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긴 말들
본문
귀하건 천하건 어질건 어리석건 사람이 죽을때 마지막 하는 말은 모두가 철학적으로 들린다. 나름대로의 인생을 마무리하다 보니 그러할 수밖에 없기도 하려니와 범연히 하는 말일지라도 듣는 사람이 죽음이라는 극한 상황과 결부시켜 심오하게 듣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성녀 마리아 테레사는 가슴이 아프다고 통증을 호소한지 80분만에 {이젠 숨을 쉴 수 없다} 했고 그것이 마지막 말이 되었다. 숨이 끊어지는 직전의 생리 감각을 표현한 것이라면 그만이다. 하지만 분쟁과 독재 등인재로 굶주린 아이들을 손수 품에 안고 죽어가는 것을 수없이 겪었던테레사 수녀다.이 아이들을 숨쉴 수 없게 하고 숨을 앗아간데 대한 인류 양심에의 호소를 돌이켜 보면 {이젠 숨쉴 수 없다} 는 말은 철학적 여운을 남기고도 여운이 더 남는다. 이 세상의 불의 부조리 부정 부패 부덕이 뒤범벅이 된 정신공해의 지독한 매연으로 더 이상 숨쉴 수 없다고도 들리기 때문이다.다이애나의 마지막 말은 {내 인생을 바꾸기로 했다}로 보도되었었다.참변 6시간전 데일리 미러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한데 사고현장에서 병원으로 옮겨져 사망 직전에 한 말이 의료진들에 의해 전해졌다. {나를 홀로 내버려 두세요}라고 연거푸 말했다 한다.인생을 바꾸기로 했다는 말과 인생을 바꾸고 혼자 가겠으니 내버려 두라는 말과 앞뒤가 연결돼 여운을 남긴다. 세기의 미인 마릴린 먼로의 마지막 말과 다이애나빈의 마지막 말이 우연이라기에는 신기할 정도로 흡사하다.먼로의 마지막 말은 그녀가 죽기 하루 전에 발행된 [라이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모든 것이 끝나면 홀가분하다는 것이 맞는 말 같다. 몇백미터 경주인지도 모르고 뛰어 들어 달리다가 골인하고 보니 그렇게 홀가분할 수 없다. 한데 그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제발 이제는 나의 길을 나 혼자 가게 놔두었으면 한다.} 먼로의 장례식날 그의 전 남편이던 디 마조는 마지막 키스를 하고 {혼자서 뒤바라보지 말고 천천히 가거라}하며 울먹였다.17세의 공주 스테파니와 함께 교통사고로 죽은 모나코의 그레이스 왕비는 그 차에 타면서 애인이 생긴 딸 스테파니에게 한 충고의 말이 마지막 말이 되었다. {사나이들은 스테파니보다 공주를 더 사랑한다. 너는 고독하지만 네길을 가야 한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선망받고 사는 사람들은 이처럼 혼자서 제길 가기를 선망하게되나 보다. 인생을 마치고 갈때는 어차피 혼자 가게 되는 것을 말이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