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관처사
본문
외질이라는 마음의 병이 있다. 하늘이 무너질까 땅이 꺼질세라 하는,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로 노심초사하여 여위어가는 정신질환이다.이제서울시민은 다리를 건너면 댕강 끊어져내릴까, 길을 걸으면 불기둥이 솟을까 어느만큼씩 외질환자일수밖에 없게 되었다.고려때 문장 이규보의 글에 외질을 앓는 독관처사 이야기가 나온다.독관처사는 집안에만 들어앉아 사는데, 하늘을 올려보고 두려워하고땅을 내려보고 두려워했다. 일거수 일투족 두려워하지 않는것이 없어나가 돌아다닐수가 없었다.{높이 계신 저 하늘이 선악을 굽어 살피시어 혹시 진노하여 뇌성벽력으로 바다를 육지로 만들고 와지끈 뚝딱 하늘이 짜악 찢어지고 땅이 쩍쩍갈라지는데 한낱 초개같은 생명이 어찌 두렵지 않다는 말인가}했다.결국 두려움은 자신의 내심에서 비롯된 것이니 하늘에 죄짓지 않고 남들에게 거리낄 일을 하지않고 바르게만 살면 두려울 것이 없다는 것으로 글을 맺고있다.고대 희랍에도 독관처사같은 철학자가 있었다.태양이란 작열하고 있는 쇳덩이로 언젠가는 녹아 흐른다 하여 물에 적신 가죽옷을 입고 나들이 하다가 민심소란죄로 재판을 받은 아낙사고라스가 그 사람이다.그는 아테네 교외에서 살면서 아테네 출입을 하지않았는데 이유는 이렇다.천체는 돌로 구축돼있으며 급속한 회전운동 때문에 그 역학으로 응집돼있을 뿐으로 그 회전이 약해지면 하늘과 땅이 무너지는데 그 돌멩이 하나가 아테네로 낙하, 침몰시킬 것이기 때문이라 했다.같은 맥락의 이야기로 [렬자]의 기우는 유명하다.기라는 나라에 하늘이 무너질세라 땅이 꺼질세라 걱정이 되어 침식을 하지못하고 여위어 가는 사나이가 있었다. 이에 사람들이 하늘은 기가 쌓여 이루어졌고 땅은 흙이 쌓여 이루어졌기에 무너지고 꺼지고 하는 일이 없다고 타일렀다.이에 장노자란이가 나타나 비록 기와 흙이 쌓인 것일지라도 무한한공간속에 초개처럼 떠있는 것이 천지인데 그것이 어찌 부서지지 않는다는말인가고 기우를 합리화했다. 이말을 듣고 렬자는 이렇게 말한다.천지가 부서지고 않고는 우리가 알바가 아니다. 부서지지 않으면 다행이고 부서지면 그때 가서의 일이다. 그때문에 심려할 일이 아니다고.제대로 된 세상이라면 웃기는 사람들인 독관처사나 아낙사고라스나 기나라 사나이가 오히려 정상적인 사람이 되고 말았다.이 많은 사람에게 심질을 일으켜놓고도 책임지는 사람을 못보았으니, 마포 폭발의 책임도 피장파장일 것이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