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틈에 몸을 숨기는 다람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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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바티칸박물관 안에는 역대의 로마지도를 시대별로 그려놓은 방이 하나 있습니다. 그 중 나란히 그려진 두 지도를 비교해 보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앞의 지도에는 폼페이시가 표시되어 있는데 바로 뒤의 지도에는 폼페이시가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베수비오화산 폭발로 땅속에 묻혀버린 폼페이시는 훗날 수세기가 흐른 후 한 농부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본격적인 발굴 작업을 통해 수많은 시체와 당시의 생활상이 드러났는데 흥미로운 것은 시체가 발견된 장소가 천차만별이었다는 점입니다. 몇 구의 시체는 깊은 지하실속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아마도 그들은 그곳으로 피하면 안전하리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또 몇몇은 건물의 가장 높은 방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들도 역시 높은 곳에 올라가면 죽음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인간은 안전에 대한 욕구와 불안이 있습니다. 어떻든 폼페이시의 거주민들은 모두 화산재에 묻히고 말았습니다. 그 사람들이 혹 당시의 재앙을 피했다손 치더라도 결국 지금은 한줌의 티끌조차도 찾기 어려운 존재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영원한 안전을 보장하는 피난처는 어디에 있을까요 다람쥐는 작고 연약한 짐승이지만 결코 맹수에게 잡히지 않습니다. 다람쥐는 기발한 호신책을 갖고 있습니다. 사나운 짐승이나 몸집이 큰 동물이 습격해오면 다람쥐는 큰 바위틈으로 들어 가버립니다. 아무리 사납고 강한 동물이라도 바위틈에 몸을 숨긴 다람쥐를 잡아낼 도리가 없습니다. 작고 나약한 다람쥐에게는 거대한 바위산이 천연의 요새인 셈입니다. 세파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는 맹수의 공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거대한 바위산을 찾는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품안'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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