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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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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정에서는 쓸모없는 옷가지나 가재도구가 축적되면 자기집주차장에 늘여놓고 행인들에게 헐값으로 판다. 판다기보다 쓸모있는사람을 찾아 준다는 편이 옳다. 이 개인 벼룩시장을 개라즈 세일이라 한다. 상류층 부인이 캐딜락을 타고와서 개라즈 세일장에 들러중고 브레지어를 가슴에 맞추어 보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중고품에 그만큼 친숙하다.점블 세일이라는 것도 성행한다. 종교단체나 부인단체에서 난민돕기 점블 세일을 개장하면 그 현장에 두 줄의 장사진이 형성된다.하나는 입지 않는 옷가지나 쓰지 않는 중고 세간들을 희사하려는 인파요, 다른 한 줄은 그희사한 중고품을 싸게 사려는 인파다. 이렇게 해서 돈을 마련하여 난민을 돕는다.갓난 아기가 있는 집의 초대를 받 아 갈때면 선물로서 으레 그아기에게 입힐 만한 헌옷을 정갈스레 빨아 갖고 간다. 우리 나라 풍습에 비춰볼때 그렇게 했다면 남의 집 귀여운 자식을 깔보았다 해서오랫동안 섭섭해 할 것이다. 결혼식장에 가 면 신부가 입고 있는 웨딩드레스는 7대조 8대조 할머니가 입기 시작했던 드레스를 그 후손이 30여명 40몇명째 입고있다고 자랑스럽게 아나운스를 한다.카터 전 미국 대통령 부인이일생일대의 경사인 취임식전에서 입었던 드레스는 중고품이었다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겉보리 석되만 있으면 석숭이 입었던 두루마기도 마다한다는 속담이 있다. 석숭은 옛날 중국 최대의 부자다. 세상에서 제일 가난하다는 흥부도 옷적선에는 화를 낸다는 속담도 한국인의 중고품 의식을잘 대변해주고 있다.남이 입었던 옷에는 그 사람의 정령이 기생한다는 애니미즘 사상이 중고품을 혐오하게 하는 요인일 것이다. 사람이 죽으면 지붕에올라가 그 망인이 입었던 옷가지를 흔들며 초혼을 하는 것이며 아기를 잘 낳는 여인의 속옷이 쌀 석섬값으로 팔려 나간 것은 옷에는 입은 사람의 정령이 깃든다는 사고에서 발상된 것이다.보도된 바로는 성남시에 중고품 옷은행이 성업하고 있다 하니 그한국인의 중고품 의식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것 같다.다섯명의 주부가 시작한 이 옷은행은 헌옷 세벌을 기증함으로써 회원 자격을얻는다. 3천4백명의 회원이 필요없는 헌옷을 맡기고 필요한 헌옷을1천원에 값싸게 사고 있다한다.수익금은 전액 불우이웃을 돕는데쓰고. 소비절약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확대했으면 하는 옷은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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