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부모연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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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오 파르코네는 이탈리아 산속 외딴집에 사는 농부이다. 그의 나이 어린 아들이 집을 지키고 있는데 당시 외국 군주에게 저항하여 게릴라 운동을 벌이고 있던 독립군 한 명이 짚더미 속으로 숨어 들어 갔다. 뒤쫓아온 헌병이 숨은 곳을 물었지만 모른다고 버티자 헌병은 회중시계를 꺼내어 보이며 숨은 곳을 대면 그 시계를 주겠다고 꾀었다.이 꾐에 넘어간 소년은 턱으로 숨은 곳을 가리켜 주었다. 독립군이 꽁꽁 묶여 잡혀 나가는데 부모가 들어 왔다. 헌병과 서너마디 나눈후 아버지는 총을 꺼내들고 와서 "어머니에게 작별 인사를 하라"고 말한다. 아들을 앞세우고 강가로 나간지 얼마후에 총소리가 났다.돌아온 마테오는 울며 땅바닥에 쓰러진 어머니에게 "놈을 위해 기도해 주라"고 말하는 것이었다.메리메의 단편소설 [마테오 파르코네]의 줄거리이다.소설 속이니까 자식의 도덕적 비행을 죽음으로 다스렸다고 말할지 모르나 대체로 청교도의 윤리나 유교의 도학윤리가 체질화돼 있던 사회에 있어 자식의 행실을 다스리는 부성원리란 이처럼 삼엄했다.현대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먹고 살기 바빠 그 부성원리가 증발하고 없는 파파 알리바이 시대다. 부성 역할없이 자라기에 안하무인이요, 비행이 만발하고 시계를 받고 고자질했다 하여 나무라는 아버지 마테오를 아들이 쏴죽이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비행대책으로 부성원리를 되살리는쪽으로 큰 물줄기를 잡고 있다 한다.오리건주의 한소도시에서 소년 비행을 그의 부모에게 연좌시켜 벌금을 물리거나 유치 비용을 부모에게 물리거나 무관심이 심하면 체형을 가하기도 했더니 소년 비행률이 40%나 줄었다 하여 이 연좌제가 전미국에 확대 일로에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비행 자녀의 아버지 연좌문화는 우리 나라가 선진국이었다 해도 대과가 없을 것이다. 어릴적에 오이서리를 했다던지 비행이 들통나면 아버지는 밤중에 아들을 불러내 부엉이 우는 산속의 선조 묘소에 앞세우고 간다. 수풀속에 들어가 회초리를 꺾어 아들에게 들리고 무덤의 상석위에 올라선다."[불초 자식 하나 못길러 조상 뵐 얼굴을 잃었으니 제가 벌을 받겠나이다" 하며 종아리를 걷고 아들로 하여금 핏발이 서도록 치게 했던 것이다. 두번 다시 비행을 저지를 수 있었겠는가. 조상 앞에서 아들의 비행으로 아버지가 벌을 받는다 해서 이를 '조상매'라 했던 것이다. 이렇게 문화는 돌고 도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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