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골의 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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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생각이나 판단이 자신의 그것과 맞을 때만 옳다는 지성이나 도리 윤리상의 폭거를 [프로쿠루스테스의 침대]라고 한다. 희랍 신화에 나오는 대도 프로쿠루스테스는 길가는 사람을 잡아다 자신의 침대에 뉘어보고 너무 크면 침대 길이에 맞추어 발을 잘라버리고 너무 작으면 잡아늘려 침대 길이에 맞추었다 해서 자기중심의 폭군적 사고나 행동을빗대는 침대가 된 것이다.일상생활의 사소한 일일수록 처리를 하지 않으면 큰 고민이 된다는 교훈을 [안데르센의 침대]라 하여 정신분석에서도 중요시한다. 한 공주가 이불 20장을 포개 쌓아놓고 그 위에서 잠을 자는데도 그 맨아래 숨겨진 콩 한알 때문에 잠 한숨도 못잔다는 안데르센의 동화에서 비롯된 교훈이다. 이처럼 침대에는 각양 각색의 인생철학이 기생을 한다.다른 한 천체가 발견되어 그 사람들에게 자랑할 지구의 예술품 단하나를 고르라하면 페르세포리스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문명사가 HG 웰즈다. 알렉산더 대왕의 원정으로 폐허가 된 페르시아의 고도 페르세포리스에는 점령기간 알렉산더가 기거했다는 침대 자리가 있다.수천년간 많은 사람이 그 자리에 누웠기로 사람 때가 반지르르하다. 그침대에 누우면 알렉산더 대왕의 영화와 권위가 몸에 옮겨붙는다 하여 지금도 순례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중국 하남성 옛 조나라 서울 감단에 가면 노생몽침이라는 관광 상품을 팔고 있다. 옛날 입신출세를 갈망한 젊은 노생이 이곳에서 여옹이라는 신선으로부터 빌린 베개를 비고 잠을 잤다. 꿈 속에서 출세하여 금 은 보화가 쌓였으며 득실거리는 미녀들 속에서 50평생을 살다 꿈을 깨니 잠들기전에 짓기 시작한 조밥이 아직까지 익지 않았다는 인생무상을 깨우치는 베개다.꿈속에서나마 영달을 맛보고 싶어서인지 인생사에서 출세나 영달은 일장춘몽임을 터득하려 함일 것이다. 이 모두가 유감주술이라 하여 특정 인물이 몸에 대고 쓰던 물건을 자기 몸에 가까이 하면 그 특정 재간이 자기에게 옮아붙는다는 원시적 사고가 아직도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프랑스 전 대통령 시라크는 프랑스의 영웅 드골로부터 새로운 정치적 영감을 얻고자 그가 살았을때 쓰던 침대에 누워 하룻밤을 잤다는 보도가 있었다. 드골의 후광을 입고자 하려는 정치적 연출일 것이지만 이미지를 계승하는데는 십상이다. 대권 이미지 형성에 촌음이 아까운 이철에 검불 위에서 자고 나왔는지 이전투구에만 열중하는 우리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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