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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세익스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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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덕하게 생긴 한 중년 남자가 영국 스트래트포드의 한 술집에서 런던에서 온 옛 친구 둘과 밤새워 술을 마시고 그 여독으로 죽었다.한평범한 서민의 죽음이었다. 그런 지 7년 후 교구의 교회에 비석이 섰는데 백정의 아들로 문맹이며 재간이 있어 엘리자베스 여왕 앞에서 연기를 한 적이 있다고 새겨져 있을 따름이었다.동서고금을 초월한 거인셰익스피어가 사후에 남긴 흔적으로써 너무 초라했다. 궁정생활을 하지않고는 그런 무대를 구상할 수 없으며, 박식하고 견문이 비상하지 않고는 이룰 수 없는 거대한 그의 업적과, 한낱 백정의 아들로 남의 집 사슴을 훔치다가 마을에서 추방당하는 전력의 셰익스피어와를 연결시키기에는 그 고리가 너무나 빈약했다. 그래서 진짜 작품을 쓴 본인은 따로있고 셰익스피어란 빌린 이름에 불과하다는 설이 꾸준히 대두해온 것이다.이 대인설을 셰익스피어학에서 분리, 새학문으로 구축해내렸으며, 버너드-쇼 토머스-칼라일 나다나엘-호손 월트-휘트먼 다니엘-데포오 헨리-제임스 같은 대가들도 이 대인설을 신봉했다. 현재까지 내세운 진짜셰익스피어는 16명에 이르는데 엊그제 보도된 바로 한 러시아 작가의 꾸준한 추적으로 다시 한 명이 추가되어 17명이 됐다. 영국의 멘네르스백작으로 당시 천하게 여겼던 극작인지라 무명배우였던 셰익스피어의 이름을 빌려 극작을 했다고 그 증거를 댔다.진짜 셰익스피어로 거명된 사람으로 여왕의 특별 보좌관이던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이 있다. 당시 권력구조와 충돌을 피해 대명을 썼던 것이며, 그 가능성을 암시하는 문서도 발견되고 있다. 프랑스 상류사회를모르고는 쓸 수 없다는 대목들을 들어 극작을 했던 더비 백작을 드는이도 있고, 문장의 평균 길이와 문장구성을 분석해서 당대의 극작가인크리스토퍼 멀러우를 내세우기도 했다.17세의 셰익스피어는 아버지 심부름으로 인근 수도원에 갔다가 앤호이트레이라는 수녀를 사랑하게 되는데 대단한 글솜씨가 있어 시집도몇권 냈다.셰익스피어가 연상의 여인과 결혼하게 되자 앤은 [태양의 얼굴을 가리는 더러운 구름]으로 이 연상의 여인에 질투를 토로했다. 그 질투를셰익스피어의 이름으로 창작하는 것으로 승화했다는 설도 제기되었다.이렇게 많은 셰익스피어가 대두해 왔고, 대두하고 있으며, 대두해 나가겠지만 공통된 허점은 이들이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않고 있다는 점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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