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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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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5일은 미국에 아버지 날이 생긴 이래 가장 뜻있는 아버지날이었다. 재벌 2세로서 누릴 수 있는 호강을 버리고 뉴욕 흑인가의 가난한 학교에서 삶의 보람을 찾다 죽음을 당한 조나단…. 조나단 추도식을 이날로 잡은 것은 그와 흑인 학생 사이가 사제간 이상인 부자간의덕목으로 엉켜내렸기 때문이다.학생들은 조나단을 우리 아버지로, 흑인 아버지들은 자기가 못다한아버지 노릇을 다했던 분으로 울먹여 뉴욕뿐 아니라 온 세상을 숙연케한 아버지날이었다.19세기는 신을 죽인 세기라면 20세기는 아버지를죽인 세기라던데 이 세기말의 아버지 날에 의미부여를 하고 싶어진 것이다.어린이날이 생긴 것은 어린이들의 권리가 침해받고 있기에 이를 보호하려는 취지였듯이 어머니 날도 그렇다. 미국은 할아버지 할머니의날도 정해놓고 있는데 바로 핵가족에서 소외당하고 양로원에서 고독을씹으며 죽어가는 노인 박대 풍조를 바로잡기 위해서 제정됐다.또 미국서는 10월 네번째 일요일은 장모날인데 우리 나라에서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가 나쁘듯 미국은 장모와 사위 사이가 험악한 데서생긴 화해의 날이다. 한데 미국에서 아버지 날이 확정되기까진 오랜 세월이 필요했다. 아버지 날까지 만들어 보호받을 수야… 하는 체면 때문일 것이다.어머니날이 제정된 2년후 일이다. 워싱턴주에 사는 도드 여사는 어머니와 일찍 사별하고 5남매를 역경 속에서 길러낸 아버지 생각을 잊을수없어 목사를 설득해 자신이 다니는 스포칸 교회에서 아버지 날을 정한 것이 미국 아버지날의 뿌리다. 하지만 당시 의회는 아버지의 권위에관한 문제라 하여 묵살했다.그후 윌슨 대통령과 쿨리지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아버지의 날 행사에 참여했지만 제도화는 못하다가 닉슨 대통령에 이르러 6월의 세번째일요일로 확정 제도화했다. 스포칸 교회에서 아버지 날 예배를 시작한이후 62년만의 일이다. 올해의 아버지 날에 팔린 카드가 미국서만 8천5백만장일만큼 무드가 급상승하고 있다. 부권 상실에 대한 강한 역동을그에서 보게 된다.우리 나라 대중가요에서 어머니의 손을 놓고 떠나가지 아버지의 손을 놓고 떠나가는 것은 한 대목도 없다. 동요에서도 꽃밭에 새끼줄 칠때에만 아빠를 등장시킬 따름이다. 아버지 날도 내내 없다가 마지못해 어머니날에 얹혀 쉰다. 외국의 부권회복 추세가 부러워 이렇게 푸념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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