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헌인 [유양잡조] 에 이런 이야기가 실려 있다. 신라란 나라에김가라는 으뜸가는 귀족이 살고 있었다. 가난하지만 착한 형인 방이는잘사는 마음씨 고약한 아우에게 근근이 빌어먹고 살고 있었다. 방이는빈터가 생겼기에 자활코자 아우에게 누에와 곡식의 종자를 빌렸다. 심통사나운 아우는 잠종과 곡종을 모조리 볶아서 주었다.그것을 모르고 누에를 부화시켰더니 오로지 한마리 누에만이 죽지 않고 태어나 자라는데 하루에 한자씩 열흘만에 소(우)만하게 자랐다. 이를시샘한 아우가 이 누에를 죽이자 잠왕이 죽었다 하여 사방 백리의 모든누에들이 모여들었고 그 때문에 신라가 비단 왕국이 되었다 했다. 신라비단이 곱고 가볍기로 중원에 소문났던 데서 이같은 설화가 탄생했음직하다.역대 중국에 가는 사신일행이 지니고 간 물건이 청심환과 조선종이 그리고 잠사로 불리는 누에똥이었다. 중국 사람들이면 누구나 갖고 싶어했던 특효약이요 양질의 토산품이기 때문이다. 누에똥은 중국에도 없었던 것은 아닌데 한국산이 약효가 좋다고 소문이 나 있었던 것 같다. 누에 똥말고 잠련지라고 하여 누에 배설물이 밴 바닥깔개 종이도 좋은 민간 약이었다.전통 누에 기르는 관습에 사랑을 나눈다는 뜻으로 할애라는게 있었다.누에고치를 뚫고 나온 수나방은 암나방을 찾아가 사랑의 날개짓을 하며 업히는데 적지않이 3시간동안이나 사랑을 한다. 진진한 속사랑을 나방사랑이라 함도 이 때문이다. 수정하는데는 30분정도면 족하기에 지켜보고있다가 수놈을 떼어내 사랑을 다른 암놈에게 할애한다. 인간의 물욕은 이처럼 나방의 사랑까지 약탈을 한다.수정을 한 암나방은 산란 이전에 방뇨를 하고 평균 5백개의 알을 낳는다.이 사랑 아낌을 누에 오줌 받는다고도 했는데 성표현을 기피해서인지 또는 누에 오줌의 약효 때문이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아무튼 이오줌이 밴 잠련지를 태워서 그 가루로 환약을 만들어 먹였는데 각종 풍창 치통 중독 부인병 그리고 소갈병에도 좋은 민간약이 돼왔다.연전에는 누에똥이 항암제로서 효력이 두드러진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 되더니 이번엔 누에오줌이 당뇨의 당을 분해하고 억제효과가 크다는연구결과가 보도되었다. 신라시대 이래 누에문화와 그에 부수된 의약문화가 발달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 된다. 양대 성인병들을 낫게한다니 왜 천잠이라 높여 불렀는지 알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