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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아빠 펭귄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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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아프리카에서 인기없는 무력한 남자를 [아빠사자]라고 빗댄다.백수의 왕이라는 수사자의 현지 이미지가 왜 그 꼴일까. 자연공원에가면 수사자 근처에 새끼 사자들이 어울려 놀고 있는 것을 이따금 볼수 있다. 단란한 부자의 광경으로 착각해서는 안된다.아빠 사자는 오로지 암사자가 물어올 먹이를 좀 얻어먹고자 새끼들가까이에서 서성거릴 따름이다. 아빠 사자는 그 목털의 늠름한 모습과는 달리 발이 느려 자기 시야에 들어온 사슴 등 발빠른 먹이를 뒤쫓아잡을 수가 없다.그래서 약한 동물들은 사자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유유자적한다.이렇게 해서 배고픈 아빠 사자는 새끼들이 먹고 남는 것을 인내심있게기다려야 한다. 먹으려 들었다가는 어미 사자로부터 펀치를 먹기 때문이다. 처량한 사자아빠다.그러하듯이 에스키모 사나이들 간에 가장 모욕적인 욕말은 [펭귄아빠] 다. 펭귄은 어미가 알을 낳으면 아비는 그 알을 부화시키는 양육분담을 한다.설원이나 빙원 아닌데가 없기에 펭귄아비는 두 발위에알을 얹어 한달 남짓을 꼬박 먹지도 못하고 부화를 기다린다.어미 펭귄이 멀리 바다에 가서 새우 등 유아식을 잔뜩 뱃속에 담고돌아와 부화한 새끼에게 먹이게 마련인데 춥고 배고파 기진맥진한 아비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아빠 펭귄은 먹이를 찾아 가다 쓰러지길거듭하면서 바다에 이르기 전에 죽고 만다.요즈음 한국의 아버지들이야말로 사자 아빠요 펭귄아비다. 옛날 어머니들은 집에 무서운 사람 하나를 만들어 둬야 한다 하여 아버지의권위를 일부러 배양시켰었다. 어머니가 해 줄 수 있는 일이라도 아버지한테 물어봐서 아버지가 허락하면 하는 식으로 아이들 마음속에아버지의 권위를 심어 주었던 것이다.부권의 확립에는 자식이 아버지의 직업을 계승할때, 가족 수가 많은 대가족일때 그리고 어머니의 의도적인 협력이라는 세가지 기초조건이 필수다.그것이 무너진지 오래인데다 고개숙인 아버지니 명퇴 아빠니 하여세태가 사자나 펭귄아빠 신세로 거세게 몰아대는 작금이다.로마시대에는 그 달에 죽은 아버지를 흠모하는 아버지날이 다달이있었다. 미국에서 아버지날이 민간 차원에서 시작된 것은 1910년인데공식적으로 지정된 것은 그 62년 뒤인 닉슨 대통령 때였다.무던히도 지정하기 싫어했던 아버지날이었던 모양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민간 차원에서 어제 5월 1일을 아버지날로 삼은 것은 5년전임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문제 제기가 보다 활성화해야 할 작금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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