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사신을 피해 도망친 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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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에 사는 하이다르라는 사람이 하인에게 시장을 봐오라고 시켰다. 그런데 얼마 후 돌아온 하인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오들오들 떨었다. “대체 무슨 일이냐” “주인님, 시장에서 채소를 사려고 돌아다니다가 어떤 사람과 부딪혔는데요, 글쎄 그 사람이 누군 줄 아세요 바로 죽음의 사신이었다고요. 그런데 그 자가 저를 보더니 험악한 인상을 썼습니다. 주인님, 무서워 죽겠어요. 그러니 지금 당장 말 한 필만 주세요. 그걸 타고 멀리 사마르칸트로 도망치겠습니다. 될 수 있으면 죽음으로부터 멀리요.”말을 들어보니 하인의 처지가 딱했다. 그래서 하이다르는 하인에게 가장 빠른 말을 주어서 떠나게 했다. 그날 저녁 하이다르는 시장으로 찬거리를 사러 나갔다. 하인의 말대로 그곳에는 죽음의 사신이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하이다르가 사신에게 다가가 물었다. “당신, 오늘 아침에 우리 하인한테 험악하게 인상을 썼다고 하던데 대체 이유가 뭐요” “인상을 썼다고요 난 다만 그 사람을 예멘에서 만난 게 놀라웠을 뿐이에요.” “아니, 그가 예멘에 있는 게 잘못이란 말이오” “사실 오늘 저녁에 그 자를 사마르칸드에서 잡아오라는 지시를 받아놓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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