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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와 성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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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에 성화가 처음 등장한 것은 손기정이 마라톤을 제패했던 1936년베를린 대회때였다. 고대 올림픽을 거행했던 아테네의 제우스 신전인 올림피아에서 채화를 한 것이다.그렇다면 세계 대학 올림픽인 유니버시아드의 성화는 대학의 발상지에서 채화하는 것이 이상적이다.흔히들 대학의 발상지를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강론했던 고대 아테네의 아카데미아를 든다. 아크로폴리스 신전 벼랑 밑에 있었다던 아카데미아를 찾아간 적이 있는데,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의 유지라는 표찰만 붙어있을 뿐 은세공을 하는 영세민들의 슬럼가로 돼있었다.그러면 이 세상에 현존하고 있는 대학들 가운데 가장 오래된 대학에서채화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대학이 성균관인 것이다. 성균관대학은공인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대학의 기능을 유지해내린 학교로서는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인 것이다.유럽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대학으로는 이탈리아의 브로냐대학 프랑스의 파리대학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을 치는데, 이들 대학은 모두 서기 1100년대에 세워진 학교들이다.마르틴 루터가 다녔던 엘프르트대학이 14세기에, 괴테가 다녔던 라이프치히대학은 15세기에 세워졌다.이에 비해 성균관의 뿌리인 고려시대 국자감은 992년에 설치되었으니 서양의 대학보다 1백여년이나 더 앞섰다.국자감은 완벽한 종합대학으로 문학부(태학) 법학부(율학) 이공학부(산학) 전문부(사문학)로 현대의 학제와 유사하며 교수는 박사와 이들을 돕는 조교로 되어있었다. 정몽주도 이 국자감의 교수 출신이다.국자감이 충선왕때 성균관으로 바꿨고 조선조를 거쳐 오늘에 이른것이다.퇴계 이황이 33세에 성균관을 다녔던 것으로 미뤄 문턱이 높은 대학이었음을 알 수 있으며 나라에 불의한 일이 생기면 권당이라 하여 깔고독서하던 돛자리를 걷고 광화문 앞 육조거리에 진출, 대궐문을 밀치고 들어가려하는 과격 데모를 벌였던 것도 요즘 대학생과 다를 것이 없다.이번 대학 올림픽의 성화는 암사동의 선사시대 유적지에서 그 시대의방식으로 채화해 세계 최고인 이 대학에서 하룻밤을 재웠다. 성균관은 온세계에 자랑해도 손색없는 인류의 문화유산이요 관광자원이다.하룻밤 머무는 성화의 여관이 아니라 성화가 굳이 왜 이곳에 머물렀던가를 온세계에 알리는 것이 유니버시아드 행사의 큰 부수입일 터인데, 그것이 미흡했던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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