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TOP
DOWN


모정

본문

두자춘은 불로불사의 선인이 되기 위한 수업으로, 어떤 고통 어떤 희열을 당하더라도 말을 해서는 안되게끔 시련이 주어진다.맹수에 팔을 잘려 먹히고 골을 파먹혀도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 그의아내를 잡아다 바로 그의 눈앞에서 사지를 찢어 점진 살해했지만 무언의약속을 지켜낸다.벌겋게 이글거리는 쇠기둥을 끌어안기는 등 지옥의 열두 마당을 다돌며고 문을 당했지만 입을 뻥끗하지 않았다. 그 지옥에서 산동성의 한관리집 벙어리 딸로 환생했다.나이가 차 노규라는 급제한 총각에게 시집 가서 한 아들을 낳았다.귀여운 그 아기가 재롱을 떨어도 어머니 두자춘은 무감동 무반응이었다.아내의 이런 무신경에 무슨 재미로 아기를 기르겠느냐, 차라리 없애버리는게 낫다고 하며 아기를 들어 뜰방돌에 내동댕이 쳤다. 피가 사방에 튀는 것을 보고는 그 때야 두자춘은 억! 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의불로불사의 시련은 그렇게 실패로 돌아갔다. 이처럼 자식을 둔 모정은 불로불사라는 인간 지상의 염원이나 극악 극한의 어떤 고통보다 더 상위에 있는 것이다.중국 모정이 두자춘으로 대변된다면 한국의 모정을 대변할 어머니가탄생했다. 용산구 이촌동 아파트 화재때 난간에 매달렸던 보도사진의 피사체인 바로 그 여인이다. 불에 쫓겨 아파트 난간에 모자가 대피했다.구난 크레인 줄에 두 자식을 구제하고자 자신은 난간을 잡고 늘어졌다.그로써 크레인에 구제될 수 있었던 자식들이 그 어머니를 구하러 들자 잘못되면 모자가 다 추락사할 수 있다고 판단한 어머니는 난간을 붙들었던 손을 짐짓 놓아 추락한 것이다. 이에 감동한 신이 6층에서 추락하는 이 모정을 사뿐히 안아 죽음으로부터 구제한 것이다.지금 아기를 향해 사나운 개가 달려들고 있다 하자.이를 본 서양어머니는 아기를 등뒤로 밀치고 개와 정면 대결한다. 반면에 한국의 어머니는 아기를 끌어안고 개에 등을 댄다.기차가 달려오는데 철길에서놀고 있는 아기를 보았다면 서양 어머니는 그 아기를 낚아채기에 모자가 함께 죽는 일이 없다.한데, 한국의 어머니는 일단 끌어 안고 웅크리는 바람에 모자가 같이 죽는 사고가 빈발한다. 이성적이지 못하다고 볼수 있으나 죽음을 초월한 차원에서 보다 인간적인 한국의 어머니다. 무슨 보상을 바라는 모정은 아니다.바라는 모정이라면 죽음을 초월할 수는 없다. 그런 어머니에게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해드리고 있나, 돌이켜보게 하는 소중한사진 한장이다.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23,499 건 - 130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