한다. 희랍 신화에서 정절을 지키는 다이애나 말고 폭풍을 일으키며 마녀들을 보호하는 공포의 여신 헤카데도 달의 암부에서 산다. 헤카데는 미국의 축제인 핼로윈의 호박으로 이승에서 살고 있다.그리스도를 비롯 시저 아그리파가 죽었을때 일식이나 월식이 있었다.햄릿은 밀물 썰물이 없어지는 월식으로 말세를 감지하였다. 로미오가은색빛나는 황홀한 달에 걸고 사랑을 맹세하자 줄리엣은 당신의 사랑이밤마다 달라지고 월식으로 증발해 버리기도 하는 달같이 변심무상한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우리 한국사람 달을 좋아하여 일년 열두달 명절아닌 보름날은 없다.그 보름중 보름이 팔월 보름인 추석이다. 하필이면 달을 띄워놓고 말살시킨뜻은 불경기 불황속의 우울한 추석 달이어서인지 달의 여신과 동명인다이애나에의 애도 때문인지 모르겠다. 옛날 같으면 대소 위정자는실정 실형에 대한 응징으로 받아들여 밤새워 등에 채찍질하며 근신했을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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