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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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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런던의 대표작인 [야성의 부름]의 주인공은 백이라는 이름의잡종개다. 남부 캘리포니아의 부잣집에서 20마리 개의 우두머리로 흑인사용인들에 못지않은 먹이와 잠자리에서 호강스레 살고 있었다.한데, 서부의 금광바람을 타고 백은 알래스카 오지에서 눈썰매를 끄는 사역견으로 차출된다. 그 곳에서 문명의 때를 입은 백은 야성이 등등한 에스키모개의 무자비한 도전을 받는다. 백에 체질화한 문명 오염만큼 야성의 세계에서 아픔으로 보상받는다.그렇게 야성을 되찾아가던중 그의 주인이 인디언들에게 피살당하자먼발치에서 유혹하는 늑대의 부름을 따라 야성으로 되돌아 간다. 동물이 잘 먹고 잘 자고 호강을 누린다는 것이 인간의 기준으로 좋아보일뿐이지 그 때문에 상실한 야성의 분량만큼 손실이요 불행이라는 이치의표출이다.아프리카에서 암사자 새끼를 주워 에리사라는 이름을 짓고 기른 애덤슨여사는 이 새끼가 커서 암내를 낸 연후에야 밀림으로 되돌려 주고자 갖은시도를 다 한다. 사슴고기를 바구니에 담아 들려 수사자를 유혹해 보았지만 고기만 빼앗기고 소박맞길 수없이 했다.짐승은 후각으로 사랑을 하게 마련인데 에리사에게 그 후각이 퇴화하고 없음을 안것은 그 후의 일이었다. 곧 문명의 때가 야생의 생존조건인 후각을 퇴화시킨 것이다. 격에 맞지 않다는 것을 비유할때 가장많이 등장하는 것이 문명혜택을 받은 개다. 개발에 편자라느니 개발에놋대갈이라 하는 속담이 그것이다.편자는 발굽이 닳지 않게 박아주는 발굽쇠요 대갈은 그 발굽쇠를 박는 못이다. 개 목에 방울이요, 개 머리에 관이며 개 귀에 방울, 개목에 호패, 개 입에 약과…. 이 모두 격에 맞지 않음을 빗대듯이 개의호강은 격에 맞지 않다. 오로지 호강을 누리는 것은 흰강아지 뿐이다.우리 무속설화인 본풀이에서 죽어 저승 가면 흰강아지의 인도를 받는다. 염라대왕의 심판후 이승으로 환생할 때도 흰강아지의 인도를 받는다. 그래서 흰강아지는 영물이라 하여 각별한 대접을 받았다. 검정다리의 흰강아지는 재물을 불러들인다 하여 만석강아지라고 불렀고, 검은꼬리의 흰강아지는 벼슬을 불러들인다 하여 대감강아지라고 떠받들었다.공항에서 마약이나 폭발물을 후각으로 탑지하는 개는 호텔급 개집에서 침식을 하고 미용 서비스까지 받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개팔자라는 말을 새삼케 하는 귀족생활이다. 대접받는건 좋은데 그 환대로예민해야 할야성의 후각이 퇴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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