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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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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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수표를 쓰레기 수거장인 난지도에서 찾은 한 여성의 얘기입니다. 청량리 시장에서 메리야스 장사를 하는 이 여성은 남편이 건네는 수표 봉투를 받아 들고 얼마 안되려니 하고 물건틈에 끼워두었다가 필요 없는 종이들을 버리면서 함께 버렸던 것입니다. 그러나 수표 9장의 액수는 의외로 많았습니다. 당황한 그 부인은 은행에 수표분실신고를 한 뒤 남편과 함께 난지도로 달렸습니다. 그들은 시장에서 쓰레기를 수거하여 버리는 장소에서 쓰레기더미를 열심히 헤쳐보았으나 허사였습니다.
그러자 옆에서 이 일을 지켜보던 40대의 고물수집상인 그 속에 무엇이 있길래 그러는가 물어왔습니다. 돈 봉투가 있다고 하자 그는 도와주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는 익숙한 솜씨로 쓰레기를 헤쳐 나갔고 구슬 땀을 흘리며 세 번씩이나 샅샅이 뒤졌습니다. 그러나 찾는 것은 나오지 않았고 남편은 포기한 듯한 태도였습니다. 그런데 그 남자는 '한번만 더 뒤집는 일을 해봅시다.' 하며 맨손으로 여기저기를 뒤적였습니다. 그러더니 별안간 손을 번쩍 들며 '찾았어요 찾았어요!'하며 누런 봉투를 꺼내 들었습니다. 주위는 이미 어두워고 있었습니다. 부부는 한사코 거절하는 그에게 약간의 돈을 사례로 건네주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돈을 받으려고 한 일은 아닙니다. 내가 할 일을 해드렸을 뿐이예요'하며 끝내 거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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