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값어치-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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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백치가 되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은 목구멍의 갑상선 속에있는 아주 적은 양의 옥소 호르몬 덕택이다. 그만한 분량의 옥소는 시중에서 5백원만 주면 살 수 있는 하찮은 것이다. 한데 갑상선에서 그옥소를 1백원어치만 제거하면 백치가 되고, 1백원어치 늘리면 심장이 뒤틀려 목숨을 죈다.부시 대통령이 결단해야 할 중대한 국제현안을 두고 심장 부정맥으로 입원했던 것도 바로 이 1백원어치 옥소의 과다 때문이었다. 세상을불안하게 한 가공할 1백원이기도 하다. 겨우 그 1백원어치가 우리를정신병원에서 격리해 주고 또 영안실에서 격리해 주고 있을 따름이다.인생살이에서 그렇게 뽐낼 일도 아옹다옹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일리노이 대학 해부학 교수 할리 몬센 박사의 분석으로는 인체에는칼슘(2·25㎏) 인산염(5백g) 칼륨(2백52g) 나트륨과 유황(1백68g) 마그네슘(28g), 소량의 옥소 철 구리가 전부다. 이 한 사람분의 화학성분을 시장에서 산다면, 80년대의 싯가로 98센트였다. 당시의 환율로 7천여원에 불과하다. 인간의 물질적 가치를 따져보면 세상만사가 무상해서 살맛이 안난다.반면에 그렇게 목에 힘주고 또 그렇게 고달프게 산다는 것에 실소가 절로 난다. 한데 이 인간무상에 충격을 주는 일이 벌어졌다.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 근간호는 인체 각 부위에 대한 의료사고 배상금을 보도했는데,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이렇다.뇌손상에 15억원, 시력상실 2억5천만원, 이빨 한 개 25만원, 폐기능저하에 1억2천5백만원, 콩팥 손상 5천만원, 성기능 저하 7천5백만원,손가락 한개에 9백만원이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정신적 불안에도 배상금을 물렸다는 사실이다. 암 진단을 잘못해 환자에게 불안을 준 의사에게 그 불안하게 한만큼의 정신값으로 1천8백만원을 물리고 있다.이 모두 법정 선고량이라니 무서워서 의사노릇할 수 있겠느냐는 동정도 가지만 일 안하고 놀고 살며 손가락 하나 이빨 하나씩 빼어 팔아도 살 수 있고 불구를 각오하면 앉아서 억만장자도 될 수 있겠구나 하는 허황된 심보도 드는 인신값이다. 결국 허황하고 허망하다는 점에서는 1백원짜리나 억만금짜리 인생이나 피장파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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